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타자로 출격해 4안타 4타점’ 한화 문현빈 “첫 번째로 치는 타자라 생각…할 수 있는 것에 최선 다했다”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4. 1.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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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번 타자가 아닌 ‘첫 번째로 치는 타자’라 생각하고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

무려 4안타 4타점을 쓸어담으며 한화 이글스의 7연승을 이끈 문현빈이 소감을 전했다.

최원호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3월 31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홈 경기에서 이강철 감독의 KT 위즈를 14-3으로 대파했다.

3월 31일 대전 KT전이 끝나고 만난 한화 문현빈.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문현빈은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한화의 승리를 이끌었다. 사진=한화 제공
1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한 문현빈의 활약이 눈부신 경기였다. 그는 5타수 4안타 4타점 3득점을 올리며 한화의 공격을 이끌었다.

1회말 투수 땅볼로 돌아선 문현빈은 2회말부터 본격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한화가 1-0으로 근소히 앞선 2사 2, 3루에서 상대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의 2구 128km 슬라이더를 공략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이는 빅이닝의 단초가 됐다. 한화는 해당 이닝에만 도합 7득점에 성공,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었다. 문현빈 역시 채은성의 1타점 좌전 적시타에 홈을 밟아 첫 득점에 성공했다.

3회말에도 문현빈의 방망이는 매섭게 돌아갔다. 8-0으로 격차를 벌린 2사 3루에서 타석에 등장한 그는 벤자민의 4구 133km 커터를 받아 쳐 1타점 좌전 적시타를 터뜨렸다. 후속타자 요나단 페라자가 우측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리며 이번에도 문현빈은 득점을 올렸다.

이후 5회말 우전 안타로 쾌조의 타격감을 자랑한 문현빈은 한화가 11-1로 넉넉히 리드를 잡고 있던 7회말 1사 3루에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상대 좌완 불펜 자원 성재헌의 4구 118km 커브를 통타해 우중월을 가르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친 뒤 최인호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홈을 밟은 채 이날 경기를 마쳤다.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불방망이를 휘두른 한화 문현빈. 사진=한화 제공
한화 문현빈이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안타를 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사진=한화 제공
경기 후 만난 문현빈은 “최근에 좋지 않았는데, 코치님들이랑 좋은 생각을 하자고 이야기했다”며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최근 들어 ‘톱타자’로 많이 출전 중인 문현빈이지만, 크게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는 않다. 그는 “감독님께서 볼을 잘 보니 하던 대로 하라고 하셨다. 1번 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첫 번째로 치는 타자’라 생각하고 똑같이 할 수 있는 것에 최선을 다했다”고 눈을 반짝였다.

문현빈은 올 시즌부터 도입된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에 대해 매우 만족하고 있다. 일관성 있는 스트라이크 존으로 많은 볼넷(7개)을 얻어냈으며, 타격에도 자신감이 생긴 까닭이다.

그는 “ABS가 도입되면서 저에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스트라이크 존이 일관성 있다 보니 혼란스럽지 않고 저 스스로도 자신있게 들어갈 수 있는 것 같다”며 “존이 똑같이 정해져 있어서 역이용하겠다는 생각은 없지만, ABS 도입된 것이 저에게는 컸던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2023년 2라운드 전체 11번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은 문현빈은 빼어난 컨택과 무난한 주루, 강한 어깨 등을 자랑하는 우투좌타 유틸리티 자원이다. 지난해 데뷔 시즌이었음에도 중견수와 2루수를 오가며 137경기에서 타율 0.266(428타수 114안타) 5홈런 49타점을 올렸다.

스포츠계에는 2년 차 징크스라는 말이 있다. 1년 차에 뛰어난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2년 차에 크게 부진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해서 생겨난 단어다.

이에 대해 문현빈은 “저는 제가 작년에 잘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2년 차 징크스는 정말 잘하는 선수에게 붙여지는 것이라 생각한다. 작년에 부족했던 것을 많이 느꼈고 더 잘하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더 강한 타구를 만들기 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했다. 생각보다 스윙 같은 것은 더 좋아진 것 같다. 계속 자신있게 하고 있다”고 씩 웃었다.

문현빈이 3월 31일 대전 KT전에서 안타를 치고 있다. 사진=한화 제공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이날 데뷔전을 가진 2024 전체 1순위 신인 좌완 황준서는 선발승을 따냈다. 고졸 신인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올린 것은 KBO 통산 10번째이며,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년 만이다.

타선에서 매서운 타격으로 황준서의 마수걸이 승리를 도운 문현빈은 “(황)준서는 정말 좋은 투수인 것 같다. 올 시즌 좋은 신인들이 많지만 여유나 커맨드만큼은 준서가 최고인 것 같다”며 “신인 선수 같지 않다. 저는 크게 긴장하면서 했는데 준서는 안 하더라. 투수가 더 긴장될 것 같은데 안 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번 승리로 파죽의 7연승을 달린 한화는 7승 1패를 기록,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한화가 개막 8경기에서 7승 1패의 성적을 거둔 것은 전신인 빙그레 이글스 시절이었던 1992년 이후 32년 만이다.

이 같은 한화의 선전에는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을 비롯해 안치홍, 김강민, 이재원 등 산전수전을 모두 겪은 베테랑 선수들이 가세했고, 어린 선수들의 성장이 가속화 된 것이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문현빈은 “(베테랑 선배들의 존재가) 도움이 확실히 된다. 더그아웃 분위기 자체나 이닝이 끝났을 때 선배님들이 말씀해주시는 한 마디, 한 마디에 집중력이 더 커지는 것 같다”며 “그런 부분에서 더 집중할 수 있고, 선배님들을 믿고 할 수 있다. 큰 영향력이 있는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실히 좀 더 즐겁다. 선배님들이 분위기를 너무 좋게 만들어주셔서 야구장 나오는 것 자체가 더 즐거운 것 같다. 그래서 더 좋은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며 “선배님들이 할 수 있다는 말씀을 해주신다. 분위기는 개막전부터 똑같다. 들뜨지 않고 계속 좋은 상태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문현빈은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한화 제공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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