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20년간 10억 5000만의 동행…‘대한민국의 생활혁명’ 리드

2024. 3. 3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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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km/h 속도로 국민 생활과 내일을 싣고 달려…‘철도문화전’ 등 20주년 기념행사 다채
 
한국철도는 KTX 운행 20주년을 맞는 오는 4월 1일 누적이용객이 10억 5000만명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봤다.

[헤럴드경제= 이권형기자]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 2004년 4월 1일 첫 운행을 시작한 KTX의 누적 이용객이 개통 20년을 맞는 오는 4월 1일 기준 총 10억 5000만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 5000만 국민이 한 사람당 스무 번 이상 KTX를 탄 셈이다.

20년 전 대한민국에 속도혁명을 일으키며 등장한 KTX(Korea Train eXpress)는 교통뿐 아니라 경제와 사회 전반의 패러다임 전환을 주도하며 국민의 일상과 문화를 바꿨다.

우리나라 간선철도망의 최고속도를 기존의 시속 150km에서 300km로, 두 배 도약시키며 시간과 공간의 경계를 허물었다.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묶이고 이동과 만남은 한층 편해졌다.

여행지 선택폭이 넓어지고 빈도가 잦아지면서 지역 간 교류와 경제성장이 가속화됐다. 올림픽, 아세안 정상회의 등 국가 주요 행사의 듬직한 파트너이자 지역 균형발전의 일등공신 역할도 수행했다.

이제 ‘KTX’는 단순한 열차 이름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대표 브랜드이자 속도와 빠름의 대명사로서, 단순한 교통수단을 넘어 국민의 삶에 너무나 당연한, 공기와 같은 존재가 됐다.

코레일은 지난 2004년 경부선(서울~부산), 호남선(용산~목포)을 시작으로 2011년 전라선(용산~여수엑스포), 2017년 강릉선(서울~강릉), 2021년 중앙선(청량리~안동), 중부내륙선(부발~충주) 등을 차례로 개통하면서 KTX 운행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 말에는 중앙선을 서울역까지, 중부내륙선은 판교역까지 연장 운행하는 등 고속철도 수혜지역을 지속적으로 넓혀나가고 있다.

지난 2004년 개통 첫해 경부, 호남 2개 노선 20개역에만 다니던 KTX는 2024년 현재 전국 8개 노선의 69개역에서 이용할 수 있다.

하루 평균 운행횟수는 토요일 기준 369회로, 개통 초기 142회에 비해 세 배 가까이 늘었다.

KTX 운행지역 확대와 함께 국내 중장거리 이동은 고속철도 중심의 교통체계로 전환됐다. 지난 2019년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을 오가는 사람의 70%, 광주를 오가는 사람의 절반이 고속철도를 선택했다. 고속철도 역까지 1시간 이내에 접근가능한 지역도 개통 당시 37.5%에서 2021년 기준 75.1%로 크게 확대됐다.

KTX 개통 후 지역 간 여객수송에서 철도분담률이 대폭 증가하고, 중장거리 이동 시 국민의 교통수단 선택권도 확대됐다.

항공이 독점해온 서울-대구, 서울-부산 등 장거리 고급 교통수단의 역할은 철도로 완전히 대체됐다. 짧은 소요시간, 높은 도심 접근성,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수도권-대구 구간의 철도 수송분담률은 2003년 12%에 불과했지만, 2012년은 60%로 5배나 성장했고, 수도권-부산 구간 역시 38%에서 69%로 2배 가까이 늘어났다.

KTX는 지역 간 통행시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서울에서 아침을 먹고 KTX를 타면 부산(2시간 23분), 목포(2시간 27분), 강릉(1시간 49분), 안동(2시간 28분) 등 국내 어디든 점심식사 전에 도착할 수 있다. 거리와 시간적 부담의 해방은 대한민국 사회의 문화적 다양성을 증진시키고 지역 균형발전을 뒷받침했다.

KTX가 시속 300km의 최고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은 단 6분 5초로, 경부·호남·강릉선 등 6개 주요 구간을 기존 철도 대비 평균 50.7% (152분) 단축시키고 국민에게 더 많은 여가와 시간 가치를 제공했다. 이를 환산하면 1년에 약 2.6조원에 이른다.

지난 20년간 누적 KTX 이용객은 10억 5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하루 평균 이용객은 23만 명으로 개통 초기 7만 명보다 3배 이상 늘었다. 연간 이용객은 개통 첫 해 2000만 명에서 지난해 기준 84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8900만명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다.

하루 이용객이 가장 많은 역은 서울역(9만 7000명)으로, 지난 2004년 대비 약 2.2배 늘었다. 서울역은 경부선, 호남선, 중앙선 등 모두 7개 노선(경부·동해·경전·호남·전라·강릉·중앙선) 열차가 출발‧도착하는 역이다.

지난 2004년 이후 이용객 수가 가장 많이 늘어난 역은 광명역으로, 약 5.5배 증가한 3만 2000 명이 타고 내린다. 한편, 2010년 운영에 들어간 오송역은 하루평균 2418명에서 지난해 2만 3000명으로 약 9.5배나 증가했다.

KTX를 가장 많이 이용하는 구간은 서울↔부산으로 하루 평균 1만 8000명이 타고 내린다. 개통 초 7000명 남짓 탔던 서울↔대전 간은지난해 하루 평균 1만 3000명 넘게 이용하며 두 배 가까이 늘었다.

그동안 KTX가 달려온 누적 운행거리는 6억 4581만km에 달한다. 지구 둘레를 4만km로 환산할 경우 지구를 1만 6150바퀴 도는 것과 같다.

KTX를 이용한 승객의 누적 이동거리는 2634억km이다. 이는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인 1억 5000만km의 1760배에 해당한다.

46대로 출발한 KTX는 지난 2010년 운행을 시작한 KTX-산천 38대와2021년 KTX-이음 19대를 합쳐 총 103대이다. 또, 올 상반기에는 새로운 동력분산식 고속열차인 EMU-320을 운행할 예정이다.

국내최초의 고속열차 KTX는 프랑스의 고속열차 TGV를 우리나라 철도 환경에 맞게 개량한 것이다. 기존 TGV보다 1.5배 강력한 추진시스템을 갖췄고, 영하 25도의 추위에도 운행가능할 정도로 내한성도 크게 높였다. 총 46대 중 초기 12대는 프랑스에서 제작해 들여왔고, 13번째 차량부터 34대는 국내에서 제작, 시운전을 마치는 등 도입 초부터 향후 고속철 기술력 국산화를 고려해 제작했다.

최고영업속도는 305km/h로, 총 20칸(일반실 15칸, 특실 3칸, 운전실 2칸), 좌석수는 955석이다. 총 길이는 388m이고, 좌석에 승객이 모두 탔을 때의 중량이 841톤에 달하는 국내 최대의 대중교통수단이다. 앞뒤 운전실 하부에 동력장치가 설치된 동력집중식 열차로, 장거리운행에 적합하다.

지난 2008년 탄생한 한국형 고속열차 KTX-산천과 함께 대한민국은 일본, 프랑스, 독일에 이어 세계 네 번째 고속철도 기술 보유국이 됐다.

KTX-산천은 순수 국내기술로 설계‧제작된 동력집중식 열차이다. 최고영업속도는 KTX와 같은 305km/h로, 좌석수는 379석/410석 두 종류다.

총 10칸(일반실 7칸, 특실 1칸, 운전실 2칸)에 길이는 201m로, 두 대의 열차를 연결한(중련) 상태로 복합 운행할 수 있어 수요에 따라 탄력적으로 편성을 조정할 수 있다. 서울에서 두 대를 연결한 채 출발해서, 서원주역에서 분리해 한 대는 강릉으로, 한 대는 안동으로 가는 방식이 중련 복합운행이다. 반대로 목포와 여수엑스포에서 각각 출발한 두 대의 열차가 익산역에서 한 대로 연결돼 용산역으로 함께 운행하기도 한다.

지난 2021년 1월에는 100% 국내기술로 제작된 우리나라 최초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 KTX-이음이 운행에 들어갔다.

KTX-이음은 동력집중식인 KTX, KTX-산천과 달리 칸마다 동력과 제동장치가 분산 배치돼 최고속도에 도달하는 시간이 짧고 가‧감속이 자유롭다. 역간 거리가 외국보다 짧고 터널‧교량이 많은 한국의 철도 환경에 적합하다.

최고영업속도는 260km/h이고, 총 길이는 105.5m이다. 6칸(일반실 5칸, 우등실 1칸) 모두를 객차로 활용할 수 있으며, 좌석은 381석이다. KTX-산천과 같이 중련 복합운행이 가능하고, 승강장 높낮이에 따라 출입문 발판을 조정할 수 있어 편의성을 더욱 높였다.

개통을 앞둔 EMU-320은 최고영업속도 320km/h로 제작된 차세대 친환경 고속열차로, KTX 중 가장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올 상반기 2대를 시작으로 오는 2028년까지 순차적으로 총 19대의 EMU-320을 도입한다.

EMU-320은 1대당 8칸(일반실 7칸, 우등실 1칸)으로 구성한다. 좌석수는 총 515석으로, KTX-이음 대비 수송효율이 약 35% 더 높다. 두 대를 연결해 복합열차로 운행할 경우 좌석은 1030석으로 늘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사람을 싣고 달릴 수 있는 고속열차다.

동력분산식 열차로, KTX-이음이 가진 장점은 모두 갖고 있다. 내부 편의시설은 한층 개선됐다. 좌석 간격이 기존 KTX보다 넓고 좌석마다 별도의 창문이 있어 각자 원하는 전망을 즐길 수 있다.

KTX는 고객을 중심으로 하는 철도 서비스 혁신에 가속도를 붙였다. 코레일은 KTX 이용객 편의를 높이는 새로운 제도와 디지털 기반의 서비스 혁신에 힘쓰고 있다.

‘장거리 출퇴근族’을 겨냥한 ‘KTX N카드’와 ‘KTX자유석 셀프검표’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코레일은 KTX 단골 이용객을 위해 지난 2019년 KTX N카드를 출시했다. 평일에 매일 타는 사람에게 혜택이 큰 기존 정기승차권과 달리 휴일에 오가는 주말부부나 출장‧회의 참석차 자주 타는 직장인 등 필요할 때만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든 할인쿠폰 개념이다.

KTX N카드는 지금까지 96만 장 넘게 판매되는 등 선풍적 인기를 끌었고, 이에 힘입어 코레일은 ‘기업전용’, ‘2인용’, ‘다구간용’ 등 다양한 N카드를 차례로 출시하며 맞춤형 서비스에 힘쓰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출퇴근 시간 운영되는 KTX 자유석에서 승무원 대신 고객이 QR코드를 이용해 검표하고 편하게 쉴 수 있는 셀프 검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빈자리를 지정좌석처럼 이용할 수 있어 자유석 이용객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루 평균 1만여 명에 달하는 KTX 자유석 이용객 중 30%가 셀프검표를 한다고 가정하면 연간 74만 명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한편, KTX 개통은 서울 도심에서 1시간 내외로 도달할 수 있는 출퇴근 가능 지역을 대폭 확대했다. 개통 첫해 정기승차권 발매 매수는 46만 7000건으로 지난해 기준 439만 명과 비교하면 9배 이상 늘어났다. 지난해 정기승차권 이용객이 가장 많은 구간은 서울↔천안아산으로 전체의 17.1%를 차지하고, 다음은 서울↔오송 11.1%다. 수도권 확장과 공공기관 지방 이전 등 지역 균형발전을 뒷받침하는 간선 교통망으로서 KTX의 역할이 컸음을 알 수 있다.

KTX와 함께 성장하고 있는 코레일의 서비스 중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종합 모빌리티 앱으로 진화하고 있는 ‘코레일톡’이다.

지난 2010년 처음 선보인 코레일톡은 대한민국 교통분야를 대표하는 국민 앱의 반열에 올랐다. 지난해 기준 철도이용객 10명 중 9명이 코레일톡에서 승차권을 예약했다. KTX가 첫 등장한 2004년 역창구의 승차권 발권 비율이 85%였던 것과 정반대로 역전된 셈이다.

현재 코레일톡에서는 렌터카나 카셰어링 등 연계교통과 숙박 및 관광지 입장권 예약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철도역 주차장 사전정산과 채팅상담 서비스도 코레일톡에서 받을 수 있다.

코레일은 승차권 예매와 열차 시간 확인 등 기본 기능은 물론이고 코레일톡 앱 하나로 여행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으로서 ‘코레일형 MaaS(Mobility as a Service)’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4월 말 코레일톡을 전면 리뉴얼해 새로 선보일 예정이다. 길찾기 등 정보검색과 실시간 열차 위치 확인, 연계교통 및 짐배송 예약을 한번에 할 수 있게 된다. 지역 관광 등 연계 콘텐츠를 강화하고 VR시트맵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이용객 편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코레일은 KTX 개통 20년을 기념해 국민의 사랑에 보답하고자 다양한 문화행사 및 이벤트를 준비했다.

지난 2004년 4월 1일 개통한 KTX와 동갑내기인 2004년생을 대상으로 2024년 1~2월에 KTX를 가장 많이 탄 20명에게는 한달 무제한 KTX 특실 업그레이드 쿠폰을 제공하고, 무작위 추첨한 2024명에게도 동일 쿠폰을 1매 증정했다.

지난 22일 코레일 대전사옥에서 역사 커뮤니케이터 ‘큰별쌤’ 최태성이 진행하는 KTX 브랜드북 발간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KTX가 달려온 20년 역사와 달라진 대한민국의 모습, 숨겨진 스토리 위주로 진행됐으며 한국철도 유튜브(한국철도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어 옛 서울역사인 ‘문화역서울284’에서 지난 29일부터 4월 21일까지 철도문화전을 개최한다.

KTX 20주년 상징 조형물(디오라마)과 미디어 아트 및 설치예술 작품 등을 통해 철도문화를 소개한다. KTX 변천사, AR·VR 열차체험과 디지털 체험‧전시, 사진전 등을 관람할 수 있고 철도박물관 소장품도 전시한다.

또한 KTX를 이용한 경험이 없는 2024명의 교통약자,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4월 중 ‘생애 첫 KTX 해피트레인’ 기차여행을 진행한다.

4월 1일 전후로는 대전역(성심당과 함께하는 나눔행사), 울산역(KTX20주년 기념 음악회) 등 전국 34개 KTX 역에서 고객감사 이벤트를 시행한다.

지역별로 특성을 살려 유관기관(예술단체 등), 계열사 등과 협업해 고객감사인사, 기념품 증정, 이벤트 및 공연 등도 진행한다.

서울역과 대전역, 부산역에서는 KTX 20주년 인생네컷 포토부스 운영 및 인스타그램 인증샷 이벤트를 개최한다. 사진이나 20주년 기념 엠블럼이 포함된 인증샷을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면 참여 가능하다

kwonh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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