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래 여성 살인’ 정유정, 2심도 무기징역

또래 여성을 무참히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정유정(25)에게 2심도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부산고법 형사2부(판사 이재욱)는 27일 열린 정유정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1심과 같은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구형했다.

정유정이 지난해 6월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뉴스1

재판부는 “피고인은 평탄하지 않은 성장 과정에서 원망과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내면의 스트레스 상황을 해소하고자 파괴적인 행동에 몰두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누적된 좌절감, 폭력적인 충동과 분노 등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어 “자신과 아무 관련 없는 20대 여성 피해자를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하고 유기하는 가학성, 잔혹성을 보여 다른 범죄에 비해 비난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피해자는 주거지에서 생명을 잃게 됐고 가족들은 극형을 탄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형이 아닌 무기징역을 선고하는 이유에 대해 “사형은 생명을 박탈하는 냉엄한 형벌로 극히 예외적으로 행해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평탄하지 못한 성장 과정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에게 모든 책임을 묻기는 힘들다”며 “생명을 박탈하기보다 영구히 격리해 재범을 방지한다.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정유정은 1심 때 10여 차례 반성문을 제출했고, 2심에서도 재판부에 46차례 반성문을 냈다.

정유정은 지난해 5월 26일 오후 5시 40분쯤 부산 금정구에 있는 또래 여성 A씨 집에서 흉기로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정유정은 A씨가 실종된 것처럼 꾸미려고 평소 자신이 산책하던 낙동강변에 시신을 유기했다. 혈흔이 묻은 여행 가방을 버리는 것을 수상하게 여긴 택시 기사가 경찰에 신고하며 붙잡혔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