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나 달리고 싶었으면'...우리 탈출해 도로 질주한 타조 [띵동 이슈배달]
[앵커]
비가 내리던 어제 아침, 경기도 성남시 도심에 타조 한 마리가 나타났습니다.
비현실적인 장면에 신고가 쇄도했습니다.
시민들은 혹시나 타조가 차에 치이지 않도록 저마다 경적을 울리며 속도를 줄였고요, 타조는 무사히 구조돼 안전하게 주인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래서 어디로 돌아갔는가 봤더니요, 이곳이 바로 타조가 살던 곳이래요.
조금 마음이 아팠습니다.
날 수 없는 새는 좁은 우리를 벗어나 얼마나 달리고 싶었을까요.
딱 한 시간.
비록 모래밭이나 초원은 아니었지만 천금보다 귀한 자유를 느끼지 않았을까, 짐작해 봅니다.
화면 함께 보시죠.
경기 성남시 중원구에 있는 왕복 10차선 둔촌대로 한복판입니다.
자동차가 달려야 할 도로에 익숙지 않은 무언가가 튀어나오고 목격자의 비명도 터져 나옵니다.
타조입니다.
이리저리 차를 피하던 타조는 트럭에 부딪혀 균형을 잃고 잠시 넘어졌는데요, 곧장 다시 일어나서 질주를 시작합니다.
타조가 도로를 활보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건 오전 9시 반쯤입니다.
[경찰 관계자 : 도촌동에서부터 주행하는 차량 운전자가 제보를 하신 거예요. 도촌지구대에서 출동한 상태였어요.]
갑작스러운 타조의 등장에 시민들은 놀라움과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닭도 아니고 타조라니 비현실적이긴 하죠.
아무튼 타조때문에 한때 주변 도로가 정체되기도 했습니다.
목격자의 말씀 들어보겠습니다.
[목격자 : 타조가 이제, 한쪽으로 계속 비켜나가면서도 도망가고, 비켜나가면서 도망가고 이런 상황이었죠.]
이 타조는 근처에 있는 생태체험장에서 탈출했습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당국은 경찰과 함께 포획 작업에 나섰고요, 도로 위에는 차들이 많아서 위험하니까 근처 공장 공터로 타조를 몰았고, 1시간 만에 붙잡아 주인에게 인계했습니다.
타조도 크게 다치지 않았고 인명이나 재산 피해도 없어서 다행입니다.
다만, 일평생을 우리 속에서 살았을 텐데 타조가 즐긴 1시간의 자유가 왜 이렇게 짠한지 모르겠습니다.
우리가 허투루 흘려보낸 한 시간이 타조에게는 그토록 바라마지않던 한 시간이다~생각하며 오늘 YTN 뉴스라이더도 힘차게 달려보겠습니다.
타조 아니고, 이번에는 타짜가 나타났습니다.
판만 열렸다 하면 귀신같이 알아채고 판돈을 싹 쓸어가는 능력의 소유자!
이 사람의 직업은 치과의사입니다.
치아 고치며 돈 버시는 줄 알았더니 사람 속여 돈 버셨더라고요.
특수렌즈까지 동원해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데, 피해 금액이 자그마치 7억 원이라고 피해자들은 주장하고 있습니다.
'설마 치과의사가?' 처음엔 의심조차 못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 치과의사는 지금도 평소처럼 사람들의 치아를 고치고 있습니다.
사기 도박 의혹에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윤웅성 기자입니다.
[기자]
카드와 현금이 탁자 위에 널브러져 있습니다.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는 현장입니다.
갑자기 한 남성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속임수를 썼는지 추궁하기 시작합니다.
"너무 하잖아. 내가 돈 좀 땄다고. (여기 렌즈 있습니다.) 무슨 렌즈가 있어. (렌즈 하나 나왔습니다.)"
강하게 부인하던 남성, 그런데 눈에서 검붉은 렌즈가 나옵니다.
카드에 대해서도 검증에 들어갑니다.
"이거 하트 6. 봐봐 맞나. (맞네.) 맞지."
지인이 미리 준비한 특수 안경으로 살펴보니 카드 뒷면에 표시가 훤히 드러나 어떤 카드인지 쉽게 알 수 있습니다.
[김 모 씨 / 사기도박 피해자 : 이 사람은 10번 하면 9번을 따요. 그 사람이 원하는 대로 카드가 다 맞아가는 거죠.]
[김 모 씨 / 사기도박 피해자 : 어느 누구도 거기 있는 사람 중 한 명이라도 의심을 못 했죠. 지위도 있고 하니까요. 자기는 주식에 투자해서 한 5억 있는데 5백만 원 손해 봤고 그 사람은 1~2천만 원은 재미로 생각하는 줄 알았지….]
[B 씨 / 사기도박 피해자 : 치과의사니까 아무래도 '얘가 공부를 많이 해서 똑똑한가. 어떻게 이렇게 잘하지.' 이런 생각은 했죠.]
이들은 A 씨가 이렇게 2021년 초부터 1년여 동안 쓸어간 돈이 최소 7억 원에 달한다고 주장합니다.
피해자 일부가 A 씨를 사기도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고, 현재는 검찰로 송치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사기도박으로 거액을 따다 적발되면 3년 이상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수사가 2년 가까이 길어지면서 A 씨는 평소처럼 치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입장을 묻기 위해 A 씨를 찾아갔지만, 상대편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답을 피했습니다.
[앵커]
지난 월요일, 대법원에서는 양형위원회가 열렸습니다.
사회적으로 큰 공분을 사고 있는 스토킹 범죄라든지, 국가 경쟁력을 통째로 팔아넘기는 거나 다름 없는 기술유출이라든지, 마약 범죄에 대해서 새로운 양형 기준을 제시하기 위해서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스토킹 범죄에 대해서는 최대 징역 5년을, 국가 핵심 기술을 팔아넘기면 최대 징역 18년을, 미성년자에게 마약을 팔면 최대 무기징역을 내릴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새 양형기준은 오는 7월 1일 이후 재판에 넘겨진 사건부터 적용되는데요.
각 사항별로 자세한 기준을 설명드리겠습니다.
홍민기 기자입니다.
[기자]
경찰 신변 보호를 받던 여성을 스토킹하던 끝에 흉기로 살해한 '오피스텔 살인사건'.
여성 역무원을 스토킹하다가 지하철역 화장실에서 살해한 이른바 '신당역 사건'.
2021년 10월,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이후에도 잔혹한 스토킹 범죄가 끊이지 않는 건 '솜방망이 처벌' 때문이란 지적이 거세게 일기 시작했습니다.
법정형은 최대 징역 5년이지만, 판사가 실무적으로 참고할 수 있는 '양형기준'이 없어 판결이 들쭉날쭉하고 터무니없이 감형되는 경우도 있단 겁니다.
이에 스토킹처벌법 도입 2년여 만에, 구체적인 양형기준이 새롭게 마련됐습니다.
먼저, 불특정 다수를 오랜 기간 스토킹하거나 범행을 사전에 치밀하게 준비했다면 형이 가중됩니다.
피해자가 스토킹을 피해 이사 혹은 이직하거나,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는 등 심각한 피해를 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가해자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회복한 점이 인정되면 형이 감경될 수 있지만, 피해자 동의 없는 '기습 공탁'은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강남 마약 음료 사건'처럼 미성년자를 노린 마약 범죄에 대응하기 위한 양형기준도 신설됐습니다.
미성년자에게 영리 목적으로 마약을 팔거나 제공하면 최대 무기징역까지 선고할 수 있고, 학교 근처 등 보호가 필요한 장소에서 범행을 저질렀다면 형량은 더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걸려도 남는 장사'란 말이 나올 정도였던 기술유출 범죄에 대해선, 국가핵심기술을 유출할 경우 최대 징역 18년에 처하도록 기준이 강화됩니다.
판사들이 양형기준을 반드시 지켜야 하는 건 아니지만, 이를 벗어난 선고를 하려면 합리적 사유를 판결문에 기록해야 합니다.
[앵커]
주차 공간이 협소하면 경사진 곳을 깎아서 주차장을 만드는 곳들도 많은데요, 제주에서 경사지에서 미끄러지는 차를 막다가 30대 운전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가 있었습니다.
이 같은 사고를 막기 위해 몇 가지 안전수칙 알려드립니다.
먼저 경사지에 주차하셨다면 타이어의 방향을 신경쓰셔야 합니다.
벽쪽으로 돌리는 게 좋습니다.
돌 같은 물체를 타이어 밑에 넣어 차가 밀리지 않도록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무엇보다! 늘 주차 브레이크를 채우는 것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고재형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A 씨가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내리자마자 차가 뒤로 내려옵니다.
급하게 차를 몸으로 막아보지만 역부족.
안타깝게도 차에 깔려 결국 숨졌습니다.
[송선호 / 지역 주민 : 밖에 시끄러운 소리가 나서 밖에 나와봤더니 경찰에서도 오고 119에서도 오고 그래서 물어보니까 상황을 보니까 인사 사고 났다고 해서 알게 됐습니다.]
경찰은 사고 당시 주차 브레이크가 채워지지 않았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미끄러지는 차를 몸으로 막아서는 건 매우 위험하다고 지적합니다.
[강지혜 / 도로교통공단 교수 : 차의 힘이 사람의 힘보다 세기 때문에 사람이 그 힘으로 밀려고 하다가 차의 무게에 깔려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굉장히 큽니다. 절대 밀어서는 안 됩니다.]
YTN 안보라 (anbora@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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