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교육 '열풍'…언어 발달에 도움 될까?

진태희 기자 2024. 3. 27.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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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다음 소식입니다. 


흔히 영어유치원으로 통하는 유아영어학원은 한 달 원비가 100만 원을 훌쩍 넘지만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습니다.


그만큼 조기 영어교육에 관심이 크다는 건데 과연 그만큼 효과도 있을지 부작용은 없는 건지 우려도 나오죠.


조기 영어 교육이 아이의 뇌와 언어 발달에 미치는 영향,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영어유치원' 지난해 842곳

4년 만에 37% 급증


'고액 사교육 상징' 유아 영어 교육 

월평균 학원비만 120만 원 이상


효과 두고는 의견 분분

'일찍 접할수록 효과적' VS '정서 발달에 악영향'


정부도 조기 영어교육이 

언어와 뇌 발달에 미치는 영향 연구 착수


전문가가 보는 조기 영어교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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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25년 동안 이중언어 아동의 언어와 인지 발달을 연구해 온 권위자입니다. 


이화여대 임동선 언어병리학과 교수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교수님 어서 오세요. 


사실 조기 영어교육 놓고는 의견이 분분한 것 같습니다. 


어릴수록 좋다는 얘기도 있고 우리 말도 배우기 전에 영어를 배워버리면 또 혼란이 온다는 주장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임동선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우선 어린 연령에 영어에 노출이 되는 것이 무조건적으로 나쁜 거는 아닙니다.


어린 영유아의 뇌 발달을 생각해보면 사실 다양한 경로로 여러 가지 다양한 경험을 통해서 뇌의 시냅스가 생겨나게 됩니다.


그리고 청소년기에 이르면 이 뇌는 다시 재조직화가 되게 됩니다.


그래서 재조직화가 되기 이전에 이러한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은 사실 영어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악이나 미술 활동도 좋고 그래서 사실 무조건적으로 나쁘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또 한 가지 강조를 하고 싶은데 발음적인 면에 있어서도 청지각적 능력은 자신의 주변에 있는 언어적 환경에 의해서 변화가 되고, 이 말소리 산출은 자신의 청지각적 능력에 따라서 말소리가 변하게 되기 때문에 발음적인 면에 있어서도 사실은 어릴 때 노출되는 게 무조건적으로 나쁘지는 않습니다.


다만 많은 혹자들은 이중언어를 하게 되면 또는 두 언어를 사용하게 되면 굉장히 아이들이 혼돈에 빠지게 될 것이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요.


그러한 이유는 예전에 이중언어 화자들이 두 언어를 CODE SWITCHING이라는 걸 했기 때문입니다.

이 CODE SWITCHING이라고 하는 건 말을 이렇게 할 때 마침표 이전에 두 언어를 이제 혼용해서 사용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근데 이미 오랜 연구와 또 많은 연구에서 밝혀지기를 능숙한 그러니까 두 언어를 이미 굉장히 능숙하게 하고 있는 이중 언어 성인 화자도 상대방이 이해하고 있다는 상황이면 즉 역지사지가 되는 거죠.


그리고 저희가 학문적으로는 THEORY OF MIND라고 표현을 하는데 화용적으로 이렇게 했을 때 매우 괜찮은 현상이다라고 밝혀져 있습니다.


그래서 혼돈되지 않는다, 괜찮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어려서 외국어 배우는 게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고 생각을 해볼 수 있겠네요. 


그 문제는 이 같은 기대 때문에 너무나 많은 아이들이 조기 영어 사교육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 학원을 통과하려고 다른 학원을 다닌다든지 숙제를 하려고 과외를 받는다든지 지금 이런 아이들도 많거든요.


그런데 이런 환경은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는 좀 어렵겠죠.


임동선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그렇죠. 이거는 사실 저뿐만이 아니라 모든 성인이 다 알 수 있는 대답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아동의 하루 일과를 봤을 때 정말 행복하게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는 시간이 굉장히 풍부한데 그 시간을 모두 영어를 뭔가 학습하기 위한 시간으로 할애한다면 사실은 굉장히 잘못된 학습 어떤 환경입니다.


아이들이 언어를 어떻게 배우고, 어떤 수단으로 배워나가는지 뇌 발달을 생각해보면, 상대방과 자신의 의사소통 의도를 전달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합니다.


이 목표가 아닌 거예요. 언어가 수단에 불과하고, 아무래도 이렇게 배운다는 뜻은 목표로 바뀐 거죠.


과목으로 학습해야 되는, 습득하는 어떤 과정이 있어야 되는데 색깔이 변질돼서 되다 보니까 사실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이러한 연구를 사실은 굉장히 많이 다양하게 했는데 상대방과 의사소통했을 때 두 번째 언어를 배우는 환경과 그렇지 않을 때, 이를 그냥 비디오로 촬영하거나 오디오로 녹음을 해서 수동적으로 배우는 형태로 했을 때 아동이 수동적인 형태로 되고, 그냥 비디오를 보거나 오디오로 이렇게 듣게 되면 그 기능을 언어의 기능을 잃어버린 상태로 학습을 하였기 때문에 두 번째 언어를 배우지 못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 뜻은 언어가, 저희가 소셜 브레인이라고 하는데, 언어가 사회적인 기능 즉 의사소통의 어떤 수단으로 활용이 될 때만 최적화된 상태로 뇌가 움직인다라는 거죠. 


그쪽으로 그런 것이 아니면 학습이 효율적으로 되지 않습니다.


서현아 앵커 

이른바 영어유치원이라고 하죠. 


이런 학원들은 만 3세부터가 대상입니다. 


이 같은 영어유치원 다니다가 언어 발달이 지연된 아이들이 연구소 찾는 경우도 있다고 들었거든요.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임동선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첫 번째 사실은 정확하게 말씀을 드리면 영어유치원이 아니라 영어 교육기관이라고 저희가 말을 하더라고요. 


그런 곳에 다니다가 언어 지연이 생겼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언어 지연의 원인은 어떤 환경적인 요인도 있을 수 있지만, 환경적인 요인이라기보다는 사실 저희가 연구를 하는 연구자다 보니까 뇌에서 굉장히 많은 다양한 기저가 있습니다.


집행 기능의 기저도 있고 다양한 것이 있는데 그러한 기저가 효율적으로 발현이 되지 않을 때 언어 지연이 생깁니다.


그래서 무조건 언어 기관에 가서 아동이 언어가 지연이 됐다고 인과관계를 볼 수는 없지만 사실은 이러한 교육기관에서 유아 교육을 해야 되죠. 


유아교육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지 않고 방금 말씀드린 식으로 영어를 배워야 하는 목표가 된다거나 명시적으로 학습을 하게 되면 아동의 뇌 발달에 적합하지 않은 상태로 노출이 되는 거기 때문에 아동이 정서적으로 굉장히 힘들어진다거나 굉장히 그곳에 가는 게 너무 힘들어지는 아이들이 꽤 많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것은 사실 굉장히 주의를 요망하겠죠.


서현아 앵커 

그러니까 핵심은 언어를 뇌 발달에 적합한 형태로 제공해줘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요즘 엄마가 직접 영어 노출을 도와주는 이른바 엄마표 영어도 화제거든요. 


여기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시는지요?


임동선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저희 사실은 대학원생들이랑 이번 학기에도 많은 연구를 지금 읽고 있고 수많은 토론을 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에 대해서. 


엄마표 영어는 사실 조작적 정의가 좀 필요합니다.


그 대상이 어떠한 연령인지 그리고 엄마표 영어도 굉장히 광범위합니다.


단순히 한두 개 하는 건지 아니면 정말 하루를 다 이렇게 하는 건지에 따라서 굉장히 다른데 가장 중요한 핵심은 엄마표 영어가 방금 말씀드렸듯이 수단이 아닌 목표로 변질되는 순간 그 학습은 이제 효과적이지 못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희가 모국어를 배울 때 생각을 해보면 어떠한 부모님도 아이들에게 이거는 이거야 뭐 이거는 따라 해 봐 또는 이럴 때 이런 걸 쓰는 거야라고 명시적으로 가르치지 않죠.


굉장히 암묵적으로 자연스럽게 배워나가는데 엄마표 영어가 명시적으로 바뀐다거나 배워야 하는 과목 또는 막 배워야 돼, 가르쳐야 돼 이런 식으로 바뀌게 되면 이건 효율적이지 못하고 효과적이지 못한 학습 형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꼭 기억을 해 둬야 될 지점인 것 같습니다. 


요즘 조기 영어교육에 대한 관심이 굉장히 뜨겁습니다. 


그렇다면 유아 영어교육 고민하고 계시 학부모들에게 한마디 조언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임동선 교수 / 이화여자대학교 언어병리학과  

두 가지 언어, 2개의 언어를 구사한다는 건 매우 좋은 일입니다.


다만 아동의 언어 발달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아동의 뇌 발달에 정확한 이해가 된 상태에서 두 개의 언어가 노출이 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함께 공동 주목하기를 하면서 노래를 같이 부른다거나 영상을 함께 본다거나 하면서. 


부모님은 사실 한국어로 하셔도 돼요. 


영어에 노출이 되더라도. 왜냐하면 전이 효과라는 게 일어나거든요. 


그래서 부모님이 충분히 옆에서 공동 주목하기를 통해서 하실 수 있는데 수동적인 즉 맡긴다거나 그렇게 되면 되지 않겠죠.


그래서 저는 아동을 위해서 2개의 언어가 어떻게 해야 가장 최적화된 상태인지를 잘 고민하시고 또 책 읽기 형태도 사실 많이 있거든요.


상호작용적 책 읽기 기법이라고 해서, 대화식 책 읽기가 있습니다.


그러한 상태도 사실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있어요.


저희 기관에서도 부모 교육을 많이 하거든요. 


그런 상황들을 좀 더 많이 연구하시고 공부하셔서 아동에게 최적의 상태를 어떻게든 노출을 시켜주면 아동이 굉장히 건강하게 언어 발달을 할 수 있고 또 건강하게 이중언어 화자로 자라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기대해 봅니다.


서현아 앵커 

언어의 가장 큰 의미는 사람 간의 소통을 돕는다는 데 있겠죠. 


언어교육의 핵심도 결국은 자연스럽고 행복한 상호작용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교수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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