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일본 노인 주택…어떤 집에 살고 싶나요? [창+]

이소정 2024. 3. 31.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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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기획 창 '엄마의 마지막 집' 중에서]

<인터뷰> 스와 아츠코/ 마치다시청 ‘활기찬생활부’
고령자분들이 정든 자기 집에서 자립적으로 사실 수 있도록 살기 편하게 개조하는 비용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문턱을 없애고 손잡이를 달고 또 욕조나 변기를 안전하게 바꾸는 데 천만 원 정도 지원받을 수 있습니다.

<인터뷰> 스와 아츠코/ 마치다시청 ‘활기찬생활부’
시설에 들어가면 집에서 다양한 간병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보다 들어가는 돈이 훨씬 많아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에 시의 입장에서도, 또 노인들 입장에서도 부담을 덜고, 국가 전체의 의료비, 요양비도 억제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오츠키 도시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
사람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센서가 있어서 AI를 활용해 살아 있는지 죽었는지를 판단하고, 예를 들어 24시간 동안 아무 움직임이 없으면 신고를 하는 등 IT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런 기술 발전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거기에만 의지하는 것이 진정 그 사람의 ‘질 높은 삶( quality of life)인가. 다른 사람이 나에게 고마워하거나, 나를 의지하거나, ‘당신 덕분에 살았어요’라는 말을 하거나, 그러면 뇌 속 도파민이 확 올라가서, 정말로 혈색도 좋아지고, 15304 /공동체나 소통 속에서, 타자와 말을 주고받으면서 생활의 만족도가 올라가요.

이곳은 일본의 서비스제공 고령자 주택입니다.

<인터뷰> 입주 노인
‘오늘도 잘 지내요’라는 식으로 여기에 이름을 적어요. 그러면 ‘오가와 씨는 잘 지내시는군요’라는 걸 알 수 있잖아요?

여기서 생활하시는 분들은 70명입니다.
부부는 7쌍이고요. 평균 연령은 약 86세입니다.

민간 기업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운영하는 ‘서비스 제공 고령자 주택’입니다.

지은 지 50년 넘은 주공아파트를 노인들 살기 편리하게 리모델링했습니다.

<인터뷰> 입주 노인들
- 여기 유치원 어린 아이들이 날씨가 좋을 때에는 선생님이랑 같이 여기를, 귀여운 아이들이 지나가요 손을 흔들면서.
- 산책하면서 다 같이 손 흔들고.
- 강아지가 지나가기도 하고. 여기는 환경이 좋은 편이에요.
- 맞아요. 이렇게 작은 아이들이 다 같이 이렇게 손 흔들면서.
- 가까이에 장 볼 수 있는 마트도 있고, 역도 가깝고,
- 이 근처에 병원이 아주 많아. 큰 병원이 있어요. 작은 병원도 있고.
- 시립병원도 있고.
(기자: 식사는 어떠세요?)
- 정말 맛있어요. 다양한 재료로 요리해줘요.
- ‘안심할 수 있다, 직접 만든다’고 적혀 있는데, 정말로 제철 음식을 열심히 생각해서 만들어 주세요.
- 아이 키우면서 그동안 힘들게 전부 다 했으니까, 아이들이 ‘엄마, 이제는 안 해도 돼요’, ‘하고 싶은 대로 하세요’라고 해요.

<인터뷰> 미모토 요시에/유이마루 고령자 주택 매니
아무래도 낡았거든요. 새로 지은 주택만 못하지요. 정말 낡았지만 낡은 것을 넘어설 수 있는 게 저희의 따뜻한 (서비스)라고 생각해요.

이 단지의 한 가정을 방문했습니다.

<인터뷰>시모다 세이코/ 입주민
(기자: 따님과 함께 살 생각은 없으셨나요?)
딸이 싫다고 했어요. 그런데 저도 혼자서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고요 솔직히.
그래서 여기에 오라고 했을 때 엄청나게 거부감이 들었어요. 그런데 척추에 병이 생기니 풀을 뽑는다거나 움직이는 게 어려워져서...

위급 상황에 언제든 벨을 누르면, 곧바로 응답이 옵니다.

"이건 밤에 잘 때에도 이렇게. 여기까지 올 수 없을 때는 이걸 누르면 돼요.
화장실에도 있고, 욕실에도 있어요."

<INT> 무라카와 아야코/ 딸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혼자가 돼서 외롭고, 근처에 또래 친구들이 없어져서 외롭다고 말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집에서 같이 산다면 어머니는 항상 저를 신경써야 해요. 언제나 뭔가를 부탁해야만 하고요. 그러면 어머니는 행복하지 않을 것 같았고, 그게 고령자 주택을 찾은 가장 큰 이유였던 것 같아요.

딸은 여기서 어머니가 즐겁게 지내면서
요양시설로 가기까지의 시간을 최대한 늦췄으면 좋겠습니다.

<인터뷰> 시모다 세이코·무라카와 아야코/ 모녀
- 네가 “벌써부터 돌봄시설 같은 데 들어가면 엄마는 절대 만족 안 할 테니까 안 된다”고 했었어.
= 맞아. 스스로 할 수 있는 일들을 놓아버리면 안 된다는 말을 많이 했었네, 지금 돌아보니.
- 그랬지. 환경을 바꾸면 활력이 생길테니 환경을 바꾸라고 했지.

<인터뷰> 오츠키 도시오/ 도쿄대 건축학과 교수
좋은 고령자 주택은 예를 들어 지역 사람들이 모일 수 있는 장소를 건물 안에 만들어서 지역 사람들도 놀러 오고, 근처 주민들도 놀러 오고, 아이들이 학교 끝나고 집에 가는 길에 들르기도 하고. 그렇게 지역과 친숙해지는 기능을 갖추는 것이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길 건너는 대학 운동장. 노인 주택 두 동과 학생 기숙사, 일반인 주택이 한데 모여 있습니다.

선생님은 대학원 조교.
절반은 이웃 주민들입니다.

<인터뷰> 수업 참가 노인
- A,B,C의 C동.
(기자: C동에 살고 계시고. 어머님은 어디에서?)
= 저는 여기서 10분 정도 거리에 있는 아파트에 살아요. 걸어서 와요. 좋은 운동이에요. 여기 오면 좋은 친구가 생겨요. 많은 분들과 친구가 되었어요.

할머니 할아버지와 학생들이
같은 식당에서 밥 먹고, 함께 운동도 합니다.

<인터뷰> 시바자키 아스에/ 입주민
학생들이 2~3명, 때로는 5명 정도가 와서, 다들 왁자지껄 떠들면서 즐겁게 탁구를 쳤어요.
5843 즐거워요, 젊은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면. 단독주택에 살면, 양쪽 옆집에 있는 이웃들하고만 알고 지내잖아요? 그런데, 여기는 자립형 고령자 시설이라고 해서 자유로워요. 주택 매니저가 오비린 대학과 연결된 여러 가지 행사를 준비해줍니다. 만담연구회라고 아세요? 만담 같은 것, 그리고 교수님 한 분이 보치아라는 스포츠를 가르쳐 주셔서 즐겁게 하고 있어요.

<인터뷰>오타 아유리 /아르바이트생·오비린대학 심리학
1학년 가을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요, 기본적으로는 사무소의 사무 작업을 하거나, 입주자분들과 레크리에이션을 함께 하거나 합니다. 그리고, 입주자분이 곤란해하시는 게 있으면 방에 가서 도와드리고 있습니다. 제가 상상한 것으로는 고령자분들은 항상 방에만 있을 것 같았는데, 여기 입주자분들은 무척 활동적이고요, 뭔가 도와드렸을 때, ‘고맙다’라거나, ‘정말 큰 도움이 되었다’는 말을 들으면, /정말 안심된다고 해야 하나, 그게 생활의 일부가 되어 있기 때문에, (고향에 계신) 부모님도 여기서 아르바이트하길 잘했다고 이야기하십니다.

<인터뷰> 하가 히로시/오비린대학 전 교수·고령자주택 고문
학생들이 어떤 것을 배웠는지 조사한 적이 있어요. 학생들이 어떤 것을 배웠는지에 대해서인데요, 학생들은 지금까지 어르신들을 부정적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실제로 친하게 지내게 된 후에는 긍정적으로 바뀌었어요. 학생들 중에는 취직을 할 때, 여기에서 그런 방식으로 살았다는 것 때문에, 기업 측에서 관심을 가지면서 채용된 경우도 있습니다.

관련 방송 : 2024년 3월 26일 (화) 10시 KBS 1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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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정 기자 (sojeong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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