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창원·통영 머문 유인촌..로컬100·문화도시·늘봄학교 둘러봤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지난달 27일부터 3박4일 일정으로 경남 창원과 통영 일대를 돌며 현장 점검에 나섰다. 27일 저녁 창원 성주사 템플스테이 체험으로 시작된 일정은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식까지 이어졌다.
이 지역 '로컬100'과 '대한민국 문화도시' 등 문체부 정책 관련 현장을 중심으로 하고, 진행군항제 등 지역 축제 상황도 같이 살피며 국내 관광 활성화 방안도 함께 모색하는 자리였다. 지난해 10월 취임 이후 가장 긴 지방일정이었다.
지난해 12월 '밀양·통영'을 시작으로 매월 '강릉', '수원' 등 '로컬100' 현장을 직접 방문하고 있는 유 장관은 이번엔 지역 대표 축제인 창원 진해군항제와 통영국제음악제를 방문했다.
창원 시내와 멀지 않은 성주사에서 템플스테이 체험을 한 유 장관은 주지 법안 스님과 차담회를 열었다. 지역 방문때마다 템플스테이에서 머물곤 하는 유 장관은 이날도 템플스테이와 종교 순례길, 다도 문화의 관광자원화에 대해 주지 스님과 의견을 나누었다.
이후 창원국가산업단지 내 조성된 문화복합시설로 이동해 지역 청년기업인과 근로자, 지역 문화예술인을 만나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 조성에 관한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창원국가산업단지가 올해 50년이 됐는데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해온 산업단지고 이제 탈바꿈을 해야 한다"며 "문화의 옷을 입고 새로운 문화중심도시가 되기위해 정신적인 아이디어와 창작정신으로 무장해서 제품 하나를 만들어도 의미있고 스토리있는 걸로 해야할 때"라고 정부가 최근 창원서 열렸던 '민생토론회'에서 내놓은 '문화가 있는 산업단지' 정책 취지를 설명했다. 여기엔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이상주 국토교통부 국토도시실장, 박완수 경상남도지사, 홍남표 창원시장 등도 함께 했다.
유 장관은 "창원 뿐 아니라 전국 산업단지에서 문화예술가들이 활동할 수 있도록 준비할 것"이라며 "국토부에서 단지를 조성하고 산업부에서 운영을 하면 문체부는 여기에 풍부한 문화를 넣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산업단지도 관광자원이라고 생각하고 '팩토리 투어' 코스도 만들어 공장 등을 둘러 볼 수 있도록 개발하면 국내외 관광객들이 창원에 더 찾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주문했다.
배우 출신인 유 장관은 이날 수업 참관을 하다가 '그림자 놀이' 등에는 학생들과 함께 연기를 하며 직접 참여했다. 유 장관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이제 시작이라 올해 잘 해보면 내년부턴 능숙하게 해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장 교사 등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폭우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 진해군항제가 열리고 있는 경화역과 여좌천을 방문한 유 장관은 벚꽃컵케이크 만들기 등 체험행사도 직접 해본 뒤, 현장 간담회를 통해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 중 창원 지역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 문체부가 추진하는 '남부권 광역관광 개발계획'은 총 3조원을 10여년에 걸쳐 투입하는 사업으로 전남과 경남, 부산에 걸친 남부 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관광 개발계획이다.
창원은 △한류테마 관광정원 조성 △K-예술 마실섬 네트워크 구축 △근대 박물관마을 관광명소화 △진해 벚꽃로드 관광경관 명소화 △소쿠리섬 해양익사이팅빌리지 조성사업 등을 진행 중이다.
유 장관은 지난해 12월 통영국제음악당을 방문한 자리에서도 통영국제음악제 활성화와 국제화를 위해서 지역 학교의 오케스트라 활동 등 지역민의 적극적인 축제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독려한 바 있다.
통영 강구안 문화마당에서 열린 통영국제음악제 부대행사인 프린지 공연 현장과 조선 삼도수군통제영의 중심 건물이었던 세병관도 둘러 본 유 장관은 지역 문화예술인들과 차담회를 갖고 '대한민국 문화도시' 조성계획 승인 대상지 13곳 중 하나로 선정돼 있는 통영이 올해 말 최종 문화도시에 선정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며 격려했다. 올해 12월 대한민국 문화도시로 통영이 최종 지정되면 예비사업 기간 1년을 포함해 4년간(2024~2027) 최대 국비 100억원을 지원받게 된다.
이어 폐조선소 리모델링 건물에 들어선 한국예술종합학교 예술영재교육원 통영캠퍼스를 방문한 유 장관은 해당 부지의 개발 계획에 관해서도 이한준 LH 사장, 천영기 통영시장 등과 함께 논의했다. 현재 다목적 복합문화공간인 '통영리스타트플랫폼'이 폐조선소 본관 건물에 들어선 이 부지는 조선소로 쓰이며 오염된 토양의 정화작업을 진행 중이고, 이후엔 문화예술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되도록이면 폐조선소 시설을 전부 없애지는 말고 우리 조선산업의 고도 성장기의 상징성은 반드시 살려서 도시 재생사업이라는 취지에 맞게 조성하고, 거기에 지역 관광에도 도움이 될 만한 문화예술시설을 만드는 방향으로 하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그는 축사를 통해 "행사를 위해 애쓴 경남과 통영 등 관계자 여러분 그리고 뜻깊은 무대를 함께 하는 예술가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전했다. 이날 유 장관의 통영음악제 참석은 지난해 12월 '로컬100' 행사로 통영을 첫 방문했을 때 했던 개막식 축사 약속을 지킨 것이다. 현직 문체부 장관이 통영국제음악제 개막식에 참석한 것도 유 장관이 처음이다.
문체부는 주요 정책 사업으로 '로컬100 보러 로컬로'(로컬로)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문체부 선정 지역문화자원 100선을 '로컬100'으로 뽑고 이를 중심으로 지역 관광에 나서자는 것이다.
창원과 통영에서 10여곳 이상 현장점검을 마친 뒤,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내 나라 여행박람회'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아침 통영을 떠났던 유 장관은 1일 오전 전남 순천에서 열리는 '순천만국가정원' 개막식 참석을 위해 지난달 31일 저녁 순천으로 향하며 지방 일정을 다시 시작했다. 순천에선 국가정원 개막식 참석 뒤 대한민국 문화도시 순천지역 계획을 청취하고 관련 현장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창원·통영(경남)=유동주 기자 lawmake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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