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노소 독서와 사랑에 빠지다... 책 읽는 즐거움 가득한 ‘용인특례시’ [인사이드 경기]

강한수 기자 2024. 3. 30.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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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대출 권수 602만건으로 도내 1위 기록
희망도서 바로대출제 등 전국 최초 시행
용인 수지도서관 자료실 내부 모습. 용인특례시 제공

 

“한국인은 책을 잘 읽지 않는다.”

이 명제는 용인특례시에서는 통하지 않는다. 용인은 자타 공인 ‘책 읽는 도시’다. 1993년 용인중앙도서관 개관을 시작으로 현재 19곳의 공공도서관과 143곳의 작은도서관, 10곳의 스마트도서관이 도시 곳곳에서 시민들과 호흡한다.

인구 110만명에 육박하는 거대 도시 용인은 원삼 반도체 클러스터와 이동·남사 국가산업단지, 기흥 플랫폼시티 조성 등 각종 대규모 개발 사업으로 대전환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구가 유입되고 경제가 활성화되며 도시가 팽창하는 만큼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인프라 역시 함께 달라져야 한다. 도시의 질적·양적 발전은 대규모 공사와 기업 유치 등 하드웨어로만 되는 게 아니라 시민 의식과 문화 소양 확장 등 소프트웨어의 성장 역시 동반돼야 한다는 점에서다.

기흥구 꿈꾸는북라이크작은도서관에서 아이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모습. 용인특례시 제공

이에 맞춰 시는 도서관의 정의를 재정립하고 있다. 시는 도서관을 단순히 책을 보는 시설이 아닌, 시민들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든 공간으로 가꿔간다.

30일 경기도 공공도서관 통계에 따르면 용인은 대출 권수 총 602만1천903권으로 도내 1위를 기록했다.

도내 단일 도서관 대출 건수 순위는 수지도서관이 90만권으로 1위였고 상현도서관(57만권) 6위, 죽전도서관(49만권) 11위, 동백도서관(46만권) 15위, 기흥도서관(46만권) 16위, 서농도서관(38만권) 25위, 성복도서관(37만권) 등 용인시 19개 공공도서관 중 12곳이 상위 50위 안에 들었다.

시는 도서관 이용자 수, 자료 구입비, 스마트 도서관 수 등에서도 도내 선두에 위치했다.

시 도서관사업소 도서관정책과 관계자는 “타 지자체와 다른 용인만의 비결은 바로 시민의 일상에 도서관을 스며들게 만든 점에서 찾을 수 있다”며 “용인의 도서관들은 어렵게 찾아가야 하는 곳이 아니고, 단순히 책을 읽거나 빌리는 곳을 넘어 시민친화적인 공간으로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용인특례시가 도내 6년 연속 도서 대출 권수 1위를 달성했다. 사진은 2023년 경기도내 지자체 공공도서관의 대출 권수 및 자료 구입비 통계 자료. 용인특례시 제공

■ 시민을 찾아 나서는 도서관

시민이 도서관을 찾아 가지 않고 도서관이 시민들을 찾아간다. 용인에선 시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도서관이 되고 책 읽는 곳이 된다.

시가 운영하고 추진하는 다양한 독서 진흥 정책 및 사업이 그 점을 뒷받침하고 있다.

보고 싶은 책을 인근 동네 서점에서 바로 대출할 수 있는 ‘희망도서 바로대출제’는 2015년 용인에서 전국 최초로 시작해 주목을 끌었다.

시민들은 매년 20여곳의 지역 서점에서 신간을 사는 대신 책을 빌려 보며 한결 편하게 독서를 즐길 수 있다. 반납된 도서는 도서관에서 구입해 시민의 독서 활동을 돕는 선순환 체제가 구축된다.

도서관에 갈 시간이 부족한 시민들은 곳곳에서 기다리는 스마트도서관을 이용하면 된다. 시청 1층 로비, 경전철 운동장·송담대역, 수인분당선 기흥역, 동천동·신봉동·원삼면행정복지센터 등 365일 무인 도서 대출 반납이 가능한 스마트도서관 10곳이 운영 중이다. 도서관 회원증만 있으면 1인당 3권씩 2주간 빌릴 수 있다.

이용하는 도서관에 원하는 도서가 없거나 대출 중인 경우 가까운 도서관에서 대출받을 수 있는 상호대차 서비스 역시 올해부터 개선됐다.

지난 1월부터 주 2회에서 주 5회로 확대 시행하고 있으며 서비스 대상도 기존 23개 공공도서관에다 8개 스마트도서관까지 추가하고 어린이 원서도 대여 가능하다.

또 각 아파트단지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143개 작은도서관에서도 언제든 책과 친해질 기회가 생긴다. 시는 올해 작은도서관의 아이 돌봄 사업 지원 확대, 프로그램비 및 간식비 등 예산 확충, 사서 지원 확대 등에도 힘쓰고 있다.

용인특례시청 1층 로비에 위치한 스마트도서관. 용인특례시 제공

■ 지자체의 의지와 지원으로 꽃피운 독서문화

도서관이 언제든지 시민 곁에 다가가기 위해선 지자체의 의지와 지원이 꼭 필요하다. 이에 시는 독서문화를 꽃피우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먼저 예산 편성부터 신경 썼다. 시의 연간 도서 구입 예산은 23억원으로 도내 지자체 가운데 도서 구입비를 가장 많이 지출하고 있다.

도서 구입에 따른 장서 보유량 확보뿐 아니라 지식정보 취약계층을 위한 장애인 대체자료, 다문화 해외 원서, 비대면 독서환경 조성을 위한 전자자료,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등 온라인 콘텐츠 역시 계속 확충해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고 있다.

물리적 체감이 되도록 도서관 확충에도 힘쓴다. 시는 현재 19개인 공공도서관을 2028년까지 24개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하반기엔 동천도서관 개관에 따라 20개 공공도서관·12개 스마트도서관 체제를 갖춘다.

2026년에는 신봉동과 보정동에 공공도서관이 한 곳씩 문을 연다. 연식이 오래된 중앙·구성도서관은 리모델링을 거쳐 개방형 복합지식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시 도서관정책과 관계자는 “시민들이 더욱 편안하게 도서관을 찾고 책과 더 가까워지도록 도서관 인프라를 지속해서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26년 건립될 용인 신봉동도서관 조감도. 용인특례시 제공

■ 다채로운 지원으로 빚어낸 ‘상생’ 연결망

시는 투입된 예산이 일회성 효과를 내는 데 그치지 않도록 연결망 구축에도 공들이고 있다.

먼저 시설과 연계한 인프라 활성화를 놓치지 않는다.

시는 지난 2011년 용인 4개 대학(경희대, 단국대, 용인대, 한국외국어대)과 ‘상호 도서관의 자료 및 정보의 공동 이용을 위한 협약’을 체결, 상호 도서관의 자료를 이용할 수 있게 만들어 시민들의 도서 접근성을 확대한 바 있다.

현재는 경희대, 단국대, 용인대와 관학협약을 통한 자료 대출, 정보 이용 등이 가능하며 한국외국어대 역시 각 분야 전문 교수진의 기흥도서관 인문학 특강을 통해 지역사회와 대학 간 협력 모델의 모범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상생을 위한 지원도 뒤따른다. 초·중·고교 찾아가는 서비스, 작은도서관 활성화를 위한 실비 지원, 틈새 돌봄 프로그램 운영, 서점 활성화를 위한 온라인 강연회 ‘동네책방 랜선나들이’, 용인시산업진흥원과의 메이커 프로그램 협력, 지역아동센터와 교육지원 협력 등 다양한 지원을 통한 관계망이 정착돼 있다.

이 같은 노력의 성과는 가시적인 지표로 나타났다. 지난해 관내 도서관 이용자 수는 646만명으로 이용률이 전년 대비 10%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상일 시장은 “시대가 요구하는 다양한 변화 흐름에 맞춰 서비스를 앞서 분석하고 개발하면서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도서관이 지역의 교육, 문화 발전의 중심 역할을 하고 시민들이 여가와 지식정보, 커뮤니티를 동시에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강한수 기자 hskang@kyeonggi.com
송상호 기자 ssh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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