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부대' 손석구의 매력 [인터뷰]

최하나 기자 2024. 3. 30.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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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손석구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고 분명하게 말할 줄 아는 배우다. 가끔 그 솔직함이 오해를 불러와도, 숨기기 보다는 계속해서 스스로 부딪혀가며 대중과 소통하기를 선택했다. 배우 손석구의 매력은 이토록 솔직하다.

27일 개봉되는 영화 ‘댓글부대’(감독 안국진)는 대기업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정직당한 기자 임상진(손석구)에게 온라인 여론을 조작했다는 익명의 제보자가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손석구는 극 중 댓글부대의 실체를 추적하는 기자 임상진을 연기했다.

손석구는 ‘댓글부대’ 제안을 받았을 때부터 좋은 예감이 들었다. 사회적 문제를 독창적인 이야기 전개로 풀어낸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를 연출했던 안국진 감독이 자신에게 제안했다는 사실만으로 함께 하고 싶은 이유는 충분했다.

여기에 소재 자체에도 끌렸다고. 손석구는 “영화 산업이 정체되지 않으려면 재미 이상의 어느 정도 사회적 기능을 하는 영화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치적인 게 아니더라도, 작가의 개인적인 주제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주제가 담겨야 하지 않나 싶다. 그런 작품이 계속해서 나와야 영화라는 매체의 위상이 유지된다고 생각하고, 거기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에서 손석구는 자신이 해야할 역할이 무엇일지 정확히 파악하고 인물을 만들어갔다. 손석구는 관객이 극에 몰입할 수 있게 안내자같은 캐릭터인 안상진을 연기하며 튀거나 돋보이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역할을 다한다. 배우로서 돋보이고 싶은 마음은 잠시 누르고, 주연으로서 자신이 해야할 역할에 집중한 결과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관객분들이 본격적으로 영화에 빠져들어가는 건 ‘팀알렙’ 등장부터라고 봤다. 저는 에피타이저 같은 거다. 앞에서 입맛을 잘 돋궈주고, 마지막에 잘 가라고 인사해주는 정도라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니까 제 자아가 기어들어오면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손석구는 “잠깐 나오지만 대중에게 각인이 되는 역할이나 원톱 작품이 있다. 저는 개인적으로 그런 작품은 매번 하면 지치고 몇년에 한 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이번 영화는 개인적으로는 안국진 감독님이라는 한 아티스트의 개성이 묻어나는 작업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하고 싶었다. 배우로서 캐릭터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댓글부대’에서는 임상진의 내레이션이 관객들의 이해를 돕는데 큰 몫을 한다. 마치 기시감을 일깨우는 임상진의 내레이션은 영화에 몰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도 한다. 손석구는 캐릭터 설계 만큼이나 내레이션을 어떤 톤으로 소화할지에 대해서 다각도로 고민했다고 했다. 그는 “내레이션은 여러 버전이 많았다. 그러다가 어느 한쪽으로 콘셉트가 많이 가는 순간 몇 분 넘어가면 듣기 힘들더라. 어떻게 보면 조금 더 무색무치할 지라도 정보전달이 잘 되는 방식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댓글부대’는 다소 모호한 엔딩이 아쉽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임상진의 결말이 명확하게 그려지지 않기 때문이다. 댓글부대가 실제하는지, 아닌지에 대한 답도 분명하게 하지 않는다. 이에 대해 손석구는 “중요한 건 전 모호하다고는 생각을 안 한다. 주인공이 어떤 선택을 했는데 그게 팩트인지 아니인지 안 나와서 그런 것 같다. 근데 저는 캐릭터는 결정했다고 본다. 모호하다고 받아들여지는 이유는 상업영화의 결말 공식을 안 따랐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손석구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생활밀착형 소재 아닌가. 이게 자신의 이야기라고 생각하면서 영화를 보면 판타지 영화에 나오는 결말과는 다른 모호하지 않은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기존 산업 문법을 따르면 모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영화만 놓고 보면 이런 엔딩도 있을 수 있고, 재미가 있는 엔딩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특히 손석구는 임상진의 선택에 대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각자 생각하는 엔딩이 달라질 거라고 말했다. 임상진이 오보를 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결국 임상진이 댓글부대의 실체를 공개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각자 만의 엔딩을 가질 수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무엇보다 손석구는 ‘댓글영화’는 “웃기면서도 무서운 영화”라고 말했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 이야기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갖는 파급력은 무섭다는 말로는 다 표현할 수가 없다. 손석구는 지금도 댓글부대의 실체 여부에 대해 사람들의 생각이 다른 것처럼 ‘댓글부대’를 어떤 시선을 보느냐에 따라서 느끼는 감상도 다를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한 연장선상으로 손석구는 댓글부대 실체에 대해 “정답이 있다 없다가 아니라 난 나만의 정답은 있지만 그게 통용되지 않지 않나. 누군가 명확한 해결책을 내놓지 않는 이상은 그냥 이렇게 사는 거다. 그 부분이 공포스럽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드라마 ‘D.P.’ 시즌2부터 ‘살인자ㅇ난감’ ‘댓글부대’까지 쉴틈 없이 달려온 손석구는 배우 뿐만 아니라 연출자, 제작자로서의 꿈을 키워나가고 있었다. 좋은 콘텐츠가 있다면 연기뿐만 아니라 제작하고 싶은 생각도 있다고. 최근 1인 기획사를 세운 이유도 그 꿈과 맞닿아 있었다.

여러가지 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단연 배우다. 여러 작품들을 거쳐 이제는 믿고 보는 주연으로서 자신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손석구다. 인지도를 올리고 주인공도 하고 싶었던 과거의 목표는 이미 이룬 셈이다. 그렇다면 손석구의 지금 목표는 무엇일까. 손석구는 “지치지 않고 꾸준히 하는게 목표”라면서 “작품에 좀 더 기여할 수 있는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배우로서 꾸준하게 안 치지고 하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티브이데일리 최하나 기자 news@tvdaily.co.kr/사진제공=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댓글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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