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늘봄 원하면 누구나 참여, 아이·엄마 만족해요"…시행 3주 삼영초

이유진 기자 2024. 3. 3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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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미술·독서·창의 계발 등 다양한 맞춤형 프로그램 진행
초1 86.2% 참여…학부모 "사교육비 부담 줄어 안심"
오석환 교육부 차관(왼쪽)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이 26일 오후 대구 북구 삼영초의 늘봄학교 책놀이 프로그램에 일일 강사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고 있다. (교육부 제공)

(대구=뉴스1) 이유진 기자 = "니하오 중국어로 말하고 간식 먹은 후 선생님들이랑 만들기 놀이 하고 주니어 잉글리시도 배울 수 있어서 좋아요."

26일 오후 1시 30분. 대구 북구 삼영초등학교의 2층 늘봄교실에선 이달부터 시행 중인 '늘봄학교'의 초1 대상 맞춤형 프로그램 미술 수업이 한창이었다.

원하는 초1 누구나 정규 수업시간 전후로 학교에서 돌봄과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는 늘봄학교가 이달 전국 2741개교에서 시행되고 있다. 2학기엔 모든 초등학교로 확대된다.

15명의 학생이 온돌이 설치된 교실에 짝지어 앉아 형형색색 그림을 색칠하며 '마음 디퓨저'를 만드는 미술 놀이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1학년 4반 권도율 군(8)은 "그림 그리는 게 재밌다"며 "다른 반 친구들과 함께 늘봄학교에서 재밌는 활동을 많이 할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담당 강사 김지현 씨는 "오후 1시 20분부터 3시까지 아이들의 수업을 담당하고 중간에 간식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구광역시 북구 삼영초에서 26일 오후 늘봄학교의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이날 진행된 미술놀이 '마음 디퓨저'를 만드는 데 열중하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또 다른 교실에선 영어놀이 담당 강사 김영아 씨가 "쌤, 클라라, 크리스탈. 룩앳미"라며 아이들을 집중시켰다.

이날 프로그램 주제는 '숫자'였다. 김 씨가 아이들에게 "하우 매니 토메이토스"라고 질문을 하면 아이들은 "스리"라고 외치며 화면 속 토마토의 개수를 맞히고 점수를 얻는 식의 놀이가 진행 중이었다.

영어놀이에 참여한 1학년 3반 심서연 양(8)은 "숫자 맞히는 게임이 재밌다. 어제는 바이올린하고 노래했다"며 "친구랑 짝꿍 하면서 사귀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번 학기 삼영초의 1학년 학생 94명 중 81명(86.2%)이 늘봄학교에 참여하고 있다. 맞춤형 프로그램이나 방과후수업 이후 오후 5시까지 학교에 남아 돌봄을 받는 학생도 73명이나 된다.

삼영초의 늘봄교실은 총 5곳, 늘봄인력은 행정업무 전담 기간제 교원 1명과 프로그램 담당 외부 강사 3명, 학생들 관리와 하교를 지원하는 자원봉사자 1명을 합쳐 총 5명이다.

독서, 종이접기, 음악, 미술, 창의 계발 등 다양한 양질의 프로그램을 아이들에게 제공하고 있어 학부모들의 만족도 상당히 큰 편이다.

중1, 초1‧3, 5살 네 자녀의 어머니인 이주희 씨(39)는 "둘째 아이가 초1이었을 때는 하교 시간이 빨라 매일 미술학원과 공부방 등 학원을 2~3개씩 보냈어야 했다"며 "늘봄학교 덕분에 사교육비 부담이 확 줄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학습과 놀이 활동을 통해 사회성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서 만족스럽다"고 전했다.

차를 타고 이동해야 하는 학원보다 학교에 있는 시간이 훨씬 학부모로서 안심이 된다는 설명이다.

대구광역시 북구 삼영초에서 26일 오후 늘봄학교의 맞춤형 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영어놀이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초등학생 남매를 키우고 있는 장민정 씨는 "워킹맘으로서 아이들을 믿고 맡길 수 있고 여러 프로그램이 운영돼서 좋다"며 "집이 학교랑 가까워서 안전하게 아이들이 오갈 수 있어서 많이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두 아이의 어머니인 안소향 씨는 "돌봄은 (선정에서) 떨어질지 걱정이 됐다면 늘봄학교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어서 아이도 저도 모두 만족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영초의 늘봄 전담 기간제 교원 정인선 씨는 "첫 시행이라 업무적 부담과 걱정이 됐지만 교실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며 "학부모들의 궁금점이 아직 많다. 늘봄학교의 홍보가 더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과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삼영초에서 진행된 늘봄학교 책놀이 프로그램에 일일 강사로 참여, 늘봄학교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해 힘쓰겠다고 했다.

오석환 차관은 "늘봄학교는 심각한 저출산 사회에서 꼭 성공시켜야 할 미래지향적 제도"며 "역량을 총동원해 아이들이 늘봄학교를 통해 마음껏 뛰놀고 배울 수 있도록 성장 발달 단계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강은희 교육감은 "시행 3주를 맞은 늘봄학교가 상당히 잘 안착하고 있다"며 2학기 전면시행을 앞두고 "교회와 성당 등 학교와 가까운 공공기관을 섭외하기 위해 협약하고 있다. 공간 확보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26일 대구광역시 북구 삼영초에 늘봄학교에 대한 여러 학부모의 의견이 담긴 문구들이 게시판에 붙어 있다. 2024.3.26/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rea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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