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안마업 재도약 기반 다진다" [핫이슈]

한수진 기자 2024. 3. 2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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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71년 4월1일.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을 돕고 이들의 일자리 창출을 통한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고자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가 탄생했다. 협회는 설립 이후 지난 50여년간 다양한 사회 공헌 활동을 이어오며 ‘시각장애인은 도움을 받는 사람들’ 이라는 고정관념을 깨고, 시각장애인들이 당당히 사회의 일원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여 왔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마업은 불법 업소들의 난립으로 인한 이미지 하락과 경제 불황 등으로 점차 쇠퇴기를 맞고 있다. 이에 지난 1월1일 취임한 안인영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은 지금의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기 위해 회원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누구보다 앞장서 안마업의 재도약을 이끌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안마의료봉사단 ‘나눔의손길’ 회원들이 경기일보가 주최한 ‘경기마라톤대회’에서 안마봉사를 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제공

■ “우리도 도움을 주는 사람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는 지난 2005년 안마의료봉사단 ‘나눔의 손길’을 창단했다. ‘시각장애인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라는 사회적 편견에서 벗어나 사회의 일원으로서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되자는 취지였다.

봉사단은 창단 이후 노인복지관이나 장애인시설, 종교시설 등에서 매년 150회 이상의 안마 봉사를 해오고 있다. 도민들을 대상으로 특별봉사활동도 하고 있는데, 매년 경기일보가 주최하는 경기마라톤대회를 비롯해 경기도청 벚꽃축제, 구리 유채꽃 축제, 취업 박람회 등에 참여해 안마봉사활동 부스를 운영, 도민들의 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파주 민간인출입 통제선, 화성 국화도 등 지역 특성상 고령의 노인이 많고 봉사활동의 수혜를 받기 어려운 경기지역 곳곳을 누비며 따뜻한 손길을 전하고 있다.

이렇게 지난 18년간 따뜻한 봉사단의 손길을 거친 도민들만 약 1만2천여명에 달한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의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사업'으로 경로당에 파견된 시각장애인들이 안마를 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제공

■ 시각장애인 경제적 자립 돕는다…‘경로당 파견과 헬스키퍼’

협회는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 사업’으로 시각장애인들의 일자리를 창출하는 한편 노년층의 건강증진과 국민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우선 정부의 장애인 일자리 사업 중 하나로 경로당에 안마사를 파견하고 있는데, 25개 팀으로 구성된 103명의 안마사들이 경기도 14개 지역(경기도 광주·광명·구리·군포·부천·성남·수원·시흥·안산·안양·용인·의왕·평택·화성)의 경로당과 노인복지관을 순회하며 어르신들에게 안마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6만8천232명의 어르신이 이 혜택을 받았다.

또 협회는 공공기관과 연계해 ‘헬스키퍼’를 운영, 시각장애인들의 경제적 자립을 지원하는 한편 공무원들의 업무 효율성 증대를 이끌어내고 있다. 경기도청과 경기도청 북부청사에 각각 2명의 안마사가 근무하고 있으며, 지난해 기준 6천174명의 공무원들이 이들의 손길을 거쳐갔다.

협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 안마사들을 상대로 사전 교육부터 일일실적보고, 보수교육, 간담회, 평가회 등 지속적인 상담과 교육을 통해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건전한 안마에 대한 인식 확산으로 수혜자들의 호평과 함께 일자리사업을 계속 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가 ‘시각장애인 안마사 파견사업’과 관련된 교육을 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제공

■ 경기안마수련원 개원…중도시각장애인 사회 적응 돕는다

2009년 3월. 경기도 내에서 유일하게 정식 안마사 교육을 받을 수 있는 경기안마수련원이 문을 열었다. 질병이나 사고 등으로 실명한 중도시각장애인들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안마사 자격 취득을 지원하기 위함이었다.

경기안마수련원에서는 ▲안마사 양성 교육 ▲사회 적응 훈련 ▲재활 교육 ▲안마시술을 통한 소득 사업 ▲고용·취업알선 등 교육부터 자격증 취득, 취업까지의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밟을 수 있다. 안마사 자격 과정은 2년간 주 5일씩 하루에 6시간 수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총 2천시간 이상의 교육이 이뤄진다. 개원 후 지난해까지 매년 30명 이상씩, 총 500여명의 전문 안마사가 양성돼 배출됐다.

특히 협회는 도내에 안마사 교육기관이 한 곳 뿐이어서 시각장애인들이 재활이나 정식 안마사 교육 등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 경기 북부지역에도 중도시각장애인 직업재활시설을 개원한다는 구상이다.

대한안마사협회 관계자들이 스쿠버다이빙 체험을 한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제공

협회는 이 같은 교육과 함께 특별한 사회 적응 훈련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시각장애인들이 경험해보기 어려운 스쿠버다이빙 체험인데, 이들에게 삶의 용기를 갖게 하고 생존 수영 교육까지 모두 아우르는 효과적인 프로그램이라는 호평이 끊이지 않는다.

아울러 지난 2022년부터는 수원시장애인체육회의 도움을 받아 시각장애인들이 체육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동아리를 만들어 필라테스, 게이트볼, 볼링, 요가부터 시각장애인들이 주로 즐기는 한궁, 윷놀이, 쇼다운 등 다양한 체육 활동을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시각장애인들의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인터뷰 안인영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 “시각장애인 소통창구 될 것”

안인영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 한수진기자

“안마업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고, 경기지역 1천806명의 회원과 시각장애인 5만5천명의 소통창구가 되겠습니다.”

안인영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장은 시각장애인들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이를 기반으로 안마업의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지난 1월1일 취임 직후 곧바로 협회의 리모델링을 추진했는데, 이 역시 협회원들과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함이었다.

안 지부장은 “취임 전부터 건물이 낡아서 대내외적으로 방문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면서 “그래서 누구나 찾아오고 싶은 협회를 만들기 위해 취임 직후 리모델링을 시작해 최근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 앞이 잘 보이지 않아도 그런 분위기는 전달된다고 하더라”라며 웃음을 지었다.

리모델링을 마친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사무실. 대한안마사협회 경기지부 제공

그러면서 앞으로도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각장애 발생원인의 92.4%가 후천적으로 발생하고, 40대 이후 중도시각장애인의 출현율(90.6%)이 매우 높다. 경기지역에는 전국 시각장애인 25만여명 중 5만4천914명이 살고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도 시각장애인들의 재활시설인 수련원은 수원에 한 곳 뿐이고, 이 역시 노후화가 심하고 열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에 경기 북부지역에 수련원을 신설하는 한편 수원에 있는 경기안마수련원은 재건축을 통해 기숙사 시설과 구내식당 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안 지부장은 이 같은 계획을 추진하는 데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으로 불법 안마업소의 난립과 이로 인한 안마업의 이미지 하락 등을 꼽았다.

그는 “안마업은 시각장애인들의 유일한 일이자 사회로 발을 내딛을 수 있는 유일한 진출로다. 하지만 비장애인들이 안마사로 일하는 불법 안마업이 오랜 기간 성행하고 있다”며 “이런 탓에 많은 국민들이 안마업 자체를 불건전한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다. 이 같은 불법 업소가 성행하도록 방치하는 것은 시각장애인의 생존권을 앗아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안마업의 이 같은 불건전한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SNS를 통한 홍보 활동을 늘리고,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나가고자 한다”며 “협회원들과 시각장애인, 도민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한수진 기자 hansujin0112@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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