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일의 아이콘’ 최동구는 또 달린다[인터뷰]

이다원 기자 2024. 3. 2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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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동구, 사진제공|해와달 엔터테인먼트



배우 최동구는 ‘열일의 아이콘’이다. 올해에만 벌써 세 작품에 출연했다.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선산’에 이어 영화 ‘황야’, 그리고 SBS ‘재벌X형사’까지 등장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똑똑히 알렸다. 특히 ‘재벌X형사’에서는 영화 제작사 대표이자 ‘이수’(안보현)의 친구 김영환 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안겼다.

“요즘처럼 힘든 상황엔 1년에 작품 한개만 공개되어도 감사한데 지난 1월에만 3편이 공개되어서 정말 행복했어요. ‘선산’이 공개되고 ‘황야’에도 나오는데, 그날 밤 ‘재벌X형사’에서도 볼 수 있어서 그런가. 많은 사람이 절 알아봐주는 것 같더라고요. 은행을 갔는데 청원경찰 분이 ‘작품 잘 보고 있다’고 인사해주고, 은행 창구에 앉으니 은행 직원들도 ‘드라마 잘 보고 있다’고 해서 기분이 좋았죠. 알아봐줘서 정말 감사한 마음 뿐이에요”

최동구는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재벌X형사’를 마무리 지은 소감, 안보현에 대한 애정, 그리고 배우로서 방향성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배우 최동구, 사진제공|해와달 엔터테인먼트



■“안보현, 그릇이 큰 좋은 친구죠”

그는 ‘김영환’ 역을 생생하게 구현해내기 위해 꼼꼼하게 준비했다.

“대본 속 김영환이란 캐릭터를 두고 엄청 깊이 분석해요. 그걸 바탕으로 레포트처럼 작성하고요. 예를 들어 그 캐릭터를 대표하는 이미지나 취향, 출신, 가족관계까지도 자세하게 제가 정해놓죠. 그렇게 연구해서 레포트로 써놓으면 제가 몰랐던 캐릭터의 이모저모를 더 깊숙하게 알게 되거든요. 캐릭터가 자연스럽게 잡히고 제 몸안에 귀속되는 느낌도 들고요. 그런데 이게 너무 고착화되면 현장에서도 저 혼자 연기하는 것처럼 될 수도 있으니, 촬영 전 한달간은 캐릭터 레포트를 보지 않아요. 그래도 어차피 제 몸에 남아있으니 현장감과 섞여서 자연스러운 캐릭터가 나오게 되죠. 이번 ‘김영환’의 이미지는 자신보다 더 센 맹수 앞에선 꼬리를 말고 가만히 지나가는 ‘흑표범’으로 잡았는데요. 그래서 자세히 보면 ‘이수’ 앞에서만큼은 ‘영환’이 손바닥을 말아쥐면서 고분고분하거든요. 그런 식으로 캐릭터를 구축해나갔어요.”

SBS ‘재벌X형사’ 속 최동구.



이번 작품으로 인기와 인지도를 얻은 건 물론이거니와, 좋은 친구를 덤으로 선물받았다. 바로 동갑내기 안보현이다.

“88년생 동갑이고 친구예요. 극 중에서 ‘찐친’으로 나왔는데, 실제로도 동갑내기라 함께 지내면서 굉장히 쉽게 친해졌죠. 안보현과 처음 작업해봤는데요. 작품에 최선을 다해 책임을 지려고 해요. 또 연기도 잘하지만 사람이 정말 진국이에요. 그릇이 굉장히 큰 친구라고 느꼈고요. 사람을 잘 챙기고 정이 엄청 많은데요. ‘재벌X형사’ MT 비용도 안보현이 다 댈 정도로 배포가 커요. 한번은 안보현이 아는 맛집에 제가 지인과 함께 갔는데요. 안보현이 생각나 잠깐 연락했더니, 15분 만에 직접 오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어떻게 여기까지 왔냐고 하니 ‘나한테 소중한 친구가 왔는데 당연히 와야지’라고 하더라고요. 정말 감동이었어요. 그러면서 제 지인에겐 깍듯하게 대하며 제 기를 살려줬어요. 계산까지 다 하고 갔고요. 자기 사람은 꼭 챙겨야하는 의리파예요. 굉장히 멋있는 친구고요. 다음엔 제가 정말 맛있는 것 사주려고요. 하하.”

배우 최동구, 사진제공|해와달 엔터테인먼트



■“악역 말고, 이젠 선역도 해보고 싶어요”

강한 인상 때문인지 그는 잠시 나와도 화면을 집어삼키는 신스틸러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작품에서 악역으로 나와 선역에 대한 갈망이 높다고 고백했다.

“이젠 착한 역을 좀 하고 싶긴 해요. 제 안엔 착한 면이 있을 건데 그런 면모를 좀 보여주고 싶거든요. 영화 출연작 90% 이상이 악역이어서요. 하하. 긴 호흡의 선역을 해보고 싶다는 소원이 있어요. 아니면 삶의 애환과 고민을 스스로 극복해내는 페이소스 있는 캐릭터도 맡아보고 싶고요.”

제일 해보고 싶은 장르는 ‘멜로’라고.

“제 마음엔 분명히 멜로가 있거든요. 그래서 로맨틱 코미디 류의 작품을 해보고 싶어요. ‘멜로가 체질’ 같은 작품들도 정말 좋아하고요. 제 마음 속 사랑을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하하.”

어떤 배우가 되고 싶으냐는 통속적인 질문에도 진심을 다해 답했다.

“전 배우란 직업이 마라톤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아주 길게 보고 있죠. 그 끝엔 제가 목표하는 바가 있겠지만, 이순재 선생님처럼 오랫동안 묵묵하게 걸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일 쉬운 답이지만 사실 이루긴 제일 어려운 목표인 것 같아요.”

이다원 기자 eda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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