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쌓인 지방 미분양…CR리츠론 역부족

구혁 기자 2024. 3. 29.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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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2월 말 기준 6만4874호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정부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통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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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 6.4만호… 7개월째 증가
정부, 주택 매입방침 밝혔지만
지방 5만가구·15조 넘게 필요
입지좋은 사업지에 매입 집중
악성 물량 등 양극화 우려도

부동산 시장 침체로 인해 전국 미분양 주택 수가 2월 말 기준 6만4874호로, 7개월 연속 증가했다.

특히, 서울·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준공 후 미분양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면서 정부는 기업구조조정 리츠(CR리츠)를 통해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을 시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 규모가 크지 않아 큰 효과를 거두기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29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전날 발표한 ‘건설경기 회복 지원 방안’에 현금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기 위해 CR리츠의 지방 미분양 물량 매입 유도 계획을 담았다.

CR리츠는 투자대상 사업장에 맞춰 한시적 목적회사로 설립·운용되는 만큼 미분양 물량에 대한 투자수요가 충분할 경우 유동성 공급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문제는 지방 미분양 규모가 너무 크다는 점이다. 5만2918호의 지방 미분양 주택을 호당 3억 원으로만 계산해도 15조 원이 넘는 규모다.

특히 ‘준공 후 미분양’ 1만1867호 중 지방에 산재한 9582호의 사업성이 시장에서 어떻게 평가될지가 관건이다. 준공 후 미분양은 다 지어진 아파트가 분양이 안 돼 시행사나 시공사가 떠안고 있는 물량으로, 건설사 유동성 위기의 최대 변수다.

CR리츠는 다른 리츠에 비해 5년 이내 처분금지 조항 등 규제로부터 비교적 자유롭고 단기 운용으로 시세차익을 실현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국내 CR리츠는 총 14개로, 이들의 자산총액은 2조3956억 원(2024년 1월 기준)이다.

그러나 사실상 현시점에서 ‘악성 재고’처럼 남은 지방 미분양 물량의 사업성이 현저하게 떨어지기에 투자자들이 선뜻 나서기 어렵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CR리츠를 통한 지방 미분양 주택 매입 프로그램은 지방 공급과잉 우려를 낮추고 미분양 해소와 관련 사업 리스크 저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다만 지방 미분양 중에서도 시장 개선 효과가 나타날 만한 양질의 사업지 위주로 매입이 집중돼 양극화가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는 “CR리츠를 통해 5만3000호를 전부 해소하겠다는 게 아니다”라며 “다만 매매수요가 없을 뿐 사업성과 입지가 좋은 곳들이 분명 있는 만큼 유동성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옵션을 늘리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한편 2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4874호로, 전월 대비 1.8%(1119호) 늘며 7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이 중 준공 후 미분양은 1만1867호로 역시 전월 대비 4.4%(504호) 증가했다.

전국에서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지역은 대구(9927호)였으나, 준공 후 미분양은 전남(1302호)이 가장 많았다. 미분양 중 준공이 끝난 주택의 비율은 서울이 1018호 중 503호(49.4%)로 가장 높았고, 제주(49.3%)와 세종(46.2%)이 뒤를 이었다.

구혁 기자 gugij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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