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계·상계 등 신도시급 재탄생… '강북권 대개조' 시동

정영희 기자 2024. 3. 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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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지역 총량제 폐지… 대규모 유휴지 '화이트사이트' 도입해 개발
공공기여 비율 축소, 용적률은 상향… 대규모 일자리 창출까지 연계
오세훈 서울시장이 도시 대개조 프로젝트 2탄인 '강북권 대개조 - 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했다. /사진=뉴스1
서울 강북권이 '상업지역 총량제' 제외 지역이 된다. 기업유치,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지역 총량제와 상관없이 상업시설을 유치·운영할 수 있도록 해 강남 수준까지 현재의 2~3배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대규모 유휴부지에는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희망 용도와 규모를 자유롭게 제안하는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를 최초로 도입, 용도지역을 최대 상업지역까지 종상향하고 용적률도 1.2배까지 높인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세훈 시장은 전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권역별 도시대개조의 두 번째 프로젝트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를 발표했다.

이번 발표의 핵심은 '일자리 중심 경제도시 강북' 조성을 비전으로 한다. 노후 주거지, 상업지역에 대한 규제 완화와 파격적인 인센티브 부여로 개발을 활성화하고 대규모 유휴부지를 첨단산업과 일자리 창출 거점으로 조성하는 것.

강북권은 동북권(강북·광진·노원·도봉·동대문·성동·성북·중랑)과 서북권(마포·서대문·은평) 등 총 11개 자치구를 포함해 지역이 넓고 인구도 많다.

반면 상업시설 면적은 동북(343만1000㎡)과 서북(176만2000㎡)을 합쳐도 타 권역보다 가장 작고 지역내총생산(GRDP)도 최하위(동북 50조원, 서북 33조원)다. 30년 이상 된 노후주택도 46%가 강북권에 모였다.

이 같은 단점에도 강북권의 잠재력은 무궁무진하다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개발 가능성이 높은 노후주거지, 첨단산업단지 조성이 가능한 서울에서 몇 남지 않은 대규모 부지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학 등 풍부한 인프라와 자연환경도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시는 도시의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강북권의 변화는 필수적인 것으로 평가한다. 서울시는 ▲주거환경 ▲미래형일자리 ▲감성 문화공간이라는 대전제 아래 강북권을 더 이상 배후주거지가 아닌 미래산업 집적지이자 활력 넘치는 일자리 경제도시로 추진할 방침이다.


상계·중계동 대단지 아파트 신도시화 추진


서울시는 강북권의 주거지에 대한 파격적인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와 인센티브 제공으로 개발지역을 확대하고 정비 속도를 높인다.

지난 1970~1980년대 많은 시민의 삶의 터전이었지만 현재는 낡고 쇠락한 상계·중계·월계 등 대단지 아파트를 신도시급으로 변화시킬 계획이다.

30년이 넘은 노후단지는 안전진단 없이 재건축 착수가 가능하게 하고 정비계획 입안절차와 신속통합자문을 병행해 기존 신통기획보다도 사업기간을 1년가량 단축한다. 127개 단지 약 10만가구가 빠른 시일 내 정비사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용적률 혁신을 통해 사업성도 개선한다. 역세권을 준주거지역으로 종상향하고 공공기여도는 기존 15%에서 10%로 축소한다. 높은 용적률로 재건축이 불가했던 65개 단지, 4만2000여가구에 대해선 용적률을 1.2배 상향해 사업추진을 돕는다.

재개발 요건인 노후도도 현행 전체 건축물의 67%에서 60%로 완화하고 폭 6m 미만 소방도로를 확보하지 못한 노후 저층주거지도 재개발 대상에 포함할 계획이다. 이 경우 개발가능지역이 현재 286만㎡에서 800만㎡로 2.8배 이상 늘게 된다.

높이 제한으로 개발에 어려움을 겪었던 자연경관·고도지구는 '산자락 모아타운'으로 특화 정비한다. 자연경관지구는 기존 3층에서 약 7층(20m)까지, 고도지구는 20m에서 최대 45m까지 높인다.


상업지역 늘리고 대규모 부지 활용… 일자리 '노다지' 된다


상업지역 확대, 대규모 부지 개발 등을 통한 첨단·창조산업 유치로 대규모 일자리도 창출한다. 일자리 창출로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 자체에 활력을 불어 넣을 방침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26일 서울시청에서 '강북권 대개조-강북 전성시대' 추진 브리핑을 했다./사진=뉴시스
상업지역 총량제가 폐지된다. 기업 유치, 일자리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된다면 상업시설 운영을 허용해 현재의 2~3배까지 확대, 강남수준으로 늘린다.

상업지역 총량제란 지역별 상업지역 지정 가능성 예측을 위해 2030년까지 지역별로 총량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상업지역을 지정하는 제도다.

현재 강북권 상업지역은 동북권과 서북권을 합쳐도 도심권(814만8000㎡), 동남권(627만1000㎡), 서남권(615만8000㎡)보다 미약하다.

강북권 개발과 경제활성화의 핵심적인 역할을 할 대규모 유휴부지는 첨단산업기업과 일자리창출기업 유치를 위해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균형발전 사전협상제)를 도입한다.

'화이트사이트'(White Site)는 기존도시계획으로 개발이 어려운 지역을 사업시행자가 원하는 용도와 규모로 개발하는 것을 허용하는 제도로, 인구 밀도가 높고 토지 이용이 제한적인 도심에 적합하다.

오 시장은 2022년 싱가포르 방문 때 그 성과를 직접 확인하고 서울의 낙후된 도심을 개발에 적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싱가포르 랜드마크인 '마리나베이샌즈'도 화이트사이트를 적용해 건립됐다.

균형발전 화이트사이트 적용 대상은 강북권 내 대규모 공공·민간개발부지다. 차량기지·터미널·공공유휴부지와 역세권 등이 해당된다.

도입시 해당지역에 일자리기업 유치가 의무화되는 대신 최대 상업지역으로의 종상향과 용적률 1.2배, 허용 용도 자율 제안, 공공기여 완화(60→ 50% 이하) 등이 적용된다.

창동·상계 일대는 첨단기업과 대규모 문화시설이 융합된 동북권 신경제거점으로 거듭난다. 창동차량기지 이전부지(25만㎡)는 바이오 정보통신(Bio-ICT) 산업클러스터로, NH농협 부지(3만㎡) 일대는 주거·판매시설로 조성될 계획이다.

신내차량기지 이전부지(19만㎡), 중랑공영차고지(6만㎡), 면목선 차량기지(2만㎡), 신내4 공공주택(7만㎡) 등은 통합개발 한다. 첨단산업, 일반업무지구, 문화시설, 주거 등 다양한 기능을 담은 입체복합도시로 변화 시키는 게 목적이다.

구 서울혁신파크부지(6만㎡)는 미디어콘텐츠와 연구개발(R&D) 등 서울의 미래경제를 이끌어 나갈 융복합 창조산업 클러스터 '서울창조타운'으로 재조성된다.

수색차량기지와 상암DMC 일대는 서울대관람차·미디어전시 등 K-컬처 공간을 비롯해 하늘·노을가든, 광역자원회수시설 지하화 등을 통한 세계적인 친환경 수변감성 놀이공간으로 바꾼다. 이후 일대 개발시에도 상암DMC와 연계해 기능을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강북은 서울 대학의 83%, 총 41여만명의 대학생 등이 밀집한 지역이다.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 갈 청년들의 산실로 잠재력이 큰 지역이지만 주거불편, 일자리 부족으로 지역 이탈이 심각하다는 평가다.

고려대·연세대·홍익대 등 6개 대학을 R&D 캠퍼스로 선정, 용적률과 높이 등 규모 제한을 완화하고 대학의 실질적인 혁신도 지원한다. 광운대 역세권(약 900실), 북아현3구역(약 500실) 등에 다양한 커뮤니티를 공유하는 공공기숙사를 건립해 생활환경을 끌어올린다.


주민 누구나 20분 내 녹지 접근 가능한 강북 만든다


지상철도 지하화로 제2의 연트럴파크를 조성, 지역 상권을 살리고 시민에게 녹지와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방안도 확대 추진한다.

동부간선도로 상부공원화사업 등을 통해 강북권 주민 누구나 20분 내 숲·공원·하천에 다다를 수 있는 '보행일상권 정원도시'를 조성한다. 경의선숲길 보행네트워크, 백련근린공원 힐링공간 재조성 등도 추진한다.

내년까지 자치구별 1개 이상의 수변활력거점 조성도 완료한다. 현재 조성된 홍제천 수변테라스에 이어 불광천, 정릉천, 중랑천, 우이천 등 걸어서 가깝게 만날 수 있는 14개 수변감성공간을 추가로 조성한다.

올해부터 문화시설이 상대적으로 적었던 강북권역에 서울아레나, 권역별 시립도서관, 복합체육센터 등 새롭고 다채로운 시설 조성도 시작한다.

오 시장은 "서울시민의 따뜻한 보금자리인 강북권은 지난 50년 동안 도시발전에서 소외됐다"고 짚었다. 이어 "도시 대개조 2탄 강북권 대개조를 통해 베드타운에서 벗어나 일자리와 경제가 살아나고 활력이 넘치는 신경제도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견인하는 강북권으로 재탄생되도록 파격적인 규제 완화와 폭넓은 지원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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