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문화·예술계로 뻗어간 AI… 저작권 우려도

이재현 기자 2024. 3. 31.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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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일상으로 파고든 AI]② 'AI 가수' 인기에 연기하는 로봇까지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이 일상에 침투하면서 'AI 기술'이라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키워드와 간단한 자료만으로도 AI콘텐츠를 빠르게 제작할 수 있게 되면서 누구나 쉽게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한다. 다양한 산업에서 AI를 활용하게 되면서 시장 선두 다툼을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최근 인공지능(AI)이 발전하면서 예술과 기술의 결합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글 쓰는 순서
①법률상담부터 타로점까지… 이색 AI 서비스는
②문화·예술계로 뻗어간 AI… 저작권 우려도
③AI 글로벌 춘추전국시대... 승자는



영화와 드라마 등 영상 산업에서 생성형 인공지능(AI)이 다양하게 활용되는 가운데 공연, 음악 등 문화계까지 AI 확산세가 빨라지고 있다. 예술과 기술의 결합이라는 색다른 시도에 많은 관심이 모이지만 아티스트 얼굴 및 목소리가 상업적으로 도용되는 등의 저작권 침해 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OTT·유튜브도 'AI 전성시대'


유튜브 내 'AI 커버' 게시물. /사진=유튜브 캡처
최근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유튜브 등 영상 플랫폼에서도 AI를 접목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살인자ㅇ난감'에는 배우 손석구의 어린 시절 사진으로 만든 AI 아역 배우가 등장해 화제가 됐다. 당초 아역 배우와 성인 배우의 높은 싱크로율에 관심이 모였지만 뒤늦게 AI로 제작된 딥페이크라는 사실이 알려졌다.

지난해 방영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드라마 '카지노'에서는 60대 배우 최민식이 극 중 차무식의 30대 시절을 직접 연기했다. 배우가 가발을 쓰고 연기한 뒤 30대에 출연한 영화 속 얼굴을 AI가 학습해 덧입히는 방식을 사용했다.

유튜브와 틱톡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AI 가수'라는 새로운 콘텐츠가 흥행하고 있다. 유명인의 목소리 데이터를 학습해 그대로 모방하는 AI를 활용해 만든 'AI 커버곡'이 인기다. 고인이 된 아티스트 목소리로 좋아하는 최신 노래를 듣는 등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가수와 노래를 조합해 색다른 느낌을 준다.

영국 록밴드 퀸의 프레디 머큐리가 부르는 아이유의 '내 손을 잡아', 고 김광석이 부르는 비비의 '밤양갱', 임재범 목소리로 재탄생한 뉴진스의 '하입보이' 모두 딥러닝 AI를 통해 만들어진 AI 커버 콘텐츠다. 가장 인기 있는 AI 커버곡으로 꼽힌 프레디 머큐리 버전의 '내 손을 잡아'는 게시 8개월여 만에 조회수 140만회를 넘기며 인기몰이하고 있다.

생성되는 콘텐츠만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분석업체 마켓닷어스는 세계 생성형 AI 음악시장 규모가 2022년 2억2900만달러(약 3000억원)에서 2032년엔 26억6000만달러(약 3조5000억원)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관련업계는 동의 없이 목소리를 추출하고 음원을 재가공하는 콘텐츠 특성상 저작권 침해를 우려한다. 현행법상 사람의 목소리 자체는 저작물로 규정되지 않아 저작권법의 보호는 받지 못하지만 인격표지영리권(퍼블리시티권)을 침해할 수 있다.

AI를 활용해 만든 텍스트와 영상 등 콘텐츠는 현재 법적 규제의 사각지대에 놓였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I-저작권 제도개선 워킹그룹을 구성해 AI 저작권 쟁점 대응에 나섰다. 저작권 학계 및 법조, 산업계 전문가로 구성된 워킹그룹은 오는 12월 논의 결과를 담은 종합대책 연구보고서를 내기로 했다.


무대서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로봇


로봇 지휘자 에버6 /사진=뉴스1
인간의 창의성과 감성이 중요시되던 문화·예술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클래식 공연과 연극 등 현장감이 중시되는 무대에서도 인간의 역할을 대체하는 로봇이 활동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최초로 로봇 지휘자가 이끄는 클래식 국립국악관현악단의 공연 '부재'가 무대에 올랐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에서 개발한 안드로이드 로봇 '에버 6'는 지휘자의 동작을 '모션 캡처'(몸에 센서를 달아 인체 움직임을 디지털로 옮기는 것)하고 지휘봉의 운동 속도 등을 기록해 로봇이 정확히 따라잡을 수 있도록 하는 기술 등을 적용했다.

앞서 세계무대에서는 2008년 일본 혼다사의 '아시모', 2017년 스위스의 협동로봇 '유미', 2018년 일본의 2세대 AI 휴머노이드 로봇 '알터2'와 2020년 '알터3' 등이 로봇 지휘자로 무대에 오른 바 있다.

AI 기술 기반 로봇은 연기로도 영역을 넓혔다. 국립극단은 극단 74년 역사상 최초로 로봇 배우가 등장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4월4일부터 국립극장에서 공연되는 동명 소설 원작의 연극 '천개의 파랑'에는 로봇 배우가 출연한다.

무대에 오르는 로봇 배우 '콜리'는 공연을 위해 특별 제작됐다. 145㎝의 아담한 키와 동명 원작 소설과 같은 브로콜리 색깔의 몸통을 지니고 있다. 얼굴은 LED로 제작해 눈의 밝기를 조절하고 말을 하는 것이 가능하며 원작 소설에 등장하는 콜리의 기능을 그대로 구현한다. 조명 장치를 제어할 때 사용하는 신호를 받아 자동으로 상반신과 팔, 손목, 목 관절 등을 움직이며 대사를 소화한다. 가슴에는 대사를 발화하는 스피커가 달려있다.

공연업계 관계자는 "최근엔 무대 공연의 기획 단계부터 영상화 작업까지 전 영역에서 AI가 활용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AI 기술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도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jhyu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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