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문 닫는 ‘서울애니센터’…‘만화 도서관’으로 돌아올 수 있나?
만화 도서관 기능 유지될까?…4만여 권 중
4000~5000권만 새 시설에 ‘전시’ 예정
서울 도심의 ‘만화 도서관’으로 국내 만화·애니메이션의 보고라 불렸던 서울애니메이션센터가 31일 운영이 종료된다. 문을 닫는 가장 큰 이유는 임대료 등 비용 증가에 따라 소요 예산이 늘어나면서다.
3년 뒤 서울 남산 인근에 설립될 서울창조산업허브로 자리에서 재개관한다는 계획이나 현재 모습으로 이전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1999년 남산에서 첫선을 보인 센터는 입주했던 건물이 재건축을 추진해 2019년 현재 명동역 인근 민간 빌딩으로 자리를 옮겼다. 1층은 만화책과 애니메이션을 무료로 열람할 수 있는 ‘만화의 집’, 2층은 ‘뽀로로’나 ‘타요’ 등 인기 캐릭터의 체험 공간인 ‘애니소풍’으로 구성돼 있다.
만화·애니메이션을 특화한 공간인 데다 서울 도심에 위치해 만화 애호가, 어린 자녀를 키우는 가족 단위 관객이 많았다. 부천 ‘만화박물관’ 등 비슷한 주제의 시설들과 차별점이 없다는 지적도 있었으나 마니아층의 호응을 얻었던 만큼 운영 종료에 대한 아쉬움의 목소리가 크다.
특히 지난해 9월 결정한 센터의 운영 종료 일정을 지난달 29일에서야 알리면서 시민들의 불만도 컸다. 관련 공지를 띄운 센터 인스타그램과 블로그 공식 게시물에는 ‘아이의 최애 장소가 없어져 아쉽다’는 내용부터 ‘대체 공간을 찾았어야 했다’는 질타를 담은 댓글이 수십 건 달렸다.
더불어민주당 김인제 서울시의원이 서울경제진흥원(SBA)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2월 센터를 찾은 방문객은 매월 약 3만7000명 수준이었다.
센터 운영 주체인 SBA 측은 “운영 예산 증가와 단순 체험 위주 공간 운영에 대한 예산 낭비 지적, 국내 콘텐츠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사업 전환의 필요성 증가”로 인해 종료 결정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SBA에 따르면 연간 약 25억~30억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이 가운데 임대료 및 관리비가 지난해 기준 총 14억7000만원이었다.
오는 2027년 서울 남산 인근에 설립될 서울창조산업허브로 자리를 옮겨 현재 센터의 전시 공간을 다시 마련한다는 계획이지만 지금처럼 ‘만화 도서관’ 기능을 유지한 독립된 시설로 운영되기는 어려워 보인다.
창조산업허브는 지난해 11월 서울시가 영화와 게임 등 서울 전역의 창조산업 지원 시설의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고 발표하면서 추진 중인 시설이다. 만화로 특화된 공간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의미다.
또 SBA는 보유하고 있던 4만여권의 장서 중 “소장 가치가 있는 중요 도서 4~5000여 권은 창조산업허브 내 카툰 라이브러리에 전시”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장서 중 약 10% 정도만 새 시설로 옮겨지는 것이다. 2만여권은 서울시 청소년 관련 시설에 기증을 위해 협의 중이다. 일부는 플리마켓 등을 통해 일반에 나눔 및 판매 예정이다.
고희진 기자 goji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공군 대령, ‘딸뻘’ 소위 강간미수···“유혹당했다” 2차 가해
- 윤 대통령 공천 개입 의혹, 처벌 가능한가?
- [스경X이슈] ‘나는 솔로’ 23기 정숙, 하다하다 범죄전과자까지 출연…검증 하긴 하나?
- 윤 “김영선 해줘라”…다른 통화선 명태균 “지 마누라가 ‘오빠, 대통령 자격 있어?’ 그러는
- [단독]“가장 경쟁력 있었다”는 김영선···공관위 관계자 “이런 사람들 의원 되나 생각”
- [단독] ‘응급실 뺑뺑이’ 당한 유족, 정부엔 ‘전화 뺑뺑이’ 당했다
- 윤 대통령 “김영선이 좀 해줘라 그랬다” 공천개입 정황 육성…노무현 땐 탄핵소추
- [단독] 윤 대통령 “공관위서 들고 와” 멘트에 윤상현 “나는 들고 간 적 없다” 부인
- [단독]새마을지도자 자녀 100명 ‘소개팅’에 수천만원 예산 편성한 구미시[지자체는 중매 중]
- “선수들 생각, 다르지 않았다”···안세영 손 100% 들어준 문체부, 협회엔 김택규 회장 해임 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