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도심에 숨겨진 비밀의 역사”… 추리미션 ‘수원역’ 2~4화 체험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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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에 이런 곳이 있었어? 이곳이 근대 문화유산이라고?”
스마트 액티비티 추리미션 ‘수원역’ 시리즈가 29일 마지막 5화 공개만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직접 체험한 1~4화는 놀라움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지난 1일 1화를 시작으로 금요일마다 한 화씩 공개되고 있는 ‘수원역’은 국내 최초로 다양한 실감기술을 적용한 OTT 드라마 형태의 시리즈이자 수원문화재단의 스마트 관광콘텐츠이다. 1인칭 시점으로 매 화 각기 다른 수원의 구도심에 숨겨진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가상과 현실을 오가며 박진감 넘치는 드라마 영상과 증강현실(AR) 등 다양한 실감기술과 실제 외부구조물을 활용해 미션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방법은 휴대폰에서 구글플레이 또는 앱스토어에서 ‘수원화성의 비밀’을 다운 받으면 된다.
위 기사에는 미션의 암호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다. 수원역을 배경으로 한 1화 ‘기억의 문’에서는 천재해커 ‘천재은’과 수원서부경찰서 사이버수사과 ‘강진혁’ 형사(가상인물)를 만나 비밀조직 ‘흑선회’가 사람들의 기억을 지우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단서를 쫒아 암호를 풀다 보면 시공간 너머 강진혁 형사가 남긴 사건 기물을 건네 받게 되고 흑선회의 기억삭제 프로세스에 맞서 천재은과 함께 활동하던 프로그래머이자 조력자인 코드네임 SUN.K 이선경은 우리에게 도망치라는 긴급 메시지를 전한다.
2화 ‘새로운 모험’은 이선경이 알려준 탈출로를 따라 경기도청 구청사에 도착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곳에서 선경이가 활동하던 모임의 이름이자 학생 비밀결사 ‘구국민단’의 존재를 알게 되고, 수원문화원을 거쳐 당도한 수원중앙도서관에서 구국민단이 남긴 폭탄의 해체방법이 담긴 쪽지를 발견하게 된다.
벚꽃과 개나리가 만개한 팔달산 아래가 배경인 2화는 봄날 일행과 추억을 쌓기 적합했다. 지난 24일 주말 오전께 미션지를 펼치고 여동생, 엄마, 아빠와 함께 암호를 풀던 황준희 군(15)은 “가족과 야외에서 함께 미션을 푸는 게 재미있다”고 말했다.
수원향교에서 시작되는 3화 ‘다가오는 그림자’는 가장 많은 울림을 주는 회차였다. 이선경에게서 흑선회가 구국민단에 대한 기억을 통째로 없애려 한다는 문자가 도착한다. 흑선회의 추적을 피해 주인공인 ‘나’는 천재은과 흩어지고, 강진혁 형사와 함께 천재은이 남긴 단서를 따라 ‘기억의 방’과 ‘시간의 벽’에 숨겨진 비밀을 접한다.
3화는 수원의 옛 골목과 건물을 지나 과거의 시간을 접하게 만든다. 100년 남짓한 수원 인쇄업의 역사가 흐르는 곳이자 점차 사양길로 빛바랜 인쇄골목, 정신 없이 단서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기억의 방’에 다다른다. 일본군 위안부에서 전세계에 평화의 목소리를 외쳤던 당당하고 강인했던 인권 운동가 용담 안점순 할머니의 공간에 들어서게 될 때는 작은 탄성이 나오기도 했다.
4화 ‘가려진 영웅들’은 1화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우리를 도왔던 조력자 이선경의 실체가 밝혀지는 반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와 천재은, 강진혁 형사, 구국민단의 장만식 요원은 수원교회와 팔달문을 거쳐 이선경과 접선 장소로 향한다. 그곳에서 지난 중앙도서관(2화)에서 접한 ‘박선태’, 수원교회(4화)에서 접한 ‘김노적’과 ‘이선경’ 그리고 그녀의 친언니 ‘이현경’. 네 사람의 이름에 담긴 비밀을 하나의 공간에서 마주할 때 전율을 느낄 수 있었다.
수원화성의 비밀의 문을 통해 100여년의 시간을 건너 우리를 돕던 그녀는 19세의 어린 나이에 순국한 독립운동가였다. 공중전화에서 암호코드를 입력하자 드디어 수화기 너머 그녀의 목소리를 듣게 되고, 그렇게 4화는 종료된다.
일상 속에서 늘 지나치던 수원의 다양한 공간에 담긴 역사의 이야기. 존재조차 몰랐던 낡고 빛바랜 공간은 추리를 풀어나가며 눈에 들어오게 된다. ‘수원역’은 주입식으로 접하는 지루한 역사 강의가 아닌 미션을 풀며 알게 된 과거 인물들의 삶을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든다.
실제로 ‘수원역’ 어플리케이션에는 매 화를 ‘클리어(미션에 성공)’한 시민들이 환한 표정으로 남긴 다양한 인증샷을 찾아볼 수 있었다. 1화에서만 200여개의 인증샷이 있었다. 이색 데이트를 즐긴 커플, 마치 방탈출 게임을 하는 것 같았다던 친구 일행과 어린 자녀와 함께하는 가족의 모습까지. 시민들은 “수원역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네요!”, “수원에 20년 넘게 살았는데 (부국원) 처음 구경해봅니다. 수원의 역사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인 거 같아요!”라는 후기와 “미션이 다소 어려웠다”는 다양한 감상평을 남겼다.
‘수원역’의 기획자인 이선형 수원문화재단 관광사업부 지역관광개발팀 대리는 “이선경을 어느 지점에서 진실을 보여줘야 사람들이 감동을 받을 것인가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며 “신파가 아닌 방법으로 감동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어 “하이라이트이자 클라이맥스를 5화의 엔딩에 이를 녹여냈으니 기대해달라”고 전했다.
이나경 기자 greennforest21@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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