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 대신 뒤영벌…“화분 매개 못 쓴다더니 수정 잘돼 만족”

박하늘 기자 2024. 4. 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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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7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이곳에서 만난 참외농가 이정훈씨(35)는 "2∼3년 전 월동기를 지낸 후 꿀벌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화분 매개를 위한 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일조량이 말썽을 부린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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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대신 ‘뒤영벌’ 사용하는 성주 참외농가 가보니
생산량 비슷·저렴한 가격 장점
한통당 6만원…생산비 절감도
햇빛 부족하고 개화 부진 ‘변수’
농가 어려움 여전…정책 지원을
경북 성주 참외농가 이정훈씨 시설하우스에 뒤영벌 벌통이 설치돼 있는 모습(왼쪽). 시설참외가 일조량 부족으로 열매가 잘 자라지 못하고 잎들이 시들은 모습.

3월27일 경북 성주군 선남면. 이곳에서 만난 참외농가 이정훈씨(35)는 “2∼3년 전 월동기를 지낸 후 꿀벌 개체수가 크게 줄어들어 화분 매개를 위한 벌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는데, 올해는 일조량이 말썽을 부린다”며 답답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씨는 꿀벌이 부족할 것을 대비해 지난해부터 화분 매개용으로 뒤영벌을 활용해왔다. 원래 뒤영벌은 참외 화분 매개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이 참외 화분 매개로 뒤영벌을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면서 지난해부터 이씨 농장을 포함해 일부 농장에 보급했다.

현장을 함께 둘러본 이승돈 농과원장은 “농과원이 지난해 뒤영벌을 참외 화분 매개에 활용한 결과 3∼6월 10a당 생산량은 4524㎏으로 꿀벌(4557㎏)과 큰 차이가 없고, 사람 손으로 하는 인공수분보다 수확량은 5%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농과원은 올해 ‘참외에서 뒤영벌 사용기술 매뉴얼’을 발간해 배포할 계획이다.

이씨는 “지난해 뒤영벌을 써보니 일반 꿀벌을 투입했을 때와 비교해서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수정이 잘돼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다”면서 “지난해 좋은 경험을 바탕으로 올해도 2월부터 뒤영벌을 수정에 쓰고 있다”고 말했다.

저렴한 가격도 뒤영벌의 장점이다. 산지에 따르면 비닐하우스 한동에 들어가는 벌통 가격이 꿀벌은 최근 시세로 20만∼25만원대에 이른다. 하지만 뒤영벌은 한통에 6만원 정도다.

물론 꿀벌은 1번만 벌통을 넣어도 수개월간 활용할 수 있지만 뒤영벌은 같은 기간 보통 3번을 교체해야 한다는 불편함이 있다. 하지만 이를 고려하더라도 뒤영벌은 전체적으로 18만원선에 그쳐 생산비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다만 올해는 꿀벌이든 뒤영벌이든 참외에서 꽃 자체가 제대로 피지 않아 대부분의 참외농가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반적으로 참외는 5화방까지 나오는데 지금은 1화방 생산이 마무리되고 2화방으로 넘어가는 시점이다.

이현제 성주군농업기술센터 참외기술팀장은 “1화방기에 예년 대비 20∼30% 정도 피해가 발생했다면 2화방은 이보다 훨씬 많은 수준의 피해가 예상된다”면서 “기술 명인이라고 소문난 농가들도 대부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털어놨다.

서영진 경북도농업기술원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장은 “햇빛 부족을 대신할 방법은 없다보니 당장은 시설 환기에 신경 쓰면서 고온기에 농사를 더 이어가는 방향으로 지도하고 있다”면서 “농가소득이 급격하게 저하될 것이 예상돼 정책적 지원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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