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의 게임 6관왕 ‘발더스게이트3’ CEO가 밝힌 성공 비결

이덕주 특파원(mrdjlee@mk.co.kr) 2024. 3. 27.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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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대한 작업량 문제 효율적 개발로 해결
개발팀 별로 권한 부여해 의사결정도 맡겨
유명 개발사와 신작 발매 시기 겹쳤지만
“우리 게임과 팬층이 다르다” 정면승부
게이머 피드백에 집중해서 서비스 개선
스벤 빈케 라리안 스튜디오 CEO <사진=매일경제>
지난 해 전세계에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게임이라면 누구나 ‘발더스게이트3’를 꼽을 것이다. 벨기에에 본사를 둔 라리안스튜디오에서 8월 출시한 이 게임은 출시하자마자 게이머들의 압도적인 호평을 받으면서 게임 유통 플랫폼 스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동시 접속자 수는 87만500명에 달하기도 했다.

발더스게이트3는 지난해부터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상을 휩쓸었다. 골든조이스틱어워드, 더게임어워드, 더스팀어워드, 뉴욕게임어워드, 다이스어워드, GDC까지 6관왕을 차지했다.

매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게임개발자컨퍼런스(GDC)는 22일(현지시간) 스벤 빈케 라리안 스튜디오 CEO를 초청해 ‘발더스게이트3’의 성공비결을 듣는 자리를 가졌다. 이날 행사장은 발더스게이트3의 팬들이 가득 자리를 채웠다.

스벤 빈케 CEO에 따르면 발더스게이트3는 제작 과정에서 생각보다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 개발에만 6년이 걸린 초거대 프로젝트였던 만큼 많은 비용과 인력이 투입됐다. 무엇보다 플레이어에게 방대한 자유도를 제공하려다보니 소설 ‘반지의 제왕’보다 3배 많은 대사와, 영화 왕좌의 게임보다 2배 많은 영상을 만들어야했다. 출연하는 배우들의 모든 장면을 모션캡처하고, 그들의 목소리를 녹음해야했다. 게임이 아니라 거대한 인터랙티브 영화라고 봐도 될 정도의 규모였다.

스벤 빈케 CEO는 “우리의 첫 목표는 유명 TRPG(테이블탑롤플레잉게임)인 ‘던젼즈앤드드래곤즈(D&D)’를 컴퓨터 게임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었다”면서 “이를 통해 IP(지적재산권)를 가진 ‘해즈브로’를 설득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게임을 제작하고 ‘얼리 액세스’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났다. 방대한 게임의 규모때문에 개발속도가 느려진 것이다. 빈케 CEO는 “우리는 그래서 인력을 빠르게 늘리면서 동시에 유럽-미국-아시아(말레이시아)‘의 개발 체계를 만들었다”면서 “각 지역에서 해가 떠있는 시간에 개발을 진행하는 24시간 체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20년 얼리 액세스에 맞춰 게임을 내놓을 수 있었지만, 본편 제작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방대한 시네마틱을 만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이 걸렸다. 다양한 종족이 추가되면서 이에 맞춰 시네마틱을 조정해야하는 문제도 생겼다.

스벤 빈케 CEO는 “개발팀 별로 최대한 권한을 부여하고 그들의 결정에 따라가는 방식을 통해서 협업의 효율성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2023년 드디어 출시를 앞두고 가장 큰 ‘최종보스’가 등장했다. 바로 유명 게임사인 베데스다의 ‘스타필드’가 비슷한 시기에 출시하기로한 것이다. 스타필드의 출시는 9월.

라리안스튜디오는 가장 중요한 PC버전만 먼저 제품을 출시하는 형태로 8월로 발매를 앞당겨 스타필드와 정면 대결을 하기로 했다. 스타필드와 어필하는 고객층이 다르다는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스타필드’가 발더스게이트3에 묻히는 결과를 가져왔다.

개발 과정에서 스밴 빈케 CEO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플레이어들의 피드백이었다. 라리안스튜디오는 얼리 억세스에서도 사용자들의 피드백을 받는 것에 집중했고 이를 통해 지속적인 서비스의 개선을 이룰 수 있었다. 얼리 억세스에서 많이 나왔던 라리안의 전작 ‘디비니티’시리즈와 비슷하다는 비판도 꾸준한 수정작업을 거쳤다. 스벤 빈케 CEO는 이날 한국 기자들과 처음 만난 자리에서 ‘한국어판의 평가가 어떤가?’라고 질문할 정도로 플레이어들에게 몰두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스벤 빈케 CEO는 발더스게이트3의 DLC(추가 콘텐츠)나 발더스게이트4를 만들지 않겠다고 발표해 많은 이들에게 충격을 줬다. 압도적으로 올해의 게임을 석권한 만큼 후속작을 내는 만큼 상업적 성공이 보장되어있었기 때문이다.

빈케 CEO는 “라리안에서 키우던 ‘구스타프’라는 강아지는 발더스게이트3 프로젝트명이기도 했다”면서 “지난 달 구스타프는 아쉽게도 세상을 떠났고, 우리는 최근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스타프가 우리에게 영원히 기억되는 것처럼, 라리안도 발더스게이트3를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면서 “우리가 구스타프를 떠나보냈듯, 발더스게이트도 라리안의 손을 떠나게 될 것”이라고 발표를 끝맺었다.

[샌프란시스코=이덕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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