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사회심리학] 함께 하는 성취가 더 뜻깊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2024. 3.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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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뜻 깊었던 순간에는 무엇이 있는가.

삶에서 가장 뜻 깊었던 시간들을 정의할 때 사람들은 보통 즐거움과 행복 같은 긍정적 정서뿐 아니라 어떤 경험이 얼마나 큰 '의미감'을 주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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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여러분의 삶에서 가장 소중하고 뜻 깊었던 순간에는 무엇이 있는가. 삶에서 가장 뜻 깊었던 시간들을 정의할 때 사람들은 보통 즐거움과 행복 같은 긍정적 정서뿐 아니라 어떤 경험이 얼마나 큰 '의미감'을 주었는지를 함께 고려하는 모습을 보인다. 

예를 들어 도박이나 마약 같이 큰 쾌락을 가져다 주지만 딱히 의미 있다고 보기는 어려운 경험들을 삶에서 잊지 못할 뜻 깊은 경험으로 꼽는 일은 많지 않다. 되려 즐거움만 있지는 않았지만 큰 의미가 있었던 사건들, 힘겨운 시간 끝에 새 삶을 살게 된 경험 같이 어느 정도의 기쁨과 의미감이 함께 존재하는 경험들을 뜻 깊었다고 이야기한다. 

참고로 긍정적 정서만 있지는 않지만 의미감이 큰,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가장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말하는 대표적인 경험에는 '육아'가 있다. 아이가 나를 향해 처음 웃어주었던 순간, 처음 엄마 아빠라고 불렀던 순간 등 육아라는 전쟁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순간들은 사실 비교적 짧지만 이런 순간들이 주는 의미가 크기에 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을 가장 소중하고 뜻 깊었던 경험 중 하나로 꼽는다. 

베일러대의 연구자 마이클 프린징 등의 연구에 의하면 타인과 긍정적 정서를 나누는 경험, 서로 사랑과 관심을 주고받고 한 마음으로 행동하는 경험들이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함께 의미감 또한 높이는 경향을 보인다.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일상생활에서 같은 농담에 웃는 등 타인과 즐거움을 함께 나눈 경험 또한 타인에게 사랑과 친절을 베푼 경험들이 혼자 즐거움을 느꼈던 경험들에 비해 더 '삶의 의미감'을 크게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즐거움도 타인과 함께 나눈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타인에 대한 신뢰, 도움을 요청하면 받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 같은 사회적 자본을 더 많이 축적한 것으로 나타났고 이것이 삶이 의미있다는 느낌을 뒷받침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생각해보면 무엇을 성취한 경험 역시 이를 통해 팀원들과 관계가 돈독해졌다던가, 혹은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우거나 존경할만한 멘토를 발견하거나 나의 성취가 누군가에게 큰 도움이 되는 등의 사회적 경험이 더해지면 더더욱 뜻 깊은 경험으로 남게 되는 것 같다. 

반대로 큰 성취를 했지만 그 과정에서 외톨이가 되거나 가족, 친구들과 멀어지고 세상 사람들에게 큰 해를 끼쳤다면 장기적으로 봤을 때 그것이 뜻 깊은 일로 남을지는 미지수다. 글을 쓰는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을 느꼈던 순간들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다. 

벌써 새 해의 3월이 지나가고 있다니 시간의 빠름을 믿을 수 없지만 타인과 즐거움을 나누는 경험을 통해 별 다른 의미 없이 지나갈 나의 하루를 좀 더 뜻 깊은 하루로 만들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필자소개

박진영. 《나, 지금 이대로 괜찮은 사람》, 《나를 사랑하지 않는 나에게》를 썼다. 삶에 도움이 되는 심리학 연구를 알기 쉽고 공감 가도록 풀어낸 책을 통해 독자와 꾸준히 소통하고 있다. 온라인에서 '지뇽뇽'이라는 필명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미국 듀크대에서 사회심리학 박사 과정을 밟고 있다

[박진영 심리학 칼럼니스트 parkjy021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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