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20분 만에 동탄~수서 주파…GTX 개통 첫차부터 '북적'
요금 4450원…K-패스 환급 시 3560원, 주말 10% 할인도
(화성·서울=뉴스1) 황보준엽 기자 = 30일 경기 화성시 동탄역. 오전 4시 30분 이른 시간에도 많은 인원으로 승강장이 붐볐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의 첫 운행을 보기 위해 모인 이들로, 구미와 대전 등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
자신들을 이른바 '철도 덕후'로 소개한 승객들은 이르면 전날 도착해 운행을 기다렸다고 했다.
이날 첫차에만 수서 상행 200명, 하행 150명으로 총 350명이 탑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희대생 조서원 씨(20)는 "평소에 철도를 좋아하기도 하고 GTX를 한번 타보고 싶어서 일찍 나왔다"며 "서울도 쉽게 자주 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과 이성해 국가철도공단 이사장은 첫 운행을 기념해 승강장 앞에서 첫차를 타는 승객들에게 기념 선물을 전달했다.
5시 30분 하늘색과 흰색이 섞인 색상의 열차가 승강장으로 들어서자 "와"하는 환호와 박수갈채가 쏟아졌다. 곧이어 스크린도어가 열리고 승객들이 열차에 올라탔다.
열차 내부에는 좌우로 7개씩 14개의 좌석이 있었으며, 사이사이 분리대가 설치돼 있었다. 좌석 폭은 일반 열차 대비 넓은 듯했다. 바닥에는 KTX 특실에서 쓰이는 카펫이 깔려있었다.
조진환 지티엑스에이운영 사장은 "KTX와 동일한 카펫을 사용했다"며 "일종의 고급화 전략으로 일반 열차에 비해 가격대가 2배 이상 비싸다"고 말했다.
다만 주위가 어두웠던 탓에 속도는 체감하기가 어려웠으나, 승차감은 준수했다. 특히 기밀성을 확보하기 위해 GTX 열차에는 좌우로 열리는 방식이 아닌 플러그인 타입의 문이 설치돼 일반 전철에 비하면 소음도 적은 편이었다.
이날 같이 탑승한 박상우 장관은 승객들 사이에 앉아 쏟아지는 질문에 하나하나 답을 하는 한편, GTX로 인한 효과에 대해 상세히 설명했다.
박 장관은 "길에서 낭비하는 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어 여유롭고 윤택한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개인적인 이점이 있고, 도시적인 측면에서는 지역 간의 접촉이 원활해지고 활성화되기 때문에 생산성이 높아진다. 즉 도시 경쟁력이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착하는 지역마다 많은 기회가 생긴다"며 "일자리도 많이 만들 수가 있고 집도 더 지을 수 있고 그러다 보면 일부 도심에 집중돼 있던 것을 부산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그렇게 대화를 나누다 보니 곧 열차는 수서에 도착했다. 수서에서 동탄까지 총 21분이 소요된다. 다만 이날 도착 시간은 5시 53분으로, 행사로 인해 예정된 시각보다 2분가량 늦었다.
승객들 사이에선 "이젠 서울에서 약속을 잡아도 상관없다"는 등 상기된 목소리도 들려왔다.
GTX-A는 총길이 34.9㎞로 정차역은 수서, 성남, 구성, 동탄 등 4개 역이다. 다만 구성역은 공사 지연으로 오는 6월 개통될 예정이다. 열차에는 총 1062명이 탈 수 있으며, 배차 간격은 17분이다.
요금은 기본요금 3200원에 5㎞마다 250원씩 추가된다. 이에 수서역에서 동탄역까지 요금은 4450원이다. 주말에는 10% 할인이 적용돼 4100원으로 이용할 수 있다.
K-패스(5월부터 시행) 이용자는 GTX 이용 시 사후 환급을 받는다. 환급을 받을 경우 수서~동탄 구간을 일반인은 3560원으로, 청년은 3110원으로, 저소득층은 2070원으로 각각 이용할 수 있다.
국토부는 운행 초기 혼잡도 완화를 위해 역별로 안전요원 40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또 GTX 이용에 불편함이 없도록 연계 교통망 개선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박상우 장관은 "집에서 역까지 가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또 역에서 내려서 사무실까지 오래 걸린다면 효과가 GTX의 반감되는 것"이라며 "이에 버스나 택시 승강장 등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을 했다. 점점 더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부산 및 광주 등 지방권에 광역급행철도를 도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박 장관은 "수도권뿐만 아니고 충청권과 대구권은 이미 준비 중이다"며 "부산이나 광주 등 지역 거점 도시에도 이런 교통망을 만들어 나갈 계획이 있다. 주요 지역 거점 도시가 지역 중심지로 메가시티를 생산할 수 있도록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wns8308@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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