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셔츠도 편의점 日과자도 완판 행진... 이젠 ‘예스 재팬’ 바람

송혜진 기자 2024. 4. 1.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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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 영향… 日 상품 거부감 줄어

지난 2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 개막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선수들의 이름과 등번호가 새겨진 유니폼과 티셔츠, 야구모자와 야구공을 비롯한 각종 굿즈를 판매하는 매장이 오후 3시 문을 열자마자 수천 명의 사람들로 들어찼다. 손님들 상당수는 줄을 서자마자 LA다저스 소속의 일본 출신 스타 야구선수인 오타니 쇼헤이의 유니폼부터 구입했고, ‘오타니 셔츠’는 가장 먼저 품절됐다.

MLB·파나틱스와 계약을 맺고 국내 굿즈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형지 최준호 부회장은 “MLB 관계자에 따르면 MLB 경기 사상 이번 서울시리즈 기간 동안 해외 굿즈 매출이 역대 가장 많이 나왔다고 한다”면서 “특히 오타니 같은 인기 스타들의 굿즈는 물건이 없어서 팔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사진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지난 17~21일 'MLB 월드투어 서울시리즈'에서 가장 먼저 품절됐다는 오타니 쇼헤이 선수 유니폼, 올해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이는 일본 패스트패션 업체 유니클로 매장, 세븐일레븐에서 40만개가량 팔린 일본 과자 '랑그드샤' 2종, 수입액이 작년 전년 대비 283% 급증한 일본 맥주. /MLB·파나틱스·유니클로코리아·코리아세븐·롯데아사히주류

올해 패션업계는 유니클로가 매출 1조원을 넘어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니클로 국내 운영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2023회계연도(2022년 9월~2023년 8월)에서 매출은 전년보다 30.9% 증가한 9219억원,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23.1% 증가한 1412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에만 해도 매출 1조3780억원을 찍었던 유니클로는 이듬해 일본 제품 불매운동의 여파로 매출이 반토막이 났고 적자를 냈다. 그러던 것이 2022년부터 분위기가 반전됐다.

의류부터 식품 전반까지 ‘예스(Yes) 재팬’ 바람이 불고 있다. 최근 원화 대비 엔화 가격이 낮은 ‘엔저’ 현상이 장기화하면서 일본 여행을 다녀온 사람들이 늘어나다보니 그만큼 국내에서도 일본 상품을 대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친밀도가 높아졌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또한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에서 일본 직구도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요즘 국내 편의점에선 일본 과자가 잘 팔린다.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일본 과자를 맛본 소비자들이 이젠 국내 편의점에서도 일본 과자를 찾기 시작한 것이다. 세븐일레븐에선 최근 일본 현지에서 잘 팔린다는 ‘랑그드샤화이트초코’, ‘랑그드샤초코’가 매장에 들어왔다. 입고되자마자 세븐일레븐 전체 과자 판매 1·2위를 차지하면서 40만개가 팔렸고, 한달 만에 상품이 품절됐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인기가 생각보다 많아서 랑그드샤 2종을 2차 직소싱을 통해 추가 입고해서 재판매를 시작했다”고 했다.

쿠팡은 이달 중순부터 일본 로켓직구 서비스를 시작했다. 일본 여행을 다녀오면서 맛봤던 닛신·메이지·르타오·AGF의 먹거리와 간식류 등을 직구로 판매한다. 또한 센카·비오레·피노·츠바키 등 일본 뷰티·생활용품도 함께 판매한다. 여행 가서 미처 못 산 일본 뷰티 제품을 직구로 편리하게 살 수 있도록 한 서비스인 셈이다. 이시다·조셉조셉 등 홈·키친 브랜드 제품과 지브라·미쓰비시·펜텔 도서·문구 제품, 가전·디지털 상품도 할인 판매한다. 서비스를 시작하자마자 닛신의 컵누들과 오리히로 곤약젤리, ‘일본판 쿠쿠다스’로 불리는 시로이 고이비토 등은 바로 품절됐다. 헬로 키티 등 반다이 ‘산리오 캐릭터즈’ 입욕제 등도 상품이 바로 동났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온라인 해외 직접구매(직구) 규모는 전년 대비 11.0% 늘었다.

일본산 맥주도 수입맥주 1위 자리를 차지했다. 한때 불매 운동으로 수입액이 5분의 1수준으로 줄었으나 작년엔 5년 만에 1위에 올랐다. 한국 관세청 무역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일본 맥주 수입액은 5551만6000 달러로 전년대비 283.3% 급증했다. 아사히 생맥주캔 등이 인기를 끌면서 편의점에서 일본 맥주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일본 맥주 인기를 키웠다.

한국 시장에 새롭게 론칭하는 일본 브랜드도 늘어나고 있다. ‘일본의 이케아’로 불리는 일본 가구업체 니토리는 지난해 11월 이마트 하월곡점에 국내 1호점을 낸 지 3개월 만인 지난달 홈플러스 영등포점에 2호점을 열었다. 니토리는 올해 안에 국내 매장을 1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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