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사설 따라잡기]‘국왕도 며느리도 암’ 신비주의 포기한 英 왕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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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윌리엄 왕세자의 부인 캐서린 왕세자빈(42)은 영국인들에게 왕실의 완벽함을 상징해 온 인물이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48년과 1950년 임신을 했을 때 왕실은 "여왕이 흥미로운 상태(interesting condition)에 있다"고만 했고, 여왕의 어머니가 1960년대 암을 앓았던 사실도 40년 뒤에야 전기 작가를 통해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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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그가 22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메시지는 영국은 물론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1월 복부 수술 후 검사에서 암이 발견돼 화학치료를 받고 있다.” 암의 종류나 단계를 밝히진 않았지만 암 진단 사실을 직접 공개한 것이다. 왕실 인사들의 건강 상태를 공개하는 건 오래전부터 왕실의 금기였다. 약한 군주로 비쳐 외세 침략의 빌미가 될 수 있고, 대내적으론 민심의 혼란을 부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왕실의 신비주의가 그런 명분으로 유지됐다. ‘군주제는 대낮의 햇빛을 받으면 마법이 사라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1948년과 1950년 임신을 했을 때 왕실은 “여왕이 흥미로운 상태(interesting condition)에 있다”고만 했고, 여왕의 어머니가 1960년대 암을 앓았던 사실도 40년 뒤에야 전기 작가를 통해 알려졌다.
찰스 3세 영국 국왕이 지난달 암 투병 사실을 공개했을 때 역사학자들이 “다른 군주들은 엄두를 내지 못했던 일”이라고 평가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 발표가 나온 데에는 국민들이 왕족의 ㉠일거수일투족에 현미경을 들이대고, 왕실의 치부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순식간에 확산되는 환경에서 암을 숨기는 게 불가능하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왕실 신비주의가 통하기 어려운 요즘 왕족들은 사치와 안락함을 누리는 대가로 대중의 동경과 비난을 한 몸에 받는 공적인 존재가 됐다. 소셜미디어 시대에 왕관의 무게를 견딘다는 건 사생활의 자유를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도 포함한다. 다만 산악자전거를 타고 럭비를 즐길 정도로 건강했던 캐서린 왕세자빈의 부쩍 수척해진 얼굴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만들어진 이미지의 완벽한 왕실보다 국왕과 며느리가 줄줄이 암 치료를 받게 된 진솔한 모습의 왕실을 응원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것이다.
동아일보 3월 25일자 신광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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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군주의 건강 상태는 국가 안팎의 평화를 좌우할 만큼 매우 중요한 사안이군. ② 찰스 3세 영국 국왕과 캐서린 왕세자빈의 암 투병 사실 공개는 이례적이군. ③ 왕실은 소셜미디어의 발달로 신비로운 이미지를 유지하기 더욱 편리해졌겠군. 2. 다음 중 윗글의 ‘㉠일거수일투족’의 의미로 가장 적절한 것을 고르세요. ① 한 마디 말과 반 구절이라는 뜻으로, 아주 짧은 말을 이르는 말 ② 손 한 번 들고 발 한 번 옮긴다는 뜻으로, 크고 작은 동작 하나하나를 이르는 말 ③ 한 오라기 실도 엉키지 아니함이란 뜻으로, 조금도 어지러운 데가 없음을 이르는 말 |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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