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현장] 분당갑 ‘대권 잠룡’ 박빙 매치... 현역 안철수에 도전장 내민 이광재

분당=이소연 기자 2024. 3. 29.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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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세를) 더 크게 하세요 크게. 저기보다 더 크게."

29일 오후, 한 중년 여성이 경기 서현동 AK플라자 분당 2층 문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던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후보(59)에게 이렇게 외쳤다.

AK플라자 광장 앞에서 만난 서현동 주민 한모(67)씨는 "안철수 후보는 TV에서 많이 봤지만, 이광재 후보는 오늘 처음 본다"며 "하지만 최근 민주당을 뽑겠다는 이야기도 많다. 이 후보 측이 이름을 더 많이 알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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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보수 텃밭 ‘분당갑’
‘전국적 인지도’ 현역 안철수
‘친노 잠룡’ 이광재 “정권 심판”

“(유세를) 더 크게 하세요 크게. 저기보다 더 크게.”

29일 오후, 한 중년 여성이 경기 서현동 AK플라자 분당 2층 문 앞에서 선거 유세를 하고 있던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후보(59)에게 이렇게 외쳤다. 1층에선 이 후보와 맞붙은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62) 캠프 측 관계자들이 유세 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 의원은 시민에게 손을 내밀며 ‘하이 파이브’를 했다.

AK플라자 광장 앞에서 만난 서현동 주민 한모(67)씨는 “안철수 후보는 TV에서 많이 봤지만, 이광재 후보는 오늘 처음 본다”며 “하지만 최근 민주당을 뽑겠다는 이야기도 많다. 이 후보 측이 이름을 더 많이 알려야 한다”고 했다.

성남시 분당갑은 여야 대선 잠룡이 맞붙으면서 경기도 내 격전지로 꼽히는 지역이다. 이곳은 고소득 직장인·전문직이 모여 살아 ‘성남의 강남’이라 불리는 등 전통적인 보수 텃밭이다. 분당갑에선 현 지역구로 조정된 2000년 16대 총선 이래 보궐선거를 포함한 총 7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보수 계열 정당이 한 번을 제외하고 승리를 거머쥐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판교를 중심으로 젊은 인구가 다수 유입되면서 민심도 달라지고 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선 김은혜 당시 미래통합당 후보가 김병관 민주당 후보를 0.72%라는 포인트의 근소한 차이로 앞서 당선되기도 했다.

29일 오후, 경기 서현동 AK플라자 분당 1층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후보가 학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험지를 탈환하기 위해 민주당이 선택한 인물은 이광재 후보다. ‘원조 친노(친노무현)’인 이 후보는 참여정부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3선 국회의원, 강원도지사 등을 거쳤다. 강원지역에서만 출마해 온 이 후보는 이번 총선 분당갑에 전략 공천됐다.

이날 오후, 이 후보 측은 AK플라자 시계탑 광장 근처에서 먼저 유세 활동을 하고 있던 안 캠프 측과 마주치기도 했다. 이 후보는 방성환 경기도의회 의원 등 관계자들과 악수했다. 방 의원이 “여기서 (유세를) 하시죠”라고 하자, 이 의원은 “아닙니다”라고 재차 말하고 한 층 위로 이동했다.

이 후보가 아직 생소하다는 반응의 시민들도 있었다. 이 후보는 캠프 관계자가 건넨 명함을 받아 들고 고개를 갸우뚱하는 시민에게 먼저 다가가 “제가 이광재입니다”라고 하기도 했다. 서현동에서 만난 김모(61)씨는 “안 후보만 알았지 이 후보가 선거에 출마했다는 사실을 오늘 알았다”고 했다. 이 후보와 몰려가 단체 사진을 찍은 국제학교 학생 중 하나인 강경민(16)씨는 “안 후보는 위인전에서 봐서 알았고, 이 후보는 몰랐지만 함께 경쟁하는 것을 보니 유명한 사람 같아 우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29일 오후, 경기 서현동 AK플라자 분당 1층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분당갑 후보가 시민들과 악수하고 있다. /이소연 기자

그러나 “화이팅”을 외치며 이 후보에게 먼저 다가오는 시민들도 있었다. “나와주셔서 고맙다”며 손을 잡는 시민도 있었다. 일부는 ‘정권 심판’을 위해 이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후보에게 악수를 청한 이모(75)씨는 “서현동에서 20년 이상 거주했지만, 본래 부산 출신으로 보수당을 찍어왔다. 하지만 이번 윤석열 정권에 실망했기 때문에 이 후보를 뽑을 예정이다”며 “안씨는 이미 많이 했다. 누군가 안씨를 견제하러 나온 것 자체가 고맙다”고 했다. 대학생 김모(21)씨는 “안철수가 친윤(친윤석열)이든 아니든 중요하지 않다”며 “일단 윤 정권과 관련된 당 인물에 투표할 생각이 없어서 오늘 본 이 후보에 투표할까 한다”고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는 현역 안 후보와 접전을 벌이고 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알앤써치가 경기신문 의뢰로 지난 21∼23일 분당갑 유권자 504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 후보는 48.4%, 안 후보는 40.5%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두 후보의 격차는 7.9%포인트로 오차범위(±4.4%) 안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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