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선 관록' 이정현 VS '정통 민주당' 권향엽 격돌[4·10총선 D-10]

김석훈 기자 2024. 3. 31.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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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광양·구례·곡성을, '정권심판이냐, 지역개발이냐' 지지호소
민주당 텃밭 호남서 여·야 혈투 가열…선거판 분위기는 '냉랭'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제22대 총선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권향엽·국민의힘 이정현·진보당 유현주 후보가 유세차에 올라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30. kim@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어디 힘들어 살것소, 선거로 바꾼다고 해봐야 뭐가 그리 달라지것소?”

30일 전남 광양시 중동 홈플러스 사거리에서 제22대 총선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에 출마한 여·야 후보들이 인사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던 50대 시민은 푸념 섞인 말투 끝에 긴 한숨을 내쉬었다.

“선거가 시작됐지만, 후보들 주장이 당선 후 삶에 큰 변화를 줄 수 있을지 기대가 되지 않는다”며 고개를 저으면서도 눈길과 발길은 후보들을 향해 있었다.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는 기호 1번 더불어민주당 권향엽(56·전 대통령실 균형비서관·여), 기호 2번 국민의힘 이정현(전 새누리당 대표·65), 기호 7번 진보당 유현주 후보(53·광양시위원장·여)가 국회 입성을 놓고 경합을 벌이고 있다.

정권 심판, 검찰 독재 종식을 외치는 야권 후보들과 다시 한번 믿음을 달라며 지역경제·민생 회복을 자신하는 여권 후보의 대결로 전국적 관심이 쏠린 곳이다.

민주당의 텃밭인 호남지역에서도 유일하게 거대 양당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이 자존심을 건 치열한 전투가 예상된데다 민주당 사천 논란으로 선거 초장부터 이목이 집중됐다.

하지만 정작 첫 유세가 시작된 광양·구례에서의 유권자 반응은 차분하다 못해 냉랭한 분위기마저 감돌고 있다.

후보들은 선거운동이 본격화된 28일부터 광양제철소 앞 출퇴근길 인사와 중동 호반아파트 사거리 등 도심 집중유세를 펼치며 자신이 국회로 가야 할 당위성을 내세웠다.

후보들 가운데 첫 유세로 포문을 연 이정현 후보는 광양읍 인동사거리 유세차에 올라 “섬진강의 기적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다.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출마한 국민의힘 이정현 후보가 28일 오후 광양시 광양읍 인동로터리에서 첫 유세를 하고 있다. 2024.03.28. kim@newsis.com


봄비 속 유세 현장에서 이 후보는 흰색 헬멧과 비닐 비옷을 입고 “세계 최대 제철소가 있는 이곳 광양의 무너진 지역 경제를 부흥시킬 것”이라면서 순천과 곡성, 구례에서 모인 300여 명의 남녀 지지자를 향해 “광양만권을 천지개벽시킬 준비가 됐다”고 외쳤다.

유세차 앞에서 연신 손뼉을 치던 광양시민 김모(42·여)씨는 “이 후보의 첫 유세를 보기 위해 친구와 왔다”면서 “이 후보라면 그동안 일을 잘했고 앞으로도 잘할 것으로 생각해 지지한다”고 말했다.

김씨 친구도 “순천 국회의원 당시 많은 예산을 정부로부터 받아온 사실로 유명했다”며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는 이 후보의 말만 들어도 지역 경제가 살아나는 것 같다”고 호감을 표시했다.

같은 날 오후 퇴근 시간이 임박한 광양시 중마동 호반아파트 사거리에서는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권향엽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출정식을 하고 있었다.

[광양=뉴시스] 김석훈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권향엽 후보가 28일 오후 광양시 중마동 호반아파트 사거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4.03.28. kim@newsis.com


권 후보는 “4월 10일은 정권을 심판하는 날”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순천 해룡 주민, 광양시민, 곡성·구례군민이 힘을 모아 정권을 심판하자“고 주먹쥔 팔을 들어 보였다.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신정훈 전남도당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서동용·이충재 공동선대위원장이 유세차에 올라 "권 후보가 30년 이상을 당직생활로 굳은 살이 박힌 준비된 정치인"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권 후보는 “사과 1개 만원하는 경제, 해병대 순직 은폐 및 수사대상자 국외 도피, 입틀막 폭정 등은 국민이 결심만 하면 모든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로 잡을 수 있다”면서 “일하는 국회, 신뢰받는 의원이 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지자를 자처한 김 모(33·여)씨는 “광양에서 첫 여성 국회의원이 탄생해 정권 심판에 앞장서는 모습을 꼭 보고 싶다”면서 “제발 힘을 모아 지금까지의 정부 실정을 바로 잡고 물가, 외교, 민생문제가 해결될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거대 양당에 대한 쓴소리도 빠지지 않았다.

한 식당 주인은 ’섬진강의 기적을 일으키겠다‘는 이 후보에 대해 “그 말을 누가 믿겠냐”면서 “박근혜 대통령 시절 이정현 인데 윤 정권 아래서 먹힐 일 없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권 후보에 대해서도 “제철소와 섬진강 있는 광양과 지리산이 있는 구례·곡성을 제대로 알려면 몇 년은 더 살아야 한다”면서 “아무리 정권 심판의 바람이 불더라도 후보는 더 낮은 자세를 가져야 함이 중요하다”고 꼬집었다.

[광양=뉴시스] 제22대 총선 순천광양곡성구례을 선거구에 출마한 진보당 유현주 후보가 백성호 광양시의원과 함께 도로위 차량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사진=선거캠프 제공) 2024.03.30. photo@newiss.com *재판매 및 DB 금지

두 후보보다 광양에서 오래된 생활 정치인으로 알려진 유현주 후보는 광양제철로 연결되는 도로 위 차량을 향해 인사하면서 자신을 알렸다. 주변에는 피켓을 들고 유 후보와 함께 선 당원의 표정이 가열찼다.

유 후보는 “검찰 독재 탄핵을 넘어 개헌으로 대한민국 정치 발전에 기관차가 되겠다”면서 “인물을 보고 정권과 제대로 싸울 후보를 선택해 달라”고 호소했다.

선거 10일을 남겨둔 순천·광양·곡성·구례 을 선거구는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뒤 선거 열기가 점점 더 가열되는 모양새다.

구례에 사는 김모(60)씨는 “선거철이면 한쪽으로 쏠림현상이 일어나고 소위 바람도 거세게 분다지만, 이번 선거는 왠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는 것 같다”며 “다들 이미 마음 속에 담아두고 절대로 바꾸지 말자고 스스로 자물쇠를 채운 것 같이 보인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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