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비어 가는데 월급 어쩌냐”…불안 시달리는 병원 노동자들

2024. 3. 27. 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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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등 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면서 간호사 등 병원에 남아 의료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내고 이번주부터 52시간만 근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병원은 경영난에, 병원 노동자들은 과로와 무급 휴가·임금 체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전공의와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수련병원에 남은 노동자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서울 주요 병원 간호사와 직원들은 무급휴가와 임금체불 위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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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교수 집단 사직 이어져 병원 경영난↑
남은 병원 직원 “무급 휴가·임금 체불 걱정”
간호사회 “상황은 이해하지만, 돌아와 달라”
정부가 진료지원(PA) 간호사 제도 개선에 나선 1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의료진이 간호교육실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전공의 등 의료인들의 집단행동이 계속되면서 간호사 등 병원에 남아 의료현장을 지키는 노동자들의 고충이 커지고 있다. 전공의에 이어 교수들마저 사직서를 내고 이번주부터 52시간만 근무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병원은 경영난에, 병원 노동자들은 과로와 무급 휴가·임금 체불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27일 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의교협)에 따르면 남은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해 법정 근로 시간인 ‘주 52시간’을 지키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해당 공문에는 “의료 사태가 발생한 지 6주가 지난 현재 의료진의 과중한 진료업무로 피로도가 증가해 소진상태에 이르렀다”라며 “환자 안전에 문제가 발생할 위험이 증가하고 있기에 의료진의 피로도를 줄여 ‘응급환자 및 중환자에 대한 적절한 진료’를 할 수 있도록 법정 근로시간 및 연장근로시간인 주 52시간을 지켜주기를 바란다”는 내용이 담겼다.

주요 대학병원은 입원과 수술을 크게 줄이는 등 2월 중순부터 ‘축소 경영’에 나섰다. 병상 가동률은 50% 아래로 떨어졌고, 병동을 통·폐합 하는 곳도 갈수록 증가하는 추세다. 의료연대에 따르면 3월 현재 전국적으로 병동 통합·폐쇄가 이뤄진 병원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총 29개에 달한다.

서울 주요 대학병원 관계자는 “사실상 이미 비상 경영에 돌입한 상황”이라며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이 중반부터 시작된 2월은 설 연휴도 겹쳐서 적자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지만, 3월은 전체가 비었기 때문에 체감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경영난이 이어지면 4~5월이면 좀 작은 병원의 경우 파산하는 곳이 나올 수 있다”라며 “아마 이번 사태가 정리되더라도 구조조정이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간호사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

전공의와 교수들의 집단행동으로 수련병원에 남은 노동자들의 고충은 커지고 있다. 서울 주요 병원 간호사와 직원들은 무급휴가와 임금체불 위협을 받고 있다. 한 서울 주요 병원 행정직원 한모(30) 씨는 “병원에 환자도, 직원도 점점 없어지는 게 눈에 보인다”라며 “알게 모르게 무급휴가도 강제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노조가 있긴 하지만 눈치 보인다. 병원에서 수술도 못하는데 적자 때문에 월급도 못 주게 되는 것 아니냐”고 불안을 토로했다.

병원에 남아있는 간호사들도 대체 업무와 과로를 호소하고 있다. 젊은간호사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전공의 선생님, 우리 잊은거 아니죠”라며 “언론에서 얘기하는 돈이나 특권 의식 때문이 아니라 사명감과 자부심에 일하던 내 동료들이 떠올랐다. 상황은 이해하지만 그래도 환자 곁을 떠나면 안 됐다”라고 썼다.

이어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고 일하던 동료 선생님들이 온 국민에게 손가락질당하며 돌아올 다리도 끊어진 느낌이다”라며 “확실한 건 병원에는 지금도 의사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명감과 자부심에 일하던 나의 동료 의사 전공의 말이다”라고 했다.

행동하는 간호사회 관계자 역시 “떠난 것은 의료진인데 업무가 가중되는 것은 왜 간호사인가”라며 “부족한 의사 인력을 PA간호사 수를 넘기는 식으로 해결하는 것은 옳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의료진에게는 현장 복귀 촉구를, 정부에게는 실질적인 대화를 요구하고 있다. 보건의료노조 관계자는 “의료진을 벼랑 끝으로 내모는 정책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대화를 할 것을 정부에 요구한다”라면서 “의료진들은 환자들을 바라보고 돌아와 달라”고 했다.

brunc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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