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볼티모어 다리가 무너졌다

[원샷 국제뉴스]

어느덧 3월의 마지막 토요일입니다. 이번 주는 더웠다가 추웠다가, 변화무쌍한 날씨가 이어지는 날들이었습니다. 따스한 날엔 한없이 마음이 풀어지다가도 우중충한 날엔 심신이 움츠러드는 걸 보며 자연 앞에 인간은 한낱 미물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느낍니다. 봄의 불청객인 황사나 춘곤증, 계절성 우울증이 찾아오더라도 무사히 버텨내시길 바라며 이번 레터를 보냅니다.

이번 주도 지구촌에서 벌어진 각종 사건·사고를 일곱 꼭지로 정리했습니다. 조선일보 국제부의 ‘원샷 국제뉴스’입니다.

◇러시아 모스크바 대형 공연장 테러

22일 무차별 총기 난사 및 방화 사건이 발생한 러시아 모스크바 외곽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앞에 한 추모객이 꽃을 들고 서 있다./EPA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5선이 확정된 지 나흘 만인 지난 22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상업지구에 위치한 대형 공연장에서 록 콘서트 관람을 위해 모인 군중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총격 및 방화 테러가 벌어졌습니다. 이 사건으로 최소 143명이 숨지고 140여 명이 부상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무장 단체 IS(이슬람 국가)의 아프가니스탄 지역 과격 분파인 ‘이슬람 국가 호라산(ISIS-K)’의 소행인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ISIS-K가 테러 직후 배후를 자처했으며, 테러 주요 용의자 네 명도 금방 잡혔기 때문입니다. 당초 우크라이나 배후설을 주장하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이번 사건에 대해 “이슬람 극단주의자의 소행”이라고 끝내 인정했습니다.

이번 테러는 2004년 이후 러시아에서 벌어진 최악의 테러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사건의 전말과 용의자들의 정체, 러시아와 이슬람 간 관계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기사를 통해 확인해보실 수 있습니다.

☞푸틴 5선 직후 ‘모스크바 테러’

☞푸틴 “공연장 테러, 이슬람 극단주의자 소행…우크라 정권에 이익”

☞[깨알지식] “모스크바 테러, 극단 이슬람 소행”… 그런데 용의자는 왜 다 타지키스탄 출신?

☞IS, ISIS, ISIL, ISIS-K… 도대체 뭐가 다르지

◇英 왕세자빈, 암 판정 사실 밝혔다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암 투병 사실을 밝히는 모습./엑스

한동안 케이트 미들턴 영국 왕세자빈에 대한 루머가 끊이질 않았죠. 왕세자빈의 신변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커지자, 결국 그가 직접 암 판정을 받은 사실을 공개했습니다.

미들턴은 22일 X(옛 트위터)와 인스타그램 공식 계정에 올린 2분 20초 분량의 동영상에서 “지난 1월 큰 복부 수술을 성공적으로 받았다. 당시는 암이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수술 후 검사에서 암이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미들턴은 자신이 정확히 어떤 암에 걸렸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

미들턴은 지난 1월 중순 런던의 한 병원에서 복부 수술을 받았다고 밝힌 이후 이후 두 달 넘게 공개 행보를 삼갔습니다. 미들턴이 자취를 감추자 소셜미디어에서 왕세자빈의 위중설과 함께 윌리엄 왕세자와 왕세자빈 부부의 불화설 등 온갖 억측이 쏟아졌습니다.

찰스 3세 국왕에 이어 왕세자빈까지 암에 걸리면서 영국 왕실은 ‘건강 적신호’가 켜진 셈이 됐습니다.

☞시아버지 이어 며느리까지…미들턴 영국 왕세자빈도 ‘암’ 판정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피터 겔브 총감독 인터뷰

피터 겔브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단 단장이 뉴욕 링컨센터 오페라 공연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메트

“정치가 위대한 예술을 파괴하거나 검열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다른 나라를 침공해 수많은 사람을 죽이기로 한 자를 예술가가 지지한다면 그건 용납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메트) 피터 겔브 총감독이 윤주헌 뉴욕 특파원에게 한 말입니다. 1883년 개관한 메트는 세계 최고 수준의 오페라하우스입니다. 하지만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스타 소프라노이자 푸틴과 친분이 있는 안나 네트렙코를 모든 무대에서 하차시키는 결정을 하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는데요. 이같은 논란에 대해 겔브 총감독이 자신의 신념을 밝힌 것입니다.

겔브는 한때 ‘돈 많은 어르신들의 취미 생활’로 여겼던 오페라를 젊고 역동적인, 살아 있는 장르로 되살렸다는 평가를 받는 인물입니다. 폐쇄적인 클래식계 밖의 인사들에게 감독이나 창작을 맡겼고 드레스 입고 우아하게 극장을 찾아가서 보아야 한다고 여겼던 오페라를 온라인이나 극장에서 중계하는 등 일반 대중에게 오페라를 과감하게 개방했기 때문입니다.

메트 개관과 함께 창단한 메트 오케스트라는 오는 6월 처음으로 내한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메트와 겔브 감독의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의 기사에서 확인해보세요.

☞“우리는 푸시킨 아닌 푸틴에 반대… 정치가 예술의 선 넘어선 안 돼”

☞‘데드 맨 워킹’ ‘디 아워스’도 오페라로

◇'무정부 상태’ 아이티, 일촉즉발

여러분은 카리브해 섬나라 아이티에 대해 들어보신 적이 있을까요? 아마 2010년 아이티 대지진으로 처음 이 나라를 접한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이런 아이티가 최근 몇 년간 혼란 정국에 빠져있습니다. 2021년 7월 조브넬 모이즈 대통령이 집에서 괴한에게 피살된 뒤 3년 가까이 이어진 정치 혼란에, 조폭 두목의 협박으로 총리가 쫓겨나는 상황까지 벌어진 겁니다.

지난 12일 사의를 밝힌 아리엘 앙리 총리를 몰아낸 이는 아이티 최대 폭력 조직 ‘G9′의 두목 지미 바비큐 셰리지에입니다. 셰리지에를 필두로한 아이티 조폭들은 교도소를 습격해 죄수들을 탈옥시키고, 총격전을 벌이며 무고한 시민들의 목숨을 빼앗고 있습니다.

현실의 디스토피아가 된 아이티는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요?

☞갱단에 넘어간 ‘흑인 공화국 1호’… 조폭 두목이 대통령으로?

◇美 볼티모어 다리가 무너졌다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에 26일 새벽 화물 컨테이너선이 충돌해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다./AP 연합뉴스

26일 새벽 미국 동부 메릴랜드주(州) 볼티모어 퍼탭스코강을 가로지르는 ‘프랜시스 스콧 키’ 다리의 교각에 화물 컨테이너선이 충돌해 교각과 다리 본체가 무너졌습니다.

사고 직후 볼티모어 소방서와 해안 경비대는 헬기와 구조선 등을 현장에 급파해 실종·수색 작업을 벌였습니다. 이번 사고로 현재까지 2명이 사망하고 4명이 실종된 상태입니다.

다리 상부는 양방향 총 4차로의 고속도로로, 매일 주야간 3만5000대의 차가 오갔다고 합니다. 충격적인 사고에 “다리에 대한 구조 보강 조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다만 충돌 당시 선박은 빠른 판단으로 즉각 조난신호를 발신한 점, 경찰이 불과 90초의 짧은 대처 시간에 다리 입구에서 차량 진입을 차단해 큰 참사를 막은 점이 조명을 받고 있는데요. 이날 공개된 수상 보안 카메라 영상에는 어둠 속 선박이 교각과 충돌하기 불과 30초 전까지는 다리 위로 여러 대의 차량 불빛이 빠르게 오가다가, 충돌 직전에야 다리가 비워지는 긴박한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美 볼티모어서 다리 붕괴…선박 충돌 뒤 다수 차량 추락

☞“생명선과 같은 다리인데…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

☞선박서 “메이데이”→ 다리 통제… 인명 대참사 막은 ‘기적의 90초’

☞“메이데이! 메이데이!” 대체 무슨 뜻?

◇UN 대북제재위 패널 임기 연장, 15년 만에 불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모습./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대북 제재가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역할을 하는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의 임기 연장이 15년 만에 불발됐습니다.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반대표를 던졌기 때문인데요. 안보리 결의는 상임이사 5국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합니다.

유엔 한국 대표부에 따르면 러시아는 공식 회의 전부터 안보리에 ‘결의안에 명시한 대북 제재에 일몰 조항을 추가하자’는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러시아의 태도를 두고 유엔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해 북한과 무기 거래를 하고 있는 러시아가 다른 국가들이 받아들이지 못할 조건을 제시하는 방법으로 ‘반대표’를 던질 명분을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전문가 패널이 종료되면서 대북 제재에 구멍이 뚫릴 것이란 우려가 나옵니다.

☞러 반대로... ‘대북제재 감시’ 유엔 전문가 패널 15년 만에 첫 연장 무산

☞한국 “범죄 저지르는데 CCTV 파손”... 러시아 강력 비판

◇일본서 퍼지는 ‘붉은 누룩’ 파문

고바야시제약의 붉은 누룩 함유 제품./니혼게이자이

일본에서 ‘홍국(붉은 누룩)’ 원료가 함유된 콜레스테롤 건강보조제를 섭취한 뒤 사망한 사람이 5명으로 늘어나면서 공포감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일본의 대형 제약사인 고바야시제약은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홍국’ 원료가 포함된 자사 제품을 섭취하고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5명으로 늘었고 밝혔습니다. 제약사가 지난 22일 이 제품에 문제가 있다며 리콜을 발표한 지 일주일만에 사망자가 5명이나 확인된 것인데요. 문제가 된 제품은 2021년 발매 후 약 110만 개 이상 팔린 인기 제품 ‘홍국 콜레스테 헬프’를 포함한 건강보조제로, 피해자들은 모두 2~3년 이상 장기간에 걸쳐 이 제품을 섭취했고 신장 이상을 호소해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본 후생노동성은 아직 붉은 누룩의 어떤 성분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특정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피해 규모가 늘어나자 일본 정부와 오사카시는 원인 규명과 함께 해당 원료가 포함된 제품이 어떤 형태로 일본 국내외 어디까지 유통됐는지 경로 파악에 나섰습니다. 한국 국민도 해외직구나 일본 여행에서 관련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일본 공포의 건강식품 ‘붉은 누룩’…5명 목숨 앗아갔다

이번주 저희가 준비한 원샷 국제뉴스는 여기까지 입니다. 저희는 다음주 토요일 4월 6일에 돌아오겠습니다. 즐거운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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