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공연 없어요"…극단도 커플도 돌아오지 않는 대학로 거리[르포]

김미루 기자 2024. 3.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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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코로나19(COVID-19) 유행할 때보다는 나아졌지만그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하죠."

━연극도, 술집도커플들 사라진 대학로 거리━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대학로 일대 극단 상당수가 폐관을 결정했고, 단원들은 생계를 위해 흩어졌다.

이어 "연극 거리 골목이 식당 상권이어서 과거에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며 "코로나19 때 극단 사람들이 플랫폼 노동으로 많이 빠진 뒤 돌아오지 않아 공연 자체가 많지 않다. 유동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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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건물 고층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붙은 모습. /사진=김미루 기자


"한창 코로나19(COVID-19) 유행할 때보다는 나아졌지만그전 수준으로는 회복하지 못하죠."

봄 기운이 완연한 지난 28일 저녁 서울 종로구 대학로. 소극장이 밀집해 '데이트 성지'로 불리던 대학로 거리가 휑하다. 이날 기자가 찾은 객석 300명 규모 T 공연장은 관객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 공연장은 평일 공연 없이 이번 주말 공연을 무대에 올릴 예정이다. 그것도 지난 2월 이후 두달여 만이다. 극단 관계자는 "오전부터 저녁까지 연극 리허설을 하고 있다"며 "이번주 평일 공연은 없었다"고 말했다.

연극도, 술집도…커플들 사라진 대학로 거리
코로나19 시기를 거치면서 대학로 일대 극단 상당수가 폐관을 결정했고, 단원들은 생계를 위해 흩어졌다. 코로나19로 내려졌던 거리두기 조치는 끝났지만 단원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공연 업계와 공생하던 대학로 상권도 불황에서 깨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달에는 33년 역사를 지켜온 대학로 소극장 학전이 경영난으로 폐관했다. 앞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인 2020년 종로예술극장과 나무와물이 폐관을 결정했고 지난해 한얼소극장이 문을 닫았다.

4호선 혜화역 인근에서 연극을 홍보하던 극장 아르바이트생도 자취를 감췄다. S 극장 매표소는 낮 공연 1시간 전에만 잠깐 열어 표를 판매했다.

인근 대학 졸업생 김모씨(32)는 "코로나19 유행 전에는 데이트 나온 커플도 많고 연극 광고하는 사람도 많았다"며 "요즘은 연극보다는 접근성이 좋은 영화를 더 자주 보러 가고 혜화보다 성수, 연남에서 맛집이나 카페를 찾는 편"이라고 말했다.

저녁 7시, T 공연장 인근 주점은 영업을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났지만 손님은 한 테이블이 전부였다. 테이블 10개 가량이 손님을 맞지 못한 채 비어있었다.

대학로 인근에 거주하는 직장인 이모씨(30)는 "몇 년 전만 해도 연극이 밤 9시~10시쯤 끝나면 한잔하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요즘에는 술도 안 마시는지 저녁 9시면 문 닫을 식당들도 많다"고 말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거리. /사진=김미루 기자

'대학로' 거리는 휑한 데 공실률은 감소, 이유는

건물을 임대하겠다는 문구도 곳곳에서 보였다. 이 일대 지상 1층 상가에는 식당과 술집 등이 자리했지만 일부 건물 지상 3, 4층에는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었다.

임대료가 확연히 낮아진 결과 공실률은 낮아지는 추세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서울 종로구 혜화동 중·대규모 상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각각 6.0%, 0.6%로 나타났다. 전년 동기에 중·대규모 상가, 소규모 상가 공실률은 9.3%, 3.6%까지 올랐다.

2001년부터 대학로에서 건물, 상가, 원룸 등 임대를 중개하고 있다는 박모씨는 "2달이면 임대가 나가던 입지 좋은 상가 건물주들이 2년을 버티다가 최근 임대료를 30~40% 가까이 낮추면서 공실률이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연극 거리 골목이 식당 상권이어서 과거에 사람이 많은 편이었다"며 "코로나19 때 극단 사람들이 플랫폼 노동으로 많이 빠진 뒤 돌아오지 않아 공연 자체가 많지 않다. 유동 인구가 많이 줄었다"고 했다.

2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건물 지하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붙은 모습. /사진=김미루 기자


김미루 기자 miro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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