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교 인근 성인 페스티벌, 기가 찰 노릇”…수원시, 행정대집행 예고

최혜승 기자 2024. 3. 30. 11:0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행사 포스터. /한국성인콘텐츠협회

수원시가 다음달 관내에서 성인 페스티벌을 강행할 시 행정대집행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재준 수원시장은 지난 29일 ‘성인 페스티벌 개최 반대 대책회의에서 “행사 저지를 위해 행정대집행을 포함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행사 장소인 수원 메쎄에 행사 대관 취소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다며 “적절한 회신이 없으면 관련 법령에 따라 강력한 후속 조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

행정대집행이란 특정 시설이나 개인이 법적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경우, 관할 행정기관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명령을 집행하도록 하는 제도다. 명령에는 철거 등이 포함된다. 시는 행정대집행에 대한 법률 검토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시는 여성가족부 등에 이번 성인페스티벌의 법률위반 여부를 질의했다. 여가부 측은 행사장 내에서 성인용품 등 청소년유해물건을 판매, 대여, 이용할 경우 청소년 출입·고용 금지업소에 해당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이 시장은 성인페스티벌에 대해 “패션쇼·체험이란 명목으로 여성 신체를 놀잇감 삼는 행사이고 입장료를 빙자해 왜곡된 성문화를 사고파는 자리”라며 “초등학교 코앞에서 성인물 배우들을 모아 성을 상품화하는 대규모 박람회라니 기가 찰 노릇”이라고 했다.

이어 “행정소송으로 법정 공방이 벌어질 수 있고, 소요되는 금액도 만만치 않을 것이지만 아이들을 보호하고 잘못된 성문화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면 마다하지 않겠다”며 “해당 행사와 관련한 미비한 법률에 대해선 개정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지난 12일 40여개 여성·시민단체로 구성된 수원여성단체네트워크·수원시민사회단체협의회가 수원역 문화광장 앞에서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K-XF)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뉴스1

논란이 된 행사는 한 성인 콘텐츠 관련 업체가 주최하는 ‘2024 KXF The Fashion 성인 페스티벌’(이하 KXF)이다. 다음달 20~21일 수원 권선구 서둔동 수원메쎄 2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이 행사는 성인 인증을 한 입장객이 입장료를 내고 참여할 수 있다. 성인용품업체 체험부스가 마련돼 있고, 일본 AV배우 팬 사인회, 란제리 패션쇼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작년 광명시에 이어 두번째로 열리는 행사다.

올해는 행사장 인근에 서평초등학교가 있어 문제가 됐다. 수원메쎄와 서평초 두 곳의 지도상 직선거리는 100m가 채 되지 않는다. 이에 학부모와 시민단체들은 행사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국민동의청원 홈페이지에 ‘서평초등학교 50m 거리에서 열리는 성매매 엑스포 행사 중단 요청에 관한 청원’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되기도 했다. 이 청원은 30일 오전 10시 현재 22만422명의 동의를 얻었다. 오는 4월 20일까지 5만명이 동의하면 국회 소관위원회에 회부된다.

다만 주최 측은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만큼, 행사를 정상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