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크고 마른 흡연 남성 '기흉' 주의…재발 확률 70%

장종호 2024. 3. 31. 12: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자료사진 출처=픽사베이

[스포츠조선 장종호 기자] 우리 가슴의 양쪽에는 허파 즉 폐가 위치하는 흉강이라는 공간이 있다.

폐는 호흡에 따라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풍선과 같은 장기이며, 윤활작용을 하는 흉막에 둘러싸여 있다.

그런데 풍선과 같은 폐의 흉막벽에 아주 얇은 기포가 발생해 있다가 어떤 이유로 터지는 경우가 있다.

서울 서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준석 과장은 "터진 기포로 공기가 새나가면서 흉강 내에 공기가 차게 되고 이 공기가 다시 폐를 누르게 되는데. 이러한 현상을 기흉 혹은 공기가슴증이라고 한다"고 설명했다.

기흉의 원인은 ▲자연적으로 발생한 폐기포의 파열로 발생하는 원발성 기흉 ▲여러 가지 타 질환의 이차적 원인으로 발생한 폐손상에 의한 이차성 기흉 ▲외상에 의한 외상성 기흉으로 나눌 수 있다.

일차성 기흉인 원발성 자연 기흉이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며, 키가 크고 마른 젊은 남성에게서 많이 발병한다.

급격한 신체의 성장과정에서 폐의 첨부, 즉 가장 위쪽 꼭대기 부근에 기포가 발생했다가 터지면서 발병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박준석 과장은 "폐기포의 파열 원인은 아직 밝혀진 것이 없으며,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심한 육체적 활동, 심리적 스트레스 등은 기흉의 발생과 연관성이 없다. 국내 다기관 연구에서는 흡연과 기흉의 발생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관찰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차성 기흉은 대표적으로 만성 폐쇄성 폐질환, 폐기종, 결핵, 폐렴 등과 같은 폐질환의 후유증으로 발생한 폐손상으로 발생하는 경우가 많으며, 그 외에 유전성 폐질환, 그리고 일부의 여성 질환이 원인이 되기도 한다.

외상성 기흉은 말 그대로 교통사고 등 흉부의 외상에 의해 폐가 물리적 손상을 입어 발생하는 기흉으로, 많은 경우에서 외상성 혈흉을 동반하며 대부분 시급한 치료를 요하는 중증외상에 동반되는 경우가 많은 응급질환이다.

기흉이 발생하면 환자는 일단 통증을 호소하게 되며, 기흉의 양이 많이 증가하게 되면 호흡곤란까지 유발한다.

흉통 혹은 흉부 불편감이 호흡곤란과 같이 동반된다면 다른 중증질환의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외래나 응급실로 내원해야 한다.

기흉은 우선적으로 가슴 X-ray 사진으로 진단하게 되며, 병변의 위치나 기저질환의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치료과정 중에 CT를 확인해야 한다.

소량의 기흉의 경우에는 경과를 관찰하거나, 산소치료를 통해 흡수를 촉진하는 방법을 사용하게 되지만, 중등도 이상의 기흉은 늑골 사이 공간을 통해 관을 넣어 공기를 빼주는 흉강삽관술이 필요하다.

박준석 과장은 "기흉의 양이 굉장히 많을 경우에는 발생한 쪽은 물론 심장과 반대측 폐까지 압박하는 응급상황, 즉 긴장성 기흉을 유발할 수 있으며, 초응급 치료를 요하는 중증질환이다. 젊은 층에서 발생하는 원발성 자연기흉 또한 종종 긴장성 기흉으로 진행할 수 있어 주의를 요한다"고 강조했다.

일차성 자연기흉의 경우 첫 번째 기흉이 생긴 후에 다시 재발할 확률이 거의 70%일 정도로 높으며, 양이 적은 초발 기흉은 환자가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재발을 거듭할수록 다음 재발의 확률도 높아지고 치료도 더 힘들어 질 수 있어 최근에는 중등도 이상의 기흉에서는 최소침습 흉강경 폐기포 절제수술을 첫 번째 치료방법으로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편이다.

박준석 과장은 "수술한 쪽 흉강에서 기흉이 다시 재발하는 확률은 1~2% 정도이며 대부분 보존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수술하지 않은 반대쪽에 기흉이 발생할 확률은 30%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어 정기적 경과 관찰이 필요하며, 증상 발생 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전했다.

이차성 기흉에서도 치료의 원칙은 같지만, 우선적으로 기저질환의 치료 혹은 조절이 선행되어야 하며, 그 후에 기흉의 양에 따른 흉관삽관술, 흉강경 폐쐐기절제수술, 혹은 고위험군 환자에서는 절제 없이 흉막유착술 등을 고려하게 된다.

고령인구에서는 흡연력이 있는 사람들의 비율이 높고 만성폐쇄성폐질환 등의 만성 폐질환 환자도 많은데, 이러한 질환에서 이차성적으로 발생하는 기흉은 치료가 쉽지 않고, 회복에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아 난치성 흉부질환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야야 한다.

따라서 기흉을 포함한 흉부/폐질환을 예방하는데 가장 우선되는 것은 전연령대에서 금연이다.

박준석 과장은 "금연이 가장 중요한 예방법이며, 공기가 좋은 곳에 거주하거나 좋은 음식을 먹는 것은 사실 큰 영향이 없다"며 "또한 규칙적인 유산소 운동은 기흉의 발생 혹은 재발을 예방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어 "흉부 질환은 흉통이라는 공통적인 증상을 우선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감별이 힘들다. 지속적이고 반복적인 흉통, 혹은 심한 흉통이 발생할 경우 반드시 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서남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박준석 과장

Copyright © 스포츠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