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튼콜] 뭉그러진 과일이라도, 아직 살아있는 단맛 ‘파과’

신영은 스타투데이 기자(shinye@mk.co.kr) 2024. 3. 27.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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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에는 '파과'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여자 나이 16세'에 처음 방역업(청부살인)이 뛰어들어 40년간 활동해 온 조각은 '뭉그러진 과일'처럼 변해버렸다.

60대 여성 킬러 조각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낯선 감정들을 마주하고 변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각에게도 투우에게도 파과처럼 싱그러운 시절을 거쳐서 파과처럼 나이 들어 뭉그러지는 시간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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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파과’. 사진ㅣ페이지1
<공연리뷰> 뭉그러진 과일이라도, 아직 살아있는 단맛 ‘파과’

※ 이 기사에는 ‘파과’의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지금이야말로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

조각. 65세. 여자. 킬러.

‘여자 나이 16세’에 처음 방역업(청부살인)이 뛰어들어 40년간 활동해 온 조각은 ‘뭉그러진 과일’처럼 변해버렸다. ‘지켜야 할 건 만들지 말라’고 했지만 죽어가는 버려진 유기견을 소중히 품고, 자신에게 친절을 베풀어준 사람에게 마음 한 켠을 내주고 만다. 지켜야 할 것이 생긴 킬러의 결말은 파멸뿐이다.

20년 전 조각에게 아버지를 잃은 투우는 조각을 찾기 위해 방역업에 뛰어들었고 누구보다도 대단한 방역업자가 됐다. 투우가 조각을 찾는 이유는 복수 때문이 아니다. “잊어버려”라는 한 마디를 남기고 사라진 조각을 찾아야만 자신의 삶의 조각을 맞출 수 있을 것만 같다.

뮤지컬 ‘파과’. 사진ㅣ페이지1
‘파과’는 부서진, 혹은 흠집이 난 과일(破果)과 여자 나이 16세(破瓜)를 이르는 말로, 구병모 작가의 동명 소설(2013)을 원작으로 한 뮤지컬이다. 60대 여성 킬러 조각이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낯선 감정들을 마주하고 변화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각에게도 투우에게도 파과처럼 싱그러운 시절을 거쳐서 파과처럼 나이 들어 뭉그러지는 시간은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어진 모든 상실을 살아야 할 때라며, 인물들의 감정의 변화를 파과에 빗대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다.

깊이 있는 이야기와는 반대로 격렬한 느와르 액션은 볼거리다. 킬러들의 이야기를 다룬 만큼 맨몸 격투와 총격전, 무기를 이용한 근접전 등이 화려하고 다채롭게 펼쳐진다. 수많은 합으로 이뤄진 액션신을 보자면 배우들과 창작진의 피, 땀, 눈물이 느껴져 마음 속 박수가 절로 나온다.

파격의 대가 이지나 연출의 신작이니만큼 록발라드, 팝 등이 포함된 다양한 장르의 넘버를 사용해 파격을 더한다.

이지나 연출은 “나이 듦에도 아직 살아있는 단맛을 은유하는 인간에 대한 찬양”이라며 “사랑했던 사람의 죽음 이후 삶의 희로애락을 외면하고 살아온 조각의 삶은 어떻게 보면 지독히 스산한 사랑 이야기와 같다”고 전했다.

조각 역에 차지연, 구원영, 투우 역에 신성록, 김재욱, 노윤, 류 역에 지현준, 최재웅, 박영수, 어린 조각 역에 유주혜, 이재림이 출연한다.

공연 시간 150분(인터미션 15분 포함). 오는 5월 26일까지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대극장 공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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