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 커진 한국 골프 … 올해는 '꿈의 59타' 나올까

조효성 기자(hscho@mk.co.kr) 2024. 3. 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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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즌 9승' 신지애

한국 남녀 프로골퍼들이 드디어 국내 팬들 앞에서 화끈한 샷 대결을 시작한다.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는 올해 최다 상금 규모를 내걸어 프로골퍼들의 우승 욕구를 자극하고 있다.

먼저 올 시즌 KLPGA 투어는 역대 최대인 대회 수 30개, 총상금 약 320억원 규모로 치러진다. 앞서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2개 대회를 소화하고 오는 4일 제주 서귀포 테디밸리골프장에서 열리는 두산건설 위브 챔피언십부터 본격적인 국내 일정에 돌입한다.

오는 11일 강원 춘천 라비에벨CC에서 개막하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으로 시즌을 시작하는 KPGA 투어도 규모가 확 커졌다. 최근 KPGA 투어는 "22개 대회가 확정됐고 시즌 총상금은 사상 처음으로 250억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 KPGA 투어 시즌 최다 총상금은 2023시즌의 237억원, 2위는 2022시즌의 203억원이다.

늘어난 상금만큼 선수들의 우승 욕구도 커진다. 동시에 골프 팬들은 한국 골프의 각종 기록이 새롭게 쓰일지에 관심을 쏟고 있다.

선수들은 한국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기 위해 치열하게 훈련하며 시즌 개막을 기다리고 있다.

'통산 18승' 박민지

일단 전 세계 주요 프로골프투어 중 한국만 없는 기록이 하나 있다. '꿈의 59타'다.

지금까지 KPGA 투어에서는 60타만 세 차례 나왔다. 2017년 이승택과 이형준이 각각 티업·지스윙 메가오픈 4라운드와 카이도 투어 챔피언십 1라운드에서 기록했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18년 박준섭이 골프존·DYB교육 투어 챔피언십 최종일 60타를 적어낸 바 있다.

KLPGA 투어에서는 아쉽게도 60타의 주인공이 딱 한 명이다. 2017년 국내에서 활약하던 '핫식스' 이정은은 양주 레이크우드에서 열린 OK저축은행 박세리 인비테이셔널 2라운드에서 무려 12타를 줄이며 KLPGA 투어 역대 18홀 기준 최소타 기록(60타)을 세웠다.

당시 이정은보다 앞선 최소타 기록은 2003년 전미정이 기록한 61타였다.

골프 팬들을 짜릿하게 만드는 기록은 또 있다. 퍼펙트게임으로 불리는 '노보기 우승'이다. KPGA 투어에서는 딱 한 번, KLPGA 투어에서는 아직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KPGA 투어 조철상은 1990년 팬텀오픈에서 버디만 11개를 잡으며 유일한 노보기 챔피언으로 남아 있다.

KPGA 최다상금 박상현

올해 지켜봐야 할 기록도 있다. 투어 통산 최다승. 일단 KPGA 투어에서는 불멸의 기록 중 하나다. 2005년 GS칼텍스 매경오픈에서 통산 43승을 달성한 최상호의 기록은 깨지기 어려운 벽이다. 2위도 박남신의 20승. 현역 선수 중에서는 20승 고지를 밟은 선수가 없다. 하지만 KLPGA 투어는 다르다. 현재 통산 최다승 1위는 고(故) 구옥희와 신지애의 20승이다. 그 뒤를 박민지(18승)가 거세게 추격 중이다. 4일 열리는 개막전에 출전하는 신지애가 우승한다면 통산 최다승 단독 1위가 된다. 또 박민지가 앞으로 3승만 더 추가해도 최다승 신기록의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이와 함께 박민지는 타이틀 방어를 다섯 차례 성공해 구옥희(8차례)를 맹추격하고 있다.

짜릿한 버디쇼가 필요한 최저타 우승 기록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KLPGA 투어에서는 김하늘과 유해란이 72홀 대회에서 265타를 기록해 1위다. KPGA 투어에서는 2017년 장이근이 260타로 최저 타수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가장 꾸준하게 좋은 스코어를 내야 하는 최저 평균 타수 기록도 주목받는다. 2020년 기록한 김효주의 69.5652타가 가장 좋은 기록이다.

남자 골프에서 첫 '시즌 상금 8억원 돌파'와 평균 비거리 320야드 시대가 열릴지도 지켜볼 만하다. 지난해 최영준은 평균 319.429야드를 기록해 장타왕에 올랐다. 여자 골프 시즌 최다 상금 기록은 2021년 21개 대회에서 15억3137만원을 벌어들인 박민지가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장타왕 최영준

'설마'라는 말이 먼저 나올 기록도 있다. 선수들이 생각하기에도 불멸의 기록이다.

최근 파리올림픽 국가대표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지애는 2007년 한 시즌에 무려 9승을 거뒀다. 당시 열린 대회 수는 18개. 승률이 50%다. 당시 신지애는 연말에 열린 다음 시즌 해외 개막전까지 우승해 '1년 10승'이라는 대기록을 수립했다.

시즌 최다승 2위는 신지애와 박성현의 7승이고, 서희경과 박민지가 6승으로 뒤를 잇고 있다. 두 시즌 연속 6승씩 거둔 박민지는 2021년 신지애의 기록을 깰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당시 박민지는 초반 11개 대회에서 6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더 이상 우승을 추가하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한국 골프의 미래'라는 타이틀을 달게 되는 아마추어 챔피언 기록도 깨지기 어렵다. 한국 골프의 맏언니 박세리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KLPGA 투어에서 무려 6승이나 쌓았다. 1992년 첫 우승 뒤 1993년 1승을 추가했고 1995년에는 무려 4승을 쓸어담았다.

또 압도적 우승을 뜻하는 최다 타수 차 우승 부문에서는 구옥희가 1~3위 기록을 모두 갖고 있다. 각각 20타 차, 14타 차, 13타 차다. 경쟁이 치열해진 최근 투어에서는 좀처럼 나오기 어려운 기록이다.

이와 함께 서희경의 65개 대회 연속 예선 통과, 홍란의 17시즌 연속 시드 유지 등도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 꼽힌다.

2개 대회 연속 우승도 어려운데 무려 6개 대회 연속 챔피언에 오른 선수도 있다. KPGA 전설 한장상은 1969년 한국프로골프선수권대회부터 1972년 한국오픈까지 6연승을 거뒀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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