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엘도라도’ 효과, 그리고 선발들의 부진…또, 다시 원태인의 어깨에 기대를 건다
개막 2연승으로 돌풍을 일으켰던 삼성이 침체기에 빠졌다.
삼성은 3월을 8경기 2승1무5패 8위로 마쳤다. 개막 후 2경기를 내리 이기면서 순위권 가장 위에 자리했던 삼성은 조금씩 순위가 처지더니 하위권까지 내려왔다.
2024시즌을 시작할 때까지만해도 삼성이 올시즌 일을 낼 것 같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달성했던 KT와의 2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면서 분위기가 최고조였다. 게다가 삼성의 왕조 시절 응원가인 ‘엘도라도’가 부활하면서 삼성 팬들에게 좋은 반응도 일으켰다.
하지만 지난달 26일 잠실 LG전에서 3-4로 패하더니 29일부터 홈으로 무대를 옮겨왔음에도 연패를 끊지 못했다.
삼성은 2일부터는 키움을 홈으로 불러 연패 탈출을 노린다. 선발 로테이션대로 이날 원태인이 선발 등판한다.
돌고돌아 결국 또 원태인에게 중책이 주어졌다.
삼성은 올해 원태인의 선발 등판 순서에 변화를 줬다. 국내 1선발의 자리인 3선발 대신 4선발로 자리를 미뤘다.
지난해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9월 중국 항저우 아시안게임, 11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 대표팀으로 발탁된 원태인은 많은 피로가 쌓였다.
삼성은 비시즌 동안 원태인에게 충분한 휴식을 줬고 스프링캠프에서도 웬만하면 공을 만지지 않게 했다. 그리고 로테이션을 뒤로 미뤄서 상대 에이스 선발 투수와 맞붙기보다는 후순위 선발 투수와의 맞대결을 통해 긴장감을 조금 덜게 하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또 팀 연패를 끊어야한다는 큰 부담을 안고 시즌 두번째 선발 등판을 치른다.
원태인은 지난 3월27일 잠실 LG전에서 선발 등판해 5이닝 6안타 2볼넷 1사구 6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팀은 팽팽한 승부를 이어간 결과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삼성이 연패에 빠진 기간 동안 유일한 무승부 경기였다.
팀의 배려 속에서 몸을 만든 원태인은 예년처럼 좋은 피칭을 펼쳤다. 게다가 한국에서 개막전을 치르기 위해 비행기를 타고 건너온 미국프로야구 샌디에이고와 LA다저스와의 연습경기를 위해 ‘팀 코리아’에 발탁돼 좋은 경험도 쌓았다. 다저스 에이스 타일러 글래스노우에게 커브에 대한 비결을 물어 자기 것으로 만들었고 샌디에이고 매니 마차도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감을 더 키웠다.
대구에서 나고 자란데다 ‘삼린이(삼성+어린이)’ 출신인 원태인은 엘도라도의 부활을 가장 반긴 이 중 하나였다. 시즌 첫 등판 전 야구장에 엘도라도가 울려퍼지는 것을 들으면서 “하루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원태인은 다시 엘도라도의 흥을 일으켜야한다는 임무를 맡게 됐다.
삼성은 홈에서 열린 3경기에서 믿었던 선발들이 제 역할을 해주지 못했다. 코너 시볼드가 29일 SSG전에서 5이닝 동안 3개의 홈런을 포함해 9개의 안타를 내주는 등 부진하며 5실점했다. 다음날 마운드를 이어받았던 대니 레예스는 2.2이닝 8안타 2볼넷 6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세번째 선발인 백정현 역시 2.2이닝 3실점으로 5이닝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와야만 했다. 선발 투수가 기선 제압에 실패하다보니 경기를 어렵게 풀어갈 수밖에 없었다.
상대팀으로 마주할 키움도 만만하게 볼상대가 아니다. 개막전부터 연패에 빠져있던 키움은 최근 2연승을 달성하며 상승세를 탔다. 지난달 30일에는 하영민이 5이닝 무실점 깜짝 호투를 펼쳤고 이어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가 호투를 이어갔다. 여기에 방망이도 화끈하게 터지면서 ‘디펜딩 챔피언’ LG를 상대로 2승1패 위닝시리즈를 달성했다.
원태인은 키움을 상대로 개인 통산 13경기 4승4패 평균자책 3.27으로 나름대로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하지만 방심은 금물이다. 특히 김혜성을 가장 경계해야한다. 김혜성은 원태인에게 27타수 11안타 타율 0.407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김혜성은 이번 시즌을 마치고 미국 진출을 꾀한다는 동기부여도 있다. 최근 미국 진출에 대한 꿈을 조금씩 키워가는 원태인으로서는 시즌 두번째 피칭에서도 자신의 능력을 증명해야한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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