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 저온피해 막아라…농가·지자체 바짝 긴장

유건연 기자 2024. 3. 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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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농가 이동식 난방기, 고체연료 등 2중 3중 대비
지자체, 냉해 경감 영양제 지원 등 발빠른 대처도
경북농업기술원, 저온피해 대응 기술지원단 운영
포도농가 조성걸씨(가운데)와 조성민 상주 팔음산포도영농조합법인 회장(오른쪽), 강효구 상주시의원 등이 26일 저온피해에 대비히 포도밭에 미리 설치한 이동식 난방기를 살펴보고 있다.

지난 겨울 따뜻한 날씨탓에 과수 꽃피는 시기가 평년에 비해 2~3일정도 빠를 것으로 예상된 가운데 과수 주산지 현장에선 저온피해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과수 저온피해 때문이다. 농가와 지방자치단체, 농업기술기관 등 저온피해 극복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6일 경북 상주 화동면 비가림 시설포도 재배단지. 농가들은 이동식 난방기를 비가림 시설안 곳곳에 설치하고 기기를 점검하는 등 분주했다. 또 다른 농가는 건설현장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고체연료를 활용해 비가림 시설안 온도를 높이는 시연회를 했다.

상주 고랭지 포도 주산지인 화동, 화서, 모동, 모서 등 지역은 지난해 4월27일에 이어 5월초에도 새벽 기온이 영하 3℃이하로 떨어지면서 ‘샤인머스캣’과 ‘캠벨얼리’ 등에서 극심한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농가들은 지난해 악몽을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은 채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포도농가 조성걸씨(60·상주시 화동면 선교리)는 저온피해에 대비해 2년전에 구입한 이동식 난방기를 일찌감치 설치하고 기기를 점검했다. 그는 “꽃필 무렵 저온피해가 해마다 조금씩 있었지만 해가 갈수록 피해 정도가 심해지는 것 같다. 그렇다고 마냥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순 없어 농가들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동원해 냉해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순환팬과 함께 이동식 난방기까지 이중 삼중으로 저온피해에 대비하고 있다”면서 “올해는 비가림시설 이동식 난방기에도 면세유를 사용할 수 있어 기기 가동 부담을 크게 덜었다”고 덧붙였다. 

개화기 저온피해를 막기 위해 비가림 포도밭에 갖다놓은 고체연료.

조씨가 소속된 상주 팔음산포도영농조합법인(회장 조성민)은 저온피해 극복을 위해 고체연료 공동 구매를 추진하고 있다. 비가림시설 안에 설치해 기온이 내려갈 때 순환팬과 사용해 저온을 막기위한 아이디어다. 

조성민 회장은 “순환팬, 스프링클러, 이동식 난방기와 함께 고체 연료 등 농가들은 최소 2~3가지 방식을 혼용하며 저온피해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자체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청송군(군수 윤경희)은 냉해 경감 영양제 구입비의 70%을 보조하기로 하고 3월22일까지 농가로부터 신청을 받았다. 군에 따르면 26일 현재 2300여농가가 신청했다. 청송군 과수 재배 농가의 60%에 달하는 숫자다. 

영주시(시장 박남서)도 26일 예비비를 긴급 투입해 과수재배 4000여 농가에 냉해 경감 영양제를 공급했다. 사과 농가 우영화씨(70‧청송군 주왕산면 주산지리)는 “과원에 미세살수장치를 설치했지만 지난해엔 서리가 내린 날 마침 작동이 멈춰 피해가 컸다”면서 “올해도 변덕스런 날씨가 걱정이다. 하지만 군에서 보조하는 냉해 경감제를 미리 준비했고, 미세살수장치도 꼼꼼히 장비를 점검하며 갑작스런 저온에 대비하고 있다”고 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원장 조영숙)은 ‘과수 저온피해 대응 현장기술 지원단’을 꾸려 5월3일까지 운영한다. 농촌지도‧연구 전문가로 구성한 지원단은 도내 21개 시·군(울릉군 제외)에서 과수 농가를 대상으로 시기별 예방 및 사후 대응 기술을 지도한다. 2명씩 8개팀이 과수별 주산지를 찾아 저온피해 극복 컨설팅을 하고 있다. 

경북농업기술원에 따르면 꽃피기 전에는 저온피해 경감 영양제를 적기에 살포하고, 방상팬, 미세살수장치, 미온수 살수 시스템, 이동식 난방기 등 시설과 장치를 사전 검검해야 한다. 저온피해 경감제 살포시기는 사과의 경우 발아기~녹색기이며, 배는 꽃눈 발아 직후와 전엽기다. 꽃이 피는 시기엔 저온이 예보되면 과원 로터리 작업, 풀깍기, 피복물 제거, 관수 등으로 대응해야 한다. 

김보현 경북농업기술원 원예특작팀장은 “최근 비온 뒤 다시 기온이 내려가는 등 들쭉날쭉한 날씨로 당초 예상보다 과수 개화시기기는 지난해에 비해 2~3일 늦어질 수 있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4월말 5월초까지도 저온피해가 발생했던 만큼 개화기 전후 영양제 살포, 시설 점검 등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경북지역은 과수 개화기에 축구장 2만8700개 면적과 맞먹는 과원 2만367㏊에서 저온피해가 발생했다. 이는 도내 과수재배 면적의 41.3%에 달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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