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장을 뛰어넘는 걸 주저하지 마세요”…‘밤피꽃’을 물들인 오의식[SS인터뷰]

유다연 2024. 3. 31.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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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담장을 뛰어넘는 데 주저하지 마세요."

배우 오의식은 지난 2월 종영한 MBC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에서 15년간 죽은 줄 알았던 여화(이하늬 분)의 남편 석정 역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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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오의식. 사진 | 하이지음 스튜디오


[스포츠서울 | 유다연 기자] “여러분도 담장을 뛰어넘는 데 주저하지 마세요.”

배우 오의식은 지난 2월 종영한 MBC ‘밤에 피는 꽃’(이하 ‘밤피꽃’)에서 15년간 죽은 줄 알았던 여화(이하늬 분)의 남편 석정 역을 맡았다. 7화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그는 짧은 시간이지만 극에 반전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대본에 제가 맡은 역할이 없는 걸 보고 선택한 작품은 ‘밤피꽃’이 처음이에요.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5회 대본까지만 나온 상태였거든요. 하지만 앞 분량이 재밌고 흥미로워서 이 작품에 출연하게 됐죠. 아무 정보 없이 작품을 택하는 건 쉽지 않지만 제작사에서 석정이란 인물에 대한 세세한 설정을 보내주신 덕에 그 결심을 굳힐 수 있었어요.”

석정은 고정관념을 깨는 인물이다. 아버지 석지성(김상중 분)과 부딪히며 가출한 그는 사랑하는 여자를 따라 청나라에서 살며 기술과 영어를 배웠다. 오의식에게 석정은 ‘멋진 인물’로 다가왔다.

‘밤에 피는 꽃’ 오의식 스틸컷. 사진 | MBC


“자신을 뛰어넘고 동경할 수 있는 사람을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석정은 성별, 신분 등을 떠나 한 개인을 주체적으로 바라보는 인물이에요. 극 중 석정과 같은 사람들이 늘어나며 과부와 같은 사회적 약자들에게 자유가 주어지게 되죠.”

석정이 가진 여러 매력들에도 불구하고 오의식은 캐릭터의 상황에 대한 걱정이 컸다. 애먼 여화를 15년이라는 긴 시간동안 과부로 살게 한데다 수호(이종원 분)와 러브라인이 형성될 때 등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석정은 예상보다 여화와 좋은 케미를 보였다. 일각에서는 여화와 부부생활을 했어도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처음에는 시청자들에게 사랑의 방해꾼으로 보여 미움받을까 걱정이 많았죠. 하지만 작가님들이 석정이가 영어를 쓰며 나오는 코믹한 부분이나 특유의 유쾌한 매력으로 시청자들에게 매력을 안겨주셨어요. 만약 석정이 여화와 부부 생활을 한다면 매일 밤 담 앞에서 자기를 밟고 가라고 허리를 숙여줄 거라 생각했어요. 그러고는 다음 날 부모님께 거짓말을 해주고 전날 밤 이야기를 하루 종일 들어줄 수 있는 남편이 됐을 거 같아요.”

배우 오의식. 사진 | 하이지음 스튜디오


오의식은 석정이 청나라에서 영어를 배웠다는 설정과 관련, “땡 큐”(Thank you)를 ‘고마워유’로 바꾸는 등 자신만의 재해석을 시도했다.

“석정은 늦게 등장했지만 자기만의 색으로 ‘밤피꽃’을 물들였어요. 리딩 때 ‘땡큐’를 어색해하는 조선 사람들을 위해 ‘고마워유’라는 해석을 달았어요. 이걸 좋게 봐주신 덕에 실제 촬영에도 반영이 됐죠. 희극 연기를 할 때 현실적으로 가능하고 할 수 있는 말인지 자문해봐요. 그럴 수 없다면 재미있어도 할 수 없는 말이라 생각해요. 석정이를 연기하며 제작진과 그런 부분에서 많이 일치했어요. 그 덕에 재밌는 석정이를 만들 수 있었죠. 개인적으로 코미디 연기를 할 때는 주인공처럼, 진지한 장면을 할 때는 조연의 마음으로 접근해요. 저 스스로 과하게 멋있어 보이거나 경박해지는 모습을 자중하려는 데서 온 거 같아요.”

배우 오의식. 사진 | 하이지음 스튜디오


오의식은 지난해 tvN ‘일타 스캔들’,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tvN ‘무인도의 디바’에 출연했다. 연극 ‘공연배달서비스 간다’를 준비하는 등 바쁜 한해를 보냈다.

“최근 최영준, 박은석, 이희준, 양경원 등과 연극 ‘그때도 오늘’이라는 작품을 준비 중이에요. 오랜만에 극단 동료들과 만나 함께 연습하고 그간 근황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휴식이 되더라고요. 무대에서 다양한 표정의 관객들과 만날 때 배우로서 그들의 마음을 쥐고 있다는 책임감과 보람을 느껴요. 앞으로도 좋은 작품으로, 제가 하고 싶었던 역이나 이미지를 그릴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리고 같이 연기하는 동료들에게 좋은 사람으로 기억에 남길 바라요.”

willow6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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