4년 4396구 많이도 던졌다, '24.5억 FA' 실종 사태…납득되지만, 두산은 아쉽다

김민경 기자 2024. 4. 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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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건희 ⓒ 두산 베어스
▲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빨리 오면 좋겠지만, 아직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데 올라오면 또 밸런스가 안 좋으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조금 잡아서 오기를 지금 바라고 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지난달 31일 잠실 KIA 타이거즈전에 앞서 불펜 투수 홍건희(32)의 부재를 이야기했다. 홍건희는 2020년 시즌 도중 KIA 타이거즈에서 두산으로 트레이드 이적한 뒤로 꽃길을 걸었다. 중간 투수로 두각을 나타내면서 필승조로 자리를 잡았고, 지난해까지 두산에서 4시즌 통산 247경기, 12승, 39홀드, 44세이브, 266⅔이닝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했다. 해당 기간 리그 전체 불펜투수 가운데 경기수 5위고, 팀 내에서는 1위다. 해당 기간 투구 수는 4396구에 이른다. 서진용(SSG, 4634구)에 이어 리그 2위다. 서진용은 지난 시즌을 마치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홍건희는 개막 일주일이 지난 지금도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아 애를 먹었다.

두산은 홍건희가 지난 4년 동안 필승조로 또 투수 조장으로 팀에 엄청난 공헌을 해온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그동안 많은 공을 던진 만큼 어느 정도 휴식이 필요한 시점이 찾아온 것을 지난 시즌 막바지부터 느끼고 있었다. 홍건희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시장에 나왔을 때 계약서에 도장을 찍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 여러 이유 가운데 하나기도 했다. 두산은 계약 기간이 길어진 동안에도 홍건희를 불펜에 꼭 필요한 전력으로 분류했고, 지난 1월 25일 2+2년 총액 24억5000만원에 계약을 마무리했다. 처음 2년 동안 계약 총액은 9억5000만원이고, 2025년 시즌 뒤 2년 15억원 선수 옵션 실행 여부는 홍건희의 몫으로 남겨뒀다.

홍건희는 진통 끝에 FA 계약을 마친 뒤 "샐러리캡이랑 여러 문제로 내가 아쉬운 게 있었다. 4년을 이대로 다 뛰기에는 4년 뒤에는 나이가 많이 들다 보니까. 조금이라도 더 젊을 때 한번 더 제대로 나가서 평가를 받고 싶은 그런 게 있어 구단하고 이야기했다. 구단에서 그래도 신경을 잘 써서 옵트아웃 계약을 해주셨다. 준비를 잘해서 제대로 평가 받아보고 싶은 그런 생각이었다. FA를 했으니 당연히 열심히 잘해야겠지만, 그런 것보다 앞으로 또 다른 목표가 생겼기 때문에 나 역시도 마음가짐을 달리하고 또 잘 준비해서 또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해야 할 것 같다"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홍건희는 호주 시드니 1차 스프링캠프에 이어 일본 미야자키 2차 캠프까지 함께했으나 시범경기는 나서지 못했다. 미야자키 캠프 훈련 도중 오른쪽 검지가 불편해 병원 검진을 받았더니 염좌 소견을 들었다. 전력을 다해 시즌을 준비하기 어려운 몸 상태가 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속도를 조금 늦출 수밖에 없었다.

두산은 1일 현재 시즌 성적 4승4패로 6위에 머물러 있다. 시범경기 8승1무로 1위에 오르며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맞이했는데, 접전을 반복하면서 벌써 필승조 과부하 신호가 오고 있다. 시즌 개막이 평소보다 일주일 정도 빨라진 게 선발투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컸다. 두산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투구 수를 100개까지 끌어올리지 못하고 시즌을 맞이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프링캠프는 똑같이 2월 1일부터 시작하는데 개막만 앞당겨지니 절대적인 준비 기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었다. 올해는 선수들이 개별적으로 일찍 몸을 만들기 위해 서둘렀는데도 연습 경기 수 자체가 줄어들어 투구 수를 늘리는 데 애를 먹었다. 선발투수들이 겨우 5이닝을 막고 교체되는 경우가 잦다 보니 불펜 과부하로 이어지고 있다.

▲ 두산 베어스 홍건희 ⓒ 두산 베어스

엎치락뒤치락하는 경기가 많다 보니 필승조는 필승조대로 계속 마운드에 올라야 했다. 마무리투수 정철원은 개막 4경기 연속, 박치국은 개막 5경기 연속 등판하는 일이 생겼다. 개막 2연전 뒤 하루 휴식일이 있긴 했지만, 시즌 초반부터 강행군이긴 했다. 기대했던 신인 김택연이 1군의 벽을 실감하면서 주춤하고, 김명신도 지난해까지 많은 공을 던진 여파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불펜 운용에 애를 먹었다. '홍건희가 있었다면'이라는 아쉬운 마음이 드는 건 당연했다.

홍건희는 지금까지 딱 한 차례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했는데 결과가 썩 좋지 않았다. 지난달 27일 LG 트윈스 2군과 경기에 등판해 ⅔이닝 4피안타 1볼넷 5실점으로 고전했다. 당장 1군 필승조 사정이 급하다고 해서 홍건희를 엔트리에 등록하기는 어려웠다.

이 감독은 "아직 밸런스가 안 좋다는 보고를 받았다. 우리는 (홍건희가) 빨리 오면 좋겠지만, 아직 상태가 완벽하지 않은데 올라오면 또 밸런스가 안 좋으면 더 안 좋아질 수 있으니까. 조금 잡아서 오기를 바라고 있다. 계속 면밀히 체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감독은 시즌 초반 20경기는 지나야 팀 전반적으로 안정감을 찾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감독은 "불펜이 작년만큼의 퍼포먼스가 아직 안 나오고 있는데, 10경기? 20경기는 해봐야 정말 안정적인 전력이 나올 것 같다. 그때까지는 조금 어수선한 분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바라봤다.

당장은 아쉬워도 홍건희가 이른 시일 안에 컨디션을 회복해 건강하게 돌아온다면, 두산도 탄력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 감독은 "사실 시범경기도 10경기였고, 캠프에서도 5경기 정도밖에 하지 못해서 아직은 실전이 조금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20경기 정도 지나고 자리가 잡히면 안정을 찾을 것이다. 홍건희도 와야 하고, (김)명신이도 2군에 내려간 상태고, (김)택연이도 (2군에서) 안정을 찾아서 와야 한다. 그렇게 딱 안정이 되면 작년보다 더 강해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 홍건희 ⓒ 두산 베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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