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승리를 위한 정치인의 SNS 마케팅[백인혜의 SNS 톡톡]

기자 2024. 3. 31. 17:20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지하철역 뿐만 아니라 SNS에서도 정치인들의 활동이 활발하다. L의원은 유튜브 영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하고 있고, P의원은 유튜브 채널에서 시사 이슈를 심층 분석해 전문성을 어필하고 있다. K의원은 스레드에서 일상과 공감될 만한 사진을 업로드해 이용자들의 댓글 반응을 끌어낸다.

이는 정치인의 성향과 목표에 따라 콘텐츠의 특징이 다르게 나타난다. 젊은 세대를 공략하는 정치인은 짤방, 밈, 댄스 챌린지 등 트렌디한 콘텐츠 활용하고, 전문성을 강조하는 정치인은 시사 이슈 심층 분석, 정책 논의 등 전문적인 콘텐츠 위주로 업로드한다. 친근함을 어필하는 정치인은 일상 사진과 가족 사진 등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를 전달하고,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정치인은 사회 문제 관련 콘텐츠를 제작해 청년층과 소통한다.

그 외 일반적인 정치인들이 업로드하는 콘텐츠의 주요 내용은 정치 현안에 대한 의견, 정책 제안 및 홍보, 정부 비판 및 논평, 국회 활동 소개, 지역 활동 및 국회 활동 소개, 선거 홍보, 정치적 입장 홍보, 개인적 이미지 구축, 일상이라고는 하지만 선거를 위해 의도된듯한 일상 등 특정 당에 구분 없이 비슷한 느낌이다.

자신의 정치적 입장을 홍보하고 시민들과 소통하겠다고 얘기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2030세대를 잡기 위해 마치 선거가 다가오니까 ‘아, 시민들이랑 소통해야겠다’ 싶어서 갑자기 메시지를 쏟아내기 시작하는 느낌은 지울 수 없다. ‘소통’을 강조하면서 진정한 소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을 터이고, 소셜미디어를 통한 정치 마케팅이 단순히 선거 승리를 위한 도구로 전략한 듯하다. 수많은 정치인은 선거철에만 활발하게 SNS를 활용하며, 당선 후에는 소통이 끊기는 경우가 많다.

어떤 분의 피드를 봤는데, 상대방이 모 기업의 대표로부터 유흥주점 접대를 받았다며, 함께 입장하는 사진이나 아가씨와 노래를 부르는 사진 등을 업로드해 놓고 맹목적으로 비판하는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고 있었다. 물론 그 정치인의 그런 행동들은 문제가 될 수 있고, 더한 상황들도 있을 수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본인의 이미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비난의 글만 올리는 모습은 아무리 ‘온라인 친구’라 해도 ‘관계를 끊을까?’ 하는 생각을 들게 한다. 오히려 이러한 행동들이 역으로 시민들과 정치의 단절을 심화시키고, 정치에 대한 불신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필자는 특별히 지지하는 당도 없을뿐더러 여기저기서 지인들의 선거 SNS 마케팅에 대해 의뢰를 받아도 참여한 적이 없다. 이유인즉슨 정치인들의 SNS 활용 방식은 변화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선거철만 활용하는 ‘일방통행’ 방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시민들의 지지를 얻고 싶다면 진정한 소통을 위해 노력하고,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평소에 지속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책 실천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일상에서 또는 우리 삶 속에서 벌어지는 이슈들에 귀 기울이고,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나 정책을 공유하는 과정들을 통해 시민들과의 신뢰를 쌓고, 정치 참여를 독려하는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무엇보다 진정한 소통이란 단순히 정보의 일방적 전달이 아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듣고, 그에 대해 반응하고, 때로는 그 의견들을 정책에 반영하는 과정이 포함돼야 한다. 자극적인 메시지나 분열을 조장하는 현수막, 소셜 미디어 캠페인 대신에 우리 사회의 갈등을 해소하고 통합을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정치 마케팅이라는 건 단순히 선거에서 이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시민들과의 지속적이고 건강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한 도구로 활용돼야 하기 때문이다.

선거철이 아닐 때도 시민과의 소통을 게을리하지 말고, 표를 얻기 위함이 아니라 진정으로 시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우리 사회를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 수 있는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는 정치인이 나오길 희망한다. 이것이 바로 시민사회와 건강한 소통을 이루는 길이고, 진정한 정치 리더십의 모습이 아닐까?


■백인혜는 누구?

백인혜 칼럼니스트는 편집디자이너 출신의 SNS 마케터다. 오랜 직장 생활과 프리랜서 경험을 바탕으로 2020년 SNS 마케팅 기업 ㈜트렌드넷을 설립했다. 서울시패션제조지원센터 금천솔루션앵커의 공동운영사이며, 다양한 기업의 온라인 홍보 채널 관리 및 컨설팅을 제공, 여러 기관들과 지역축제와 문화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SNS 마케팅 전략 강사로도 활동한다. 저서로 ‘힙피플, 나라는 세계’(포르체)가 있다.

백인혜(SNS마케터)

Copyright © 스포츠경향.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