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인의 부활’, ‘눈물의 여왕’ 넘을 키워드는 ‘맵단짠 로맨스’[스경X초점]

하경헌 기자 2024. 3. 27. 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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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엄기준과 황정음이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금토극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SBS



김순옥 작가는 대한민국 드라마사에서 2000년대 중반 ‘막장 드라마’라는 또 하나의 카테고리를 시작한 장본인이다. 그와 함께 ‘남의 속도 모르고’ ‘장밋빛 인생’ ‘소문난 칠공주’ 등을 쓴 문영남 작가와 ‘인어 아가씨’ ‘하늘이시여’ ‘신기생뎐’ 등의 임성한 작가까지 셋을 묶어 ‘트로이카’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영남 작가가 적당히 속물적인 인물들의 군상을 늘어놓고, 임성한 작가가 사후세계, 동물, 세포까지 거침없이 촉을 늘어뜨리는 타입이라면 김순옥 작가는 강한 복수의 모멘텀을 작품 전체에 걸어놓고 아드레날린을 쏟아내는 스타일이다. 그 기세는 폭주기관차에 비견된다.

그래서 그의 작품은 명확한 선악구도에서 나오는 ‘사이다 전개’가 카타르시스를 주기도 하지만, 지나친 자극으로 불호를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특히 그의 최근작이자 ‘7인의’ 시리즈 원조인 ‘7인의 탈출’은 연이은 자극을 냈지만, 경쟁작 MBC ‘연인’에 비해 시청률 부분에서는 달려 어려움을 겪었다.

배우 윤종훈과 조윤희가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금토극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SBS



그의 이전 작품을 매콤한 ‘마라맛’이라고 한다면 이번에는 ‘맵단짠’을 들고나왔다. 마냥 맵기만 한 설정이 아니라 그 안에 ‘달달한’ 로맨스도 있고, 짠한 ‘인간미’도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이미 주말극의 강자로 일찌감치 올라선 박지은 작가의 tvN ‘눈물의 여왕’이 있다.

지난 27일 열린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는 그러한 변화의 기류가 읽히는 시간이었다. 김순옥 작가는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지만, 과거 ‘황후의 품격’부터 ‘펜트하우스’의 조연출을 거치며 ‘7인의 탈출’ B팀 연출을 맡은 오준혁 감독이 작품의 성격을 설명했다.

시즌 1 ‘7인의 탈출’과의 차별점이 먼저였다. 오 감독은 “1편이 ‘빌드업’이라고 생각한다면 2편은 죄를 지은 사람들이 처절하게 단죄를 당하고, 답답한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줄 수 있는 연출을 계획했다”며 “1에는 여러 사건이 등장한다면, 2에는 여러 캐릭터의 가정이 드라마적인 부분에서 드러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배우 이정신, 이유비, 이준이 27일 오후 서울 목동 SBS홀에서 열린 SBS 새 금토극 ‘7인의 부활’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SBS



1편이 7%대에 그친 부진한 시청률 성적에 대해서도 ‘부활’이 들어가는 속편이 제목을 시사하며 “드라마가 제목을 따라가니 잘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문제가 된 것은 지나친 자극이었다. 갖은 살인과 사기, 횡령 등 사건·사고 뿐 아니라 존속폭행, 미성년자 임신, 왕따, 조직폭력 등 자극의 향연이 이어지면서 서사가 들어설 틈을 주지 못했다. 결국 이러한 자극의 반복에 질린 대중이 떠난 결과가 시청률이었다. 그래서 ‘7인의 부활’에는 각 출연자를 묶어놓고 로맨스에도 집중한다.

매튜리(엄기준)와 금라희(황정음)의 로맨스는 물론 가짜 부부로 묶인 양진모(윤종훈)과 고명지(조윤희) 그리고 중년의 로맨스 차주란(신은경)과 남철우(조재윤)의 관계도 있다. 오 감독은 “여러 표현들은 따끔한 지적을 반영해 편하게 볼 수 있는 작품으로 준비했다. 맛으로 표현하자면 ‘맵단짠(맵고 달고 짠)’으로 생각하실 수 있다”고 말했다.

SBS 새 금토극 ‘7인의 부활’ 포스터. 사진 SBS



결국 로맨스가 관건이다. 지난해 ‘7인이 탈출’ 방송 당시 드라마의 흥행을 견제했던 것은 MBC 드라마 ‘연인’의 상승세였다. 이번에는 ‘눈물의 여왕’이 있다. ‘눈물의 여왕’ 역시 재벌가의 안하무인 캐릭터들이 번성하고 복수가 빈번하지만, 박지은 작가 특유의 캐릭터 구성력과 코믹 터치가 가미돼 자극성을 눌렀다.

오 감독은 “로맨스가 쌍쌍이 많이 있다. 위장부부도 있고, 방송으로 많이 보실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우리만의 매운맛 로맨스로 차별화된 길을 걸어보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전했다.

극에 따라가고 몰입하는 데 적당한 극성은 당연히 필요하다. 하지만 이게 지나쳐 ‘자’극성으로 갈 경우는 호불호를 양산한다. 마라맛을 버리고 맵단짠으로 거듭나는 ‘7인의 부활’은 오는 29일부터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0시 SBS에서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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