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 수원삼성'으로 돌아가는 길, 자존심 아닌 '한발짝의 간절함'이다[초점]

김성수 기자 2024. 4. 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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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K리그1 복귀를 원하는 수원 삼성이 K리그2 개막 4경기 만에 2패를 쌓았다.

대부분의 경쟁자들이 수원을 우승 후보라고 말한 것 치고는 김새는 초반 성적. 수원이 정말 K리그1에 다시 올라가 '명가 재건'을 노리는 것이라면, 개막전 승리와 이날 패배의 결정적인 장면을 비교하고 더 간절해질 필요가 있다.

ⓒ프로축구연맹

수원은 3월31일 오후 4시30분 경기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4 4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의 홈경기에서 0-1로 졌다. 리그 4경기 동안 2승2패다.

전반 23분 부산의 오른쪽 크로스가 수원 문전을 그대로 지나쳤지만 부산 외국인 미드필더 로페즈가 왼쪽에서 이를 잡아 문전에 다시 왼발 낮은 크로스를 보냈다. 이를 페신이 왼발로 마무리하며 부산의 결승골을 만들었다.

염기훈 수원 감독은 지난달 3일 충남 아산FC와의 K리그2 홈 개막전을 앞두고 "승격을 위해서는 공격 축구가 답이라고 생각했다. 먼저 상대를 괴롭혀야 원하는 경기 리듬을 가져올 수 있다. '먼저 때리는 축구'를 보여주겠다"며 "K리그2가 쉬운 무대는 아니지만 모든 견제를 이겨낼 자신 있다. 현 상황에서 진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말했다.

수원이 아무리 지난 시즌까지 K리그1에 있었고 명성과 규모 면에서 울산-서울-전북과 함께 'K리그 4대구단'으로 불린다고 해도, 필요 이상의 자신감이 아닌가 싶은 발언.

다행히 개막전에서 목격한 염 감독과 수원의 축구는 겸손하고 간절했다. 그 백미가 바로 골 장면. 전반 21분 수원의 미드필더 김상준이 하프라인 부근 중앙에서 오른쪽 측면을 향해 원터치 침투패스를 뿌렸다. 이 패스는 경로를 미리 차지하고 있던 충남 아산의 미드필더 강준혁에 차단당하는 듯했다.

홈 개막전 당시 충남 아산 강준혁이 공을 받기 전에, 실책 가능성을 보고 먼저 달리기를 시작한 수원의 공격수 이상민. ⓒ쿠팡플레이

하지만 강준혁은 이 패스를 완벽하게 잡지 못하며 뒤로 흘렸고, 혹시 모를 가능성을 대비해 먼저 달리기를 시작한 수원의 공격수 이상민이 공을 낚아채 측면을 질주했다. 결국 충남 아산 문전으로 연결된 이상민의 낮은 크로스는 뮬리치의 오른발 선제골로 이어졌다. 이날 수원은 2-1로 승리하며 홈 개막전을 기분 좋게 마쳤다.

수원 선수들은 이날 부산전에도 적극적인 압박과 많은 활동량을 가져갔다. 하지만 개막전에 '한 발 더 뛰는' 장면에서 득점이 나왔다면, 이날은 '한 발 덜 뛰는' 장면에서 실점이 발생했다.

전반 23분 실점 전 부산 11번 로페즈가 하프라인 부근에서 수원 5번 한호강과의 공중 경합을 이겼을 시점, 이들 뒤에 수원 진영에 남은 필드 플레이어 숫자는 수원 5명-부산 3명이었다. 표면적으로는 수원이 각각의 마크맨을 잡고 공 소유권까지 여유롭게 가져올 수 있을 듯한 상황이다.

하지만 부산 77번 김도현이 수원 2번 장석환을 제치고 오른쪽 측면을 돌파할 때 변화가 일어났다. 자리를 비우고 로페즈와 경합하러 나갔지만 공을 가져오지 못한 한호강이 이종성과 더불어 수비로 늦게 복귀하는 동안, 한호강과 함께 점프한 로페즈는 어느새 달려 수원 페널티 박스에 들어가려하고 있었다. 김도현의 오른발 낮은 크로스가 시작될 때 중앙 필드플레이어 인원은 부산의 3-2 우위. 이시영이 로페즈에게 붙으며 마크맨 없이 자유로워진 페신이 득점을 올리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다.

물론 골대가 있는 중앙이 아닌 측면 애매한 위치로 수비 가담한 수원 카즈키도 아쉬웠다. 여기에 로페즈와 경합한 한호강과 그보다도 뒤에 머무르던 이종성이 신속하게 내려오지 않은 것이 부산 공격진에 수적 우위를 제공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공중볼 경합에 실패한 순간 빠르게 수비로 전환했다면 실점을 막았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기에 더욱 아쉬웠다.

ⓒ쿠팡플레이

물론 아직 리그 4경기 밖에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팀의 강약을 논하는 것은 이르지만, K리그2 팀들끼리 벌써 물고 물리며 촘촘한 승점 차를 유지하고 있는 점에서 향후 더욱 치열한 순위 싸움을 예상해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야말로 한 발 더 뛰는 움직임이 차이를 만든다. 그리고 수원은 개막전 선제골과 이날 결승 실점을 모두 경험했기에, 올 시즌 '한발짝'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스포츠한국 김성수 기자 holywater@sportshankoo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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