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동동 하다가 30분 지각”…버스파업에 서울시민 출근 ‘고생길’
“출장이라 캐리어도 있는데···”
겨우 택시 잡았는데 길 막혀 지각
市, 지하철 증편···노사 물밑협상
평소처럼 버스 정류장에 나선 성동구 거주자 김 모 씨(37)는 ‘출발 대기’라는 안내가 떠 있는 화면을 발견하고 놀랐다. 버스 파업 소식을 알려주자 그는 “비까지 오는데 출근 어떻게 하나”며 급하게 인근 지하철 역으로 걸음을 옮겼다.
부슬비가 내리는 가운데 경기도나 인천에서 서울을 왕복하는 광역버스와 마을버스들만 지날 뿐 시내버스는 보이지 않았다.
택시 탑승을 원하는 시민이 많아 택시 잡기도 어려운 아침이었다. 고양시 사는 20대 박 모 씨는 홍제역 앞에서 발을 동동 구르다 다행히 승객 내리는 택시에 바로 탔다. 박 씨는 “택시 기사 말로는 버스 파업으로 시내가 밀려 앞 승객도 을지로 3가까지 가야하는데 중간에서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일로서대문구청까지 가야하는데 길이 밀려서 조마조마했다”고 전했다.
서울 강동구에 사는 50대 박 모 씨는 “평소 역까지 버스를 타고 와서 갈아타는데, 오늘은 역까지 걸어와야 했다”며 “출근이 30분 정도 늦었다”고 말했다. 박 씨는 “아파트 입주민 단톡방에 버스 총파업 때문에 버스가 아예 안 다닌다며 출근길을 걱정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시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불만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들은 “어떻게 버스가 한 대도 안 다닐 수 있나”, “회사 지각 예정이다. 큰일이다”라는 등의 부정적인 반응이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가 28일 오전 4시 첫차부터 파업에 돌입하면서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었다. 이번 파업으로 전체 서울 시내버스(7382대)의 97.6%에 해당하는 7210대가 운행을 멈췄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의 파업은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파업은 20분 만에 그치는 부분 파업이었으나, 이번에는 ‘전면 총파업’이다.
파업 이유는 임금 인상안을 놓고 노사가 합의해 이르지 못해서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전날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협상을 벌였다. 오늘 새벽 2시 20분까지 협상 기한을 연장하면 대화를 이어갔지만 이겨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노조는 오전 4시부터 예정대로 총파업에 들어갔다.
노조는 인천·경기지역으로 인력 유출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이탈을 막기 위해 12.7% 시급 인상을 요구했지만, 사측은 과도한 요구라면서 2.5% 수준으로 맞서 극명한 입장 차를 보였다. 지노위가 6.1% 인상안을 제시했으나 결국 중재에는 실패했다.
서울 시내버스 노조에는 65개 회사가 참여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이번 파업에 참여할 수 있는 단체교섭 대상이 되는 회사는 61개 회사로 알려졌다. 노사는 물밑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기로 했다. 지하철은 출퇴근 시간 1일 총 202회(혼잡시간 77회+막차시간 125회)를 늘린다. 막차 시간은 종착역 기준 익일 오전 1시에서 2시로 연장해 운행한다. 지하철 출퇴근 등을 빠르게 연계하기 위해 서울 25개 자치구에서는 무료 셔틀버스도 운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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