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리포트] 금융권, 종이와의 전쟁… 디지털 금융, '페이퍼리스' 이끈다

박슬기 기자 2024. 3. 28. 0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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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리포트-뉴노멀 경영 트랜드 ESG⑩] 디지털 전환·탄소 중립 '종이 없는 세상' 일군다
[편집자주] 최근 글로벌 경영기조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실행하는 기업이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ESG 중에서도 가장 강조되고 있는 것은 환경(E) 분야다. 지난 몇 년간 환경문제 인식 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기업의 핵심 이해관계자들인 투자자와 정부, 고객 등은 기업에게 더 높은 수준의 ESG 경영을 요구해 왔다. 한국을 포함해 미국, 유럽(EU) 등 주요국이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국제사회는 ESG를 둘러싼 정책 공조에 힘을 모아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 금융권은 디지털 전환으로 모든 채널에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미사용)를 도입하고 ESG 채권을 통해 환경 사업에 투자하는 등 친환경 문화에 앞장서며 ESG 경영을 주도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디지털 전환을 통해 실무 현장에서 페이퍼리스(Paperless) 등 친환경을 실천하고 있다. 디지털화를 ESG경영에 접목하는 방식이다./사진=이미지투데이
◆기사 게재 순서
⑧'1.5도 붕괴' 막아라… "기후 위험은 금융 위험" 기후 리더십 주목
⑨ESG 채권 시장, 녹색물결 퍼진다… 발행금액 108조 돌파
⑩금융권, 종이와의 전쟁… 디지털 금융, '페이퍼리스' 이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이후 금융권이 디지털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금융권 디지털 전환의 핵심은 모든 채널에 '페이퍼리스'(paperless·종이 미사용)를 도입하는 것이다.

금융기관의 페이퍼리스 시스템 구축과 함께 디지털 전환은 기업 경쟁력 제고를 넘어 생존의 필수 요건으로 자리 잡았다. 은행 영업점에서 종이가 사라지고 있으며 고객의 서류 작성 시간도 50% 이상 단축되고 있다.

국내 보험사의 태블릿 PC 기반 전자청약률은 80~90%에 달한다. 수십 장의 종이 서류를 들고 다니는 은행원, 보험 설계사는 이제 찾아보기 힘들다. 디지털 전환을 통한 페이퍼리스는 친환경 경영 실천으로 이어진다. A4용지 1장당 10L의 물 소비와 2.88g의 탄소가 배출된다.


종이 사라진 은행 창구


IBK기업은행은 지난해 12월부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 실천의 일환으로 종이 소비량을 절감하고 업무체계를 효율화하기 위한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총 3가지로 업무 중 발생하는 종이서류를 줄이고 불필요한 절차를 간소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IBK태블릿뱅킹'은 영업점 직원이 외부에서도 고객, 마케팅 정보를 확인하고 자필 서류를 작성하는 디지털 영업 지원 도구로 동의서와 필요서류를 전자 방식으로 수집하고 투자 상품 방문판매도 가능하도록 개발할 예정이다.

'신전자문서시스템'은 영업점을 방문한 고객이 전자형태로 서류를 작성하는 전자문서를 고도화하는 시스템으로 기존보다 더욱 빠르고 간편한 방식으로 작성할 수 있고 여신, 신용카드 등 모든 창구업무로 적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류관리시스템'은 작성된 서류들을 집중해 이미지 형태로 관리하는 시스템으로 고도화를 통해 IT 인프라를 최신화하고 이미지 뷰어를 개선하는 등 안정성과 편의성을 강화하고 이미지 분석 및 활용의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신한금융그룹은 페이퍼리스, 챗봇음성봇. RPA(로봇업무자동화) 등 디지털 기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 효율화한 결과 지난해 4380억원의 비용 절감도 일궜다. 전년 대비 16% 늘어난 수치다.

신한은행은 KT와 손잡고 지난해 9월 전자화작업장 구축을 완료하고 KT 공인전자문서센터와 연계한 디지털문서 보관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를 통해 은행업무에서 발생하는 대출계약 등 각종 중요 서류의 전자화와 KT 공인전자문서센터 보관까지 연계하고 있다. 서고에 보관했던 중요 서류를 전자화해 공인전자문서센터에 보관함으로써 종이문서 관리로 발생하는 자원 절감을 통해 ESG경영을 실천할 수 있다.

KB국민은행은 2022년 한국감정평가사협회와 함께 '디지털 감정평가서'를 은행권 최초로 도입한 바 있다. 디지털 감정평가서는 전자문서 형태의 감정평가서로 수신하는 데 2영업일이 소요됐던 감정평가서를 전자서명 및 전자적 송수신 방식으로 즉시 수령할 수 있다.

빠른 대출심사와 함께 궁극적으로 연간 약 4만건의 감정평가서를 발급받기 위한 종이 사용을 절감할 수 있다.
흥국화재는 고객과 전화상담원이 실시간으로 같은 화면을 보며 보험가입을 진행할 수 있는 '보이는 TM(텔레마케팅)' 서비스를 모든 상품으로 확대했다./사진=흥국화재


증권·보험사도 디지털 전환으로 페이퍼리스 집중


은행뿐만 아니라 증권사도 페이퍼리스 확산에 매진하고 있다. 신한투자증권은 전자문서 업무 도입으로 절감한 종이가 100만장을 넘어선다. 회사는 2018년부터 지점과 PWM(개인자산관리)센터 내 고객이 전자문서를 작성하고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서비스를 도입했다. 회사는 전환율 100% 달성을 위해 전담인원을 배치하고 전자문서 적용 서식을 확대하고 있다.

KB증권은 종이절감을 위해 영업점 모바일 상담 애플리케이션(앱) 'KB 에이블 파트너(able Partner)'를 운영 중이다. 고객 스마트폰을 통해 상담부터 상품 가입까지 전 업무 과정을 디지털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보험사도 온라인을 통한 모바일 간편 가입 활성화로 탄소 절감에 앞장서고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계약 1건당 130장의 서류가 필요하다. 연간 수십억 장의 종이서류가 이용된다.

미래에셋생명은 지난 2019년 업계 처음으로 스마트폰을 활용한 '보험 청약 보완' 프로세스를 개발한 바 있다. 현재 디지털 청약 기술이 보험업권에 확산돼 스마트폰을 활용한 계약 시스템이 활성화돼 있지만 당시 고객 편의를 획기적으로 높이고 친환경에 앞장서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흥국화재가 최근 전면 도입한 '보이는 TM'(텔레마케팅)은 '미러링' 기술을 이용해 고객이 보는 모바일 화면과 전화상담원이 보는 PC 화면을 거울처럼 실시간으로 같게 했다. 이 서비스의 도입으로 전화상담을 통한 보험가입 소요시간이 대폭 줄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음성통화로만 가입을 진행하는 경우 평균 90분 정도가 소요되지만 '보이는 TM'은 평균 35분 만에 보험가입을 마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페이퍼리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며 "소비자들에 편리한 금융을 제공하면서도 ESG 경영의 일환으로 환경을 생각하는 디지털 전환 서비스를 지속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슬기 기자 seul6@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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