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인 줄만 알았는데…[신간]

2024. 3. 27.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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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들

케이트 비턴 지음·김희진 옮김·김영사·2만9800원



캐나다의 유명 만화가 케이트 비턴의 첫 장편 그래픽 노블이다. 그가 명성을 얻기 직전 2년간 앨버타의 오일샌드 채굴 현장에서 보낸 경험을 기록했다. 2005년 당시 21세였던 작가는 고향에서 일자리를 구할 수 없었다. 학자금 대출의 덫에서 벗어나고자 돈을 많이 준다는 석유회사의 채굴 현장에 취업했다. 노동자들에게 공구를 내주는 단순한 일이지만 근무 환경은 열악했다. 겨울엔 영하 40도까지 내려가고 오염된 공기로 기침과 가래가 끊이지 않았다. 더 괴로운 건 남녀 성비가 50 대 1인 상황에서 비롯된 비정상적 문화였다. 첫 만남에서 대뜸 ‘예쁜이’라고 부르거나 면전에서 아무렇지 않게 성적 농담을 했다. 어느 날 광산 인근 호수의 오리가 떼죽음을 당하고, 원주민 공동체가 오랫동안 심각한 질환을 앓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비턴은 자신이 폭력과 트라우마를 당하는 쪽이라고만 여겼는데, 환경을 파괴하고 원주민의 터전을 빼앗는데 연루됐음을 깨닫고 혼란에 빠진다. 노동과 환경, 젠더와 인간의 부조리를 담은 걸작이라는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아적쾌락 북경생활

박현숙 지음·후마니타스·1만7000원



칸막이 없는 공중화장실에서 대여섯 명이 줄줄이 앉아 담소하며 볼일을 보던 시절은 갔다. 10시간 넘게 오줌을 참아가며 서서 가야 하는 내몽골행 만원 열차도 없다. 시진핑이 ‘화장실 혁명’을 언급하자 무선 인터넷과 ATM기를 갖춘 최첨단 화장실이 등장했고, 베이징역에서 고속열차를 타고 세계로 향하는 일대일로와 중국몽의 시대가 도래했다. 생의 반을 중국에서 산 경계인이자 여행자인 작가는 가장 빠른 변화의 시기, 매일의 삶을 사는 진짜 중국인의 재미있고 슬프고, 꿋꿋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멸종 동물 소원 카드 배달 왔어요

윤은미 지음·김진혁 그림·철수와영희·1만6000원



우리 주변 멸종위기 야생동물의 생활사를 그림으로 구성하고, 소원 카드 형식으로 꾸몄다. 소똥구리와 장수풍뎅이부터 덩치 큰 곰과 호랑이까지 18종의 야생동물이 어떻게 살았고, 왜 사라졌거나 사라지는지 동물들의 소원 카드를 통해 배울 수 있다.

블랙아웃

도니엘 클레이턴 외 지음·류기일 옮김·문학동네·1만6800원



대정전이 일어난 한여름 뉴욕을 배경으로 작가 6인이 6편의 연작 소설을 썼다. 참여 작가의 조카가 “왜 흑인 여자아이들은 제대로 된 사랑 이야기를 가질 수 없냐”고 물은 데서 영감을 얻었다. 흑인 10대의 영화 같은 사랑 이야기는 실제 영화로 나온다.

괜찮은 정치인 되는 법

브라이언 C. 해거티 지음·박수형 옮김·서해문집·1만7500원



미국 선출직 정치인이 오랜 경험을 토대로, 정치인이 성공하기 위해 배워야 할 모든 것을 읽기 쉽도록 간결하게 정리했다. 성공하는 정치인의 10가지 습관, 옷차림과 몸가짐, 기억에 남는 연설하기, 이미지 만들고 관리하기, 소셜미디어 활용법 등이 포함된다.

주영재 기자 j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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