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외국인지원센터, 소수 언어 통번역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김샛별 기자 2024. 3. 30.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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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채용 자격 기준 미달
병원 진료 등 생활 큰 불편
센터 “올 하반기 인력풀 구성”
이미지투데이

 

#1. 인천에 사는 미얀마 국적 노동자 A씨는 최근 간단한 폭행 사건에 휘말렸지만 사건 처리에만 1개월이 넘게 걸렸다. 통역사를 찾지 못해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에 요청했지만 센터에도 미얀마 통역사가 없었기 때문이다. 수소문 끝에 국내 미얀마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통역사를 찾았고, A씨는 겨우 문제를 해결했다. A씨는 “사소한 오해로 경찰서까지 불려갔는데, 통역사가 없어 오랜 시간 기다리다 가까스로 문제를 해결했다”고 토로했다.

인천에서 소수 언어 통·번역 수요가 늘고 있지만 자격 요건 등 높은 문턱 때문에 통·번역사 구하기가 어려워 외국인들이 일상 생활에서 겪는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2022년 기준 태국 7천865명, 미얀마 3천333명, 캄보디아 1천164명, 네팔 1천278명 등 소수 외국인들이 인천에 거주하고 있다.

2021년 각각 7천650명, 2천453명, 1천42명, 1천177명과 비교해 증가세를 보인다.

인천외국인종합지원센터는 전화 상담을 비롯해 병원 진료, 비자 연장, 임금 문제 등 일상생활에서 외국인들이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미리 채용한 통·번역사를 지원한다.

하지만 지원 언어는 중국어, 러시아어, 베트남어, 일본어, 영어에 그친다.

통·번역사 채용 자격 기준이 외국인 대상 한국어 시험인 토픽(TOPIK) 5급 이상, 귀화 외국인일 경우 자국 중학교 이상 학력과 한국 대학 학력 등으로 비교적 높아 통·번역사를 구하기 어려워서다.

자격 요건은 높은데 소수 언어인 경우에는 기준을 충족하는 사람이 워낙 적다는 점이 문제다.

통역사 B씨는 “병원진료, 수사기관 출석, 부동산 계약 등은 높은 스펙이 필요 없다”며 “소수 언어의 경우 사람 수가 적으니, 높은 기준 적용 보다는 교육 등을 통해 인력을 양성하는 등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센터 관계자는 “소수 언어 통·번역사가 부족하다는 것은 공감한다”며 “다만 자격 요건을 낮추거나 없애면 신뢰도, 공신력이 떨어진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올해 하반기 중으로 소수 언어 통·번역 요청이 오면 바로 지원할 수 있도록 인력 풀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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