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하 전 여수상의 회장 "먹사연 후원, 宋 돕기 위한 것…'정치자금' 얘기도 들어"

이세현 기자 임세원 기자 2024. 3. 27.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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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공항에서 지인 통해 정책위 국토분야 수석 소개받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에 관여한 혐의를 받는 송영길 전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3.12.18/뉴스1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이세현 임세원 기자 =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외곽후원조직인 평화와먹고사는문제연구소(먹사연)에 억대 후원금을 낸 박용하 전 여수상공회의소 회장이 송 전 대표를 돕기 위해 먹사연을 후원했으며, 먹사연 관계자들로부터 후원금이 '정치자금'으로 쓰일 것이란 취지의 이야기를 들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또 송 전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당시 민주당 정책위원회 소속 국토교통분야 수석전문위원을 소개받았다고 증언했다.

◇"먹사연 사업 목적 몰라…송영길 돕는 단체로만 알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허경무)는 27일 송 전 대표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박 전 회장은 후원을 하기는 했지만 먹사연의 정관이나 고유 목적 사업은 몰랐고, 송 전 대표를 돕고 지원하는 단체로만 알고 있었다고 증언했다.

"검찰 조사 때 먹사연 고문을 허락하지 않았고 요청받았더라도 거절했을 것이라고 진술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사의 질문에 박 전 회장은 "저는 사업가이기 때문에 정치에 대해 사실 관심이 없다"며 "과거 정치인들에게서 후원회장 등을 맡아달라는 요청이 있었지만 일절 허락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어 "2020년에 전년도에 비해 기부금 액수가 4배나 늘어난 이유가 무엇이냐"는 검사의 질문에는 "(송 전 대표가) 당 대표에 나온다고 해서 도와야된다는 생각에서 그렇게 한 것 같다"고 답했다.

박 전 회장은 송 전 대표에게 직접 먹사연에 대한 기부 요청을 받은 적은 없고, 주로 먹사연의 회계담당인 박 모 씨로부터 기부 요청을 받으면 자신이 후원금 액수를 정해 보냈다고 설명했다.

후원할 때마다 송 전 대표에게 건건이 감사 인사를 받은 것은 아니지만 "일 년에 두어차례 전화주신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도 부연했다.

박 전 회장은 박 씨와 이 모 전 소장에게 먹사연을 통해 후원하면 금액 제한 없이 기업 명의로 후원할 수 있다고 설명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재판부가 "피고인을 위한 정치자금이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회장은 "그렇게 들은 것 같다"고 답했다.

◇"여수공항서 정책위 국토분야 수석 소개받아…송 전 대표 있었다"

박 전 회장은 이날 "여수공항에서 민주당 정책위 수석 김 모 씨를 A 씨가 소개해 준 것이지, 송 전 대표가 직접 소개해 준 것이 아니지 않느냐"는 송 전 대표 측 변호인의 질문에 "송 전 대표가 있는 자리에서 소개받았다"고 답했다.

A 씨는 송 전 대표의 지인이자, 박 전 회장이 운영하는 사업체의 계열사 고문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그 이후 김 씨와 소각시설 관련해 전화했고, 김 씨와 A 씨와 함께 오찬을 가진 사실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전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은 이날 "A 씨가 송 전 대표에게 부탁해 소각장 인허가 절차가 조속히 해결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한 적이 있느냐"고 묻자, 박 전 회장은 "네"라고 답했다.

검찰이 "증인이 먼저 지시한 것이냐, A 씨가 먼저 얘기한 것이냐"고 묻자 박 전 회장은 "그런 얘기(소각시설 인허가)가 거론됐을 때 A 씨가 '자기가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보겠다'고 이야기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당시 박 전 회장은 여수국가산업단지 내 폐기물 소각 처리시설을 증·신설하기 위해 개발계획 변경 허가를 신청했으나 국토교통부가 여러 차례 보완자료 제출을 요구하면서 절차가 지연되는 상황이었다.

검찰은 송 전 대표가 김 씨를 통해 박 전 회장에게 도움을 주고 그 대가로 먹사연을 통해 4000만 원을 후원금 명목으로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경직된 분위기서 재판 진행…방청인 퇴정 위기도

한편 이날 재판은 팽팽한 긴장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박 전 회장은 당초 출석 전 '방청석의 다수의 지지자들이 나오면 심리적 압박을 받을 수 있다'는 이유로 비공개 재판을 요청했으나 재판부는 허가하지 않았다.

다만 재판부는 방청석에서 증인에 들릴만한 발언이 있을 경우 즉시 퇴정시키겠다고 경고했고, 오전 재판 도중 증인의 말에 부정적으로 반응한 방청인이 재판 진행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퇴정당할 뻔하기도 했다. 오후 재판에서는 한 방청인의 휴대전화가 울리면서 결국 퇴정당했다.

또한 재판부는 검사와 변호인 양측 모두 "증인에게 유도신문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송 전 대표는 먹사연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 7억6300만 원을 받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소각 시설 청탁을 받으며 4000만 원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됐다.

2021년 당대표 선거를 앞두고는 이성만 무소속 의원과 사업가 김 모 씨로부터 각각 1000만 원과 5000만 원의 불법 자금을 받아 경선캠프 지역 본부장 10명과 현역 국회의원 20명에게 제공한 혐의도 받는다.

s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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