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없는 벚꽃축제…속초시는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사과까지

[아이뉴스24 김효진 기자] 변덕스러운 날씨와 꽃샘추위 등으로 벚꽃 개화 소식이 늦어진 가운데 속초시가 '2024 영랑호 벚꽃축제'를 두 번 열기로 했다.

지난해 3월 26일 오전 진해군항제가 열린 경남 창원시 진해구 여좌천 일대에서 활짝 꽃망울을 터뜨린 벚꽃이 상춘객을 유혹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속초시는 최근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하늘을 이길 수가 없습니다"라며 "벚꽃이 안 핍니다. 그래서 영랑호 벚꽃축제 두 번 합니다"라고 전했다.

이에 이달 30, 31일 예정됐던 '2024 영랑호 벚꽃 축제'를 다음달 6, 7일 한 번 더 연다고 밝혔다.

벚꽃 만개가 예상되는 4월 6~7일에는 일부 포토존과 야간 조명 존 조성, 친환경 체험 및 버스킹 공연 등을 한 번 더 운영한다. 이번 주말 열리는 벚꽃축제에서는 벚꽃을 볼 수 없으나, 3월 춘설이 내려 눈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속초시는 기대했다.

[사진=속초시 인스타그램]

예상보다 벚꽃 개화가 늦어지면서 개최 지자체들은 애를 태우고 있다. 지난 22~26일 '2024 청춘, 금오천 벚꽃축제'를 개최한 구미시는 벚꽃이 만개할 것으로 기대되는 오는 31일까지 축제를 연장키로 했다.

지난해에는 3월 기온이 반세기 내 최고치를 기록, 부산과 대전 등에서 3월 20일경 관측 이래 가장 이르게 벚꽃이 펴 일부 지자체에서는 '벚꽃 진 뒤 벚꽃축제'가 벌어졌다.

이에 많은 지자체가 올해 벚꽃축제 일정을 앞당겼는데, 이상 고온 현상 이후 평년보다 심한 꽃샘추위와 자주 내린 봄비 탓에 개화가 예상보다 늦어져 난항에 빠졌다. 벚꽃은 10도 이상의 기온이 이어지고 일조량이 충분할 때 핀다.

한편 기상청 관측자료를 보면 벚나무 관측이 이뤄지는 20개 지점에서 모두 벚나무 발아는 이뤄졌다. 그러나 개화는 아직인 곳이 많다. 29일까지 벚나무가 개화했다고 기록된 곳은 제주·창원·부산·전주·여수·대구·광주·울산 등이다.

/김효진 기자(newhjnew@inews24.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