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창 김영임 “데뷔 50주년, 우리 소리 지킨 예술인이라는 긍지 있어” (인터뷰①) [단독]

지민경 2024. 3. 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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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지민경 기자] 경기 명창 김영임이 데뷔 50주년을 맞이해 자신의 대표 브랜드 공연인 '김영임의 소리 효 대공연’으로 돌아온다. 어느덧 27년째를 맞이한 ‘효 대공연’은 기존의 국악팬들은 물론 젊은 세대까지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업그레이드된 퍼포먼스와 기획을 예고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영임은 최근 연습실에서 OSEN과 만나 국악뮤지컬 ‘김영임의 소리 효 대공연’ 전국투어 개최를 앞둔 소감과 함께 공연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대중에게 가장 잘 알려진 국악인 중 한 명인 김영임 명창은 지난 1974년 앨범 ‘회심곡’으로 데뷔해 지난 50년 동안 국악 외길 인생을 걸어오며 경기 민요를 비롯한 국악의 대중화를 위해 힘써왔다.

지난해 데뷔 50주년을 맞은 김영임은 소회를 묻자 “세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고 예술은 해도 끝이 없지만 이제는 소리의 어떤 맛이랄까 이런 것들을 이제야 조금 알 수 있지 않나 싶다”며 “20대에 시작을 했고 워낙에 좋아서 시작을 했던 것이기 때문에 후회를 한다거나 이런 건 전혀 없고 내가 이런 걸 너무 많이 놓쳤구나 싶은 것은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전통의 소리라고 하면 사람들이 그 틀 안에 항상 갖춰져 있는 그런 걸로 생각을 하고 소리를 하는 사람들도 되도록 전통을 건드리지 않고 그대로 우리의 것을 살려서 전승해오고 있지 않나. 하지만 전통 소리도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하는 예술이기 때문에 그동안 나름대로 대중화를 위해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음에도 조금 더 전 세계에 우리 것을 알리는 데 힘써야 되지 않았나 싶은 아쉬움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김영임의 소리 효 대공연’은 경기명창 김영임이 국내 최초로 선보인 국악뮤지컬로, 국악뮤지컬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해 30년 가까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오는 4월 27일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시작되는 전국투어는 대구, 부산, 인천, 광주, 고양, 여수, 이천 등 총 10개의 도시에서 공연을 진행하며 관객과 호흡할 전망이다. 

이번 ‘효 공연’은 팬데믹 이후 5년 만에 다시 개최되는 만큼 의미가 남다르다. 김영임은 “5년이라는 세월 속에 많은 것들이 또 변했다. 국악에는 사실 유행이 없지만 요즘 흐름을 전혀 무시하고 전통만 찾기에는 5년 동안 예술도 많은 것이 변했다.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무대도 새롭게 단장하고 젊은 계층에서부터 연세 많은 사람들까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그런 무대로 거듭나려고 많이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김영임은 '효'를 주제로 한 우리나라 전통 국악들이 융합된 종합공연을 펼쳤다. 특히 이번 공연은 아들이자 공연기획자로 활동 중인 최우성 대표가 연출과 기획을 직접 맡아 한층 다채롭고 신선한 레퍼토리를 준비했다.

최 대표는 이번 공연에 대해 “예전 공연에서는 민요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기 위해 극을 중간중간에 배치해 이야기적으로 구성했다. 아무래도 요즘에는 나이와 상관 없이 숏폼 영상을 보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번 공연에서는 순간순간의 집중도를 높여서 슬픈 부분은 슬프게 재미있는 부분은 재미있게 강조하는 쇼적인 콘서트를 기획했다”며 “요즘 정서적으로 사람들이 힘들다 보니 신파극보다는 재미있게 즐기고 나올 수 있는 공연으로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많은 관객분들이 선생님께 가장 듣고 싶어 하시는 ‘회심곡’도 스토리에 신경써서 뮤지컬적인 연출을 더했다. 또 최근 영화 ‘파묘’의 흥행으로 굿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김영임 선생님의 대표 퍼포먼스 중 하나가 굿인데 예전에는 안 좋게 보는 시선도 있었지만 이제는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굿 퍼포먼스도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새롭게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전했다.

또 김영임의 공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의상이다. 김영임은 자신의 공연을 위해 헤어스타일은 물론 한복 의상의 옷감부터 장식까지 하나 하나 직접 골라 제작한다.

그는 “소리 장르가 같은 민요라고 할지라도 저는 의상을 다 다르게 입는다. 그래야 보는 사람들들이 아 이 노래에선 이런 옷을 입고 나오는구나 깜짝 놀래는 거다. 관객들 눈에 즐거움도 주고. 그래서 제가 직접 동대문 시장에 뛰어다니고  장신구들도 제가 직접 다니면서 손수 구한다. 우리나라 오방색이 너무 멋있고 예쁘다. 저는 우리나라의 면, 명주, 삼베, 양단으로 옷을 디자인한다. 30년 이상 매년 30회 이상의 공연을 해왔는데 이렇게 할 수 있는 바탕에는 이런 성의가 있었기 때문에 할 수 있다라는 것을 제가 자부하고 싶다”라고 밝혔다.

하나의 공연을 홀로 이끌어 간다는 것이 체력적으로도 쉽지 않을 터. 비결을 묻자 그는 “동료들도 어떻게 그렇게 할 수 있냐고 깜짝 놀라는데 정신력인 것 같다. 항상 제가 학생들을 지도할 때 ‘너희들이 무대에서 1시간의 분량을 할 때 10시간의 에너지를 가져야 된다. 그래야 1시간을 넉넉히 하는 거다’라고 귀가 닳도록 얘기한다. 결국 연습인거다. 그리고 평소에 운동하는 시간을 꼭 가진다. 저녁 늦게 끝나도 꼭 운동을 한다. 한강도 막 두 시간씩 걷고. 가장 중요한 건 사실 마음을 비워야 된다. 그래야 좋은 아이디어도 떠오른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임은 “제가 예전에는 내가 그냥 우리 소리 하는 사람이지 그렇게 대단하다는 생각을 못했다. 그랬는데 쭉 지나오면서 보니까 내가 엄청난 일을 해오고 있는 거구나, 취미로 끝나는 게 아니고 경기 소리를 대중화 시킨 사람 중 하나고 우리 소리를 지켜온 큰 예술인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가져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람 같으면 요즘은 트로트가 대세니까 안했을지도 모른다. 저는 내 걸로 또 한 번 승부를 걸어보자 하고 있다. 여기 저기 트로트이지만 그 사이에 김영임의 공연이 걸려 있으니 사람들이 ‘아 맞아 우리 국악 구경 가야지’ 이런 마음을 갖게 하는 거지 않나. 그래서 김영임이라는 사람이 그냥 딱 뚫고 지나가서 뭔가를 한 번 보여주겠다 그런 자신이 있다. 열심히 준비를 하고 있으니까 이번 공연에도 많은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mk3244@osen.co.kr

[사진] 고하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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