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당선되면 국회의장" 박수현 "두 번 졌다, 기회달라"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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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4·10 총선 격전지를 가다 ⑤ 금강 벨트
“매번 똑같은 사람들만 나오니 누굴 뽑으나 뭐가 달라지는지 모르겠다.”
충북 괴산에서 만난 40대 김이연씨의 푸념이다. 그럴 수도 있는 게 충청엔 유독 리턴매치들이 많다.
충남 공주-부여-청양에선 재대결을 넘어 3연속 대결 중이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정진석 국민의힘 후보다. 지금까지 두 차례의 대결에선 정 후보가 이겼으나 3.2%포인트, 2.2%포인트 차의 박빙 승리였다.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된 첫날인 지난 28일 오전 10시30분 부여시외버스터미널 앞에서 박 후보 유세를 200여 명이 지켜봤다. 비가 거세게 내리는 가운데 박 후보는 “두 번 떨어졌다”며 “이번엔 충청을 위해 일할 기회를 달라”고 소리쳤다.
반면 30대 회사원 정모씨는 “아깝게 두번 떨어졌는데 한번은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자영업자 배정환(55)씨도 “(충청도 사람들이) 겉으로는 허허실실해도 이미 맘속으로는 누구 뽑을지 다 정해놓았다”며 박 후보 지지 뜻을 밝혔다.
같은 날 오후 2시, 6선에 도전하는 정 후보는 세종시 국회의사당 부지에서 같은 당의 충청권 후보들과 필승결의대회를 열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세종시로 국회를 이전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다음 날 행보였다. 그는 “내가 당선되면 국회의장이 될 것”이라며 “국회의 완전한 세종 이전을 이행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년 된 대통령을 끌어내리려는 민주당의 독재를 막아야 한다”고 했다. 이 지역의 50대 최연자씨는 “지역에 5선 중진 의원이 있다는 건 힘이 되는 일”이라고 말했다.
충청투데이·TJB대전방송이 조원씨앤아이에 의뢰해 23~24일 공주-부여-청양지역 만 18세 이상 5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진석 후보는 50.5%, 박수현 후보는 4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충남의 서산-태안도 3연속 맞대결이다.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가 조한기 민주당 후보를 상대로 연승했다. 이번에도 앞서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국민의힘 당원들이 탈당 선언한 일이 벌어졌다. 서산에 사는 류재민(32)씨는 “그래도 서산지역에서 성 의원의 서산장학재단의 혜택을 본 학생들이 많다”고 말했다. 서산장학재단은 성 후보의 형인 고 성완종 전 의원이 1990년 설립한 이래 지금까지 2만6000여 명의 학생이 장학금 혜택을 봤다.
보은-옥천-영동-괴산에선 박덕흠 국민의힘 후보와 이재한 민주당 후보 간 양자대결이 펼쳐진다. 지난 19·20대 총선에서 박 후보에 연패한 이 후보의 ‘설욕전’ 형국이다. 지역 최대 이슈인 인구 소멸 극복 방안으로 박 후보는 교통망 확충 등을, 이 후보는 지역 경제 활성화 1-3-5 프로젝트 등을 앞세우고 있다.
이밖에 충주(김경욱 민주당, 이종배 국민의힘), 증평-진천-음성(임호선·경대수), 천안갑(문진석·신범철), 천안병(이정문·이창수), 보령-서천(나소열·장동혁)에선 재대결이 벌어진다.
공주·부여·청양·서산=원동욱 기자 won.dong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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