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웅덩이 비탈길도 거뜬… 랜드로버 디펜더130 아웃바운드

박진우 기자 2024. 3. 30. 0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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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1억4170만원
랜드로버 디펜더130 아웃바운드. /랜드로버 제공

랜드로버가 1983년에 출시한 1세대 디펜더는 군용차를 기반으로 한다. 이른바 ‘깍두기차’로 불린다. 지프 랭글러와 벤츠 G클래스(G바겐) 등과 탄생 배경이 비슷하다. 1985년부터 2010년대 후반까지 디자인을 바꾸지 않았다. 글로벌 화학기업 이네오스 창립자이자 영국 최대 재벌인 짐 랫클리프 회장이 가장 사랑하는 차로 유명하다.

랜드로버 디펜더 오프로드 시승회. /인제=박진우 기자

현재 판매 중인 디펜더는 201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공개된 2세대 제품이다. 차 길이로 제품명을 표현한다. 90은 짧은 차(숏보디), 110은 긴 차(롱보디)다. 130은 디펜더110의 뒤쪽 오버행(뒷바퀴 중심에서 차체 끝부분까지의 거리)를 340㎜ 늘린 차다.

디펜더130은 8개의 좌석을 장착해 여럿이 타는 오프로더(험로주행용차) 콘셉트로 개발됐다. 최근 출시한 디펜더130 아웃바운드 P400은 3열 좌석을 없애고, 적재공간을 늘렸다. 강원도 인제군에서 디펜더130 아웃바운드와 디펜더 90, 디펜더 110을 시승했다.

랜드로버 디펜더130 아웃바운드./박진우 기자

외관은 기존 8인승 디펜더130과 구분하기 위해 범퍼와 그릴 디자인을 살짝 바꿨다. C필러(자동차 승객 탑승공간의 천장을 받치는 기둥으로 앞쪽부터 A, B, C 등으로 구분한다)에서 D필러로 이어지는 패널 부분을 차체 색상과 동일하게 한 점도 특징이다. 야외 활동에 특화된 차라 전체적으로 묵직한 디자인이다.

실내 역시 화려한 장식이 없다. 전자식 변속기를 채택하고 있으나 오프로더 느낌을 살리기 기어봉이 들어갔다. 차의 높낮이를 설정하는 에어 서스펜션 조절 스위치, 도로 환경·지형·날씨 등에 따라 주행 방식을 바꾸는 터레인 리스폰스 스위치 등은 모두 디지털로 바꿨다.

랜드로버 디펜더130 아웃바운드./박진우 기자

기본 적재공간은 기본 1329리터(L)다. 적재공간 바닥은 고무로 마감해 캠핑, 스키, 등산, 스쿠버, 자전거 등 각종 장비를 실어도 차체에 흠집이 생길 위험이 없다.

디펜더130 아웃바운드 P400의 동력계는 3.0L 직렬 6기통 가솔린 엔진에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결합했다.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일반적으로 알려진 하이브리드 시스템과 비교해 전기동력 개입 정도가 덜하다. 전기동력 단독으로는 움직이지 않는다. 8단 자동 변속기를 맞물려 최고 400마력, 최대 56.1㎏f.m의 힘을 낸다.

랜드로버 디펜더130 아웃바운드./박진우 기자

시승은 오프로드 중심으로 이뤄졌다. 변속 레버를 중립(N)에 놓은 뒤 4륜기어를 로우(L)에 놓은 후 지상고(지면에서 차 바닥까지의 높이)를 높였다. 디펜더130은 평소보다 앞바퀴를 71.5㎜, 뒷바퀴를 73.5㎜ 들어올릴 수 있다. 바퀴 주변의 오프로드 상황은 모니터로 살필 수 있다.

첫 코스는 물로 수심 600㎜의 고인물을 통과했다. 지상고를 높인 데다 엔진 흡기 시스템이 높게 배치돼 있어 디펜더는 거침없이 물 웅덩이를 빠져 나갔다. 디펜더는 수심 900㎜까지 건널 수 있다.

랜드로버 디펜더 오프로드 시승회. /인제=박진우 기자

경사 30°의 비탈길도 거뜬하게 올랐다. 경사를 내려올 때는 경사로 주행보조장치(힐 런치 어시스트)가 가동돼 브레이크에서 발을 떼도 안전한 속도를 유지한다. 옆으로 크게 기운 코스 역시 어렵지 않게 지났다. 차 앞쪽이 들리는 오프로드 코스에서는 시야가 하늘로 올라가 차의 상태를 알아차리기 힘들었는데, 오프로드 모니터로 차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었다.

몇 개의 오프로드 코스를 끝내고 인제 기룡산 정상까지 이어진 약 12㎞의 시멘트길과 비포장도로를 달렸다. 높은 경사의 오르막길이나 자갈길을 지나는데 별 무리가 없다.

랜드로버 디펜더 오프로드./박진우 기자

랜드로버는 오랫동안 영국 왕실에서 의전차로 활용됐다.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칭이 있을 만큼 승차감이 좋다. 디펜더130는 오프로더지만 이런 브랜드 특성도 잘 지니고 있었다. 울퉁불퉁한 길을 가면 운전자의 허리와 엉덩이가 피로해지는데 디펜더130은 큰 불편함이 없었다.

연료효율은 복합 기준 7.2㎞/L다. 가격은 1억4170만원으로 라인업 중 가장 비싸다.

랜드로버 디펜더. /랜드로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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