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영월 장릉 가마우지

이수영 2024. 3. 30. 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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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해안이나 호수에서 활동하는 조류인 가마우지는, 과거 제주도 등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철새였다.

우리나라에선 이 가마우지가 유해 조수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영월군은 가마우지 떼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장릉저수지와 인근 안산에 대기 측정용 드론을 띄워 쫓았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2명의 총포수로 가마우지 포획을 진행하는 한편, 1마리당 2만원의 포상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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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월 장릉마을 저수지에 가마우지가 떼를지어 먹이활동을 하고 있다. 강원도민일보 자료사진

주로 해안이나 호수에서 활동하는 조류인 가마우지는, 과거 제주도 등지에서만 볼 수 있었던 철새였다. 지금은 기후 변화의 영향으로 텃새화해 전국에 분포한다. 큰 가마우지는 몸길이가 70~90cm에 이르고, 물고기 사냥에 뛰어난 능력을 보인다. 물속으로 잠수해 물갈퀴가 달린 발로 힘차게 헤엄을 쳐 잡는다. 목구멍이 유연해 커다란 물고기도 여유롭게 삼킬 수 있다. 중국 소수민족이나 일본에서는 이 새로 물고기를 잡는다. 특히 일본에서는 밤에 강에 배를 띄우고 불을 밝혀 고기 잡는 모습을 구경하는 것이, 귀족들의 큰 놀이였다고 전해진다. 지금은 교토의 여름철 대표 관광 상품이다. 사람들은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도록, 목을 묶어 고기를 빼앗는다. 경제학에서는 가마우지로 물고기 잡는 기술에 비유해, ‘가마우지 경제’라는 표현을 쓰기도 한다. 조립만 가능한 제품 가공 국가가 원자재와 부품을 조달하는 국가에 무역 이익을 상당 부분 뺏기는 상황을 일컫는다.

우리나라에선 이 가마우지가 유해 조수라는 오명을 면치 못하고 있다. 먹성이 좋아 내수면 생태계를 교란하거나, 배설물로 주변 수목이 고사시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춘천 의암호와 평창 송어 양식장도 피해를 보고 있다. 도내에는 약 1만2050마리의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엔 조선 6대 임금 단종의 능(陵)이 있는 영월읍 장릉 일대가 가마우지 떼로 몸살을 앓는다는 소식이다. 200여 마리가 아침과 저녁 시간대에 저수지에서 매일 1마리당 최대 1.5㎏의 먹이활동을 해 붕어와 잉어·매기 등 각종 민물고기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영월군은 가마우지 떼가 극성을 부리고 있는 장릉저수지와 인근 안산에 대기 측정용 드론을 띄워 쫓았지만, 일시적인 효과에 그쳤다. 군은 급기야 경찰서에 총기 사용 허가를 요청했다. 2명의 총포수로 가마우지 포획을 진행하는 한편, 1마리당 2만원의 포상금도 지급할 예정이다. 스스로도 생존을 위한 활동이겠지만, 피해가 생긴다니 안타까운 일이다. 인간과의 공존은 그리 쉽지 않은 듯하다. 이수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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