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잇슈] "큰 사고 나면 어쩌죠?" 불안한 시민들…`안전불감` 서울지하철, 체크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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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큰일날텐데 빨리 조치했으면 좋겠네요."
현재 서울 전체 지하철역 275곳 중 105곳이 사용연수 30년을 지나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8월 사이 서울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부상자는 2485명으로 집계됐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안전사고로 부상자에게 지급한 치료비는 이 기간 20억419만원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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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나면 큰일날텐데 빨리 조치했으면 좋겠네요."
27일 오후 방문한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바쁜 길을 가다 멈춘 시민에게 지하철 천장을 가리키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묻자 불안한 내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곳은 서울 지하철역 중에서도 노후도가 심각한 곳 중 한 곳으로 꼽힌다. 기자는 서울 지하철역 중 노후도가 심각한 곳으로 꼽히는 종로3가역, 종각역, 서울역을 둘러봤다.
가장 먼저 도착한 종로3가역은 지하철역 진입 입구부터 페인트가 지저분하게 벗겨진 모습이 보여 노후화가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었다. 지하철 역사 내부로 들어가 보니 상황은 생각한 것보다 심각했다. 천장 곳곳이 금방이라도 가라앉을 것처럼 균열이 있었으며 일부 CCTV는 균열이 난 천정 위에 위태롭게 걸려 있는 모습도 발견됐다.
역사 내 벽면은 페인트가 까진 상태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다. 지하철역 안쪽으로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누수 현상을 막기 위해 임시 조치로 플라스틱 통만 비치해둔 곳들이 많았는데 통 내부는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들로 지저분했다.
열차를 타고 종각역으로 이동했다. 종각역에서는 내리자마자 지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엘리베이터 위로 비상구 표지판이 사람들 머리 아래 위치까지 낮게 설치돼 있어 위험해 보였다.
종각역 내부의 노후화 정도는 종로3가역과 비슷했다. 지하철 이용객들이 많이 사용하는 공간인 화장실 내부는 어떤지 궁금해 살펴봤다. 변기 주변의 타일이 깨져 있거나 벽에 금이 가 있었고 청결 상태도 썩 좋지 않았다.
서울역에서는 시민들이 지하철을 타는 플랫폼 쪽에 설치된 환기구가 시민의 머리 높이로 노출되어 있었다. 중요 설비를 그대로 노출한 것은 그만큼 공사측의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것으로밖에 해석되지 않았다.
지하철역 3곳을 둘러본 결과 공통점은 마감재뿐만 아니라 전기·배선·통신·설비 배관 등이 모두 내구연한이 지났음에도 보수 공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시민들이 잠재적인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이들 역사 3곳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현재 서울 전체 지하철역 275곳 중 105곳이 사용연수 30년을 지나 노후화가 심각해 안전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최근 5년간 서울 지하철 이용객 중 부상자는 2500명에 육박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황희 의원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3년 8월 사이 서울 지하철 1∼9호선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부상자는 2485명으로 집계됐다. 연도별로 보면 2019년 671명, 2020년 457명, 2021년 482명, 2022년 584명이었으며 작년의 경우 8월까지 291명이 다쳤다.
사고 유형별로는 '출입문 끼임'이 747명(30.1%)으로 가장 많았고 역 구내 사고 604명(24.3%), 열차 내 사고 564명(22.7%), 승강장 발 빠짐 사고 320명(12.9%), 승강기 설비 사고 213명(8.6%) 순이었다. 서울교통공사가 지하철 안전사고로 부상자에게 지급한 치료비는 이 기간 20억419만원으로 파악됐다.
상황이 심각하지만 해결 상황은 요원해 보인다. 지하철역 노후화 개선 작업은 역당 최대 6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이 소요되어야 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라 국비 지원이 필수인데, 매년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 사업이 배제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교통공사 측은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노후화가 시급한 역부터 단계적으로 기본 안전사항부터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박상길기자 sweats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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